■ 시민구단에 광고후원한 것 가지고 뭘 그러냐고요?

성남fc선수들  유니폼에는 네이버가 아닌 주빌리은행이 새겨져 있네요. 그럼 이걸 광고후원이라고 할 수 있나요? 광고라면 후원한 기업명이 알려져야할텐데 왜 그랬을까요? 

헤럴드경제 좌영길기자를 통해 살펴봅시다.

*티내면 안되는 광고계약

광고 廣告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의도적인 활동.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을 광고비라고 표현했다. 열심히 유치한 건데, 이걸 못하게 하면 프로스포츠를 죽이는 거고 지자체의 자유로운 행정을 죽이는 거라는 식의 주장이다. 

두산건설은 50억을 갖다줬지만, 성남FC 유니폼엔 두산이 박힌 적이 없다.  두산은 성남시 정자동 병원부지를 아주 저가에 매수했다. 병원을 짓겠다고 했기 때문에 72억원에 살 수 있던 땅이다. 그런데 분당에 서울대병원이 들어오고, 병원을 지을 여건이 안됐다. 두산은 동대문 사옥을 처분하고 성남에 입주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만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이걸 허락하지 않았다. 병원을 짓겠다고 땅을 염가에 사들이고, 용도를 변경해 사업용으로 써서 수백배, 수천배 이득을 본다면 이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남시는 병원을 짓지 않는 두산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이재명 시장이 당선하면서 두산의 민원이 해결됐다. 병원도 안짓는데, 용도도 변경하고 용적률도 250%에서 670%로 올려주고, 기부채납은 15%에서 10%로 깎아줬다. 대가는 성남FC에 50억을 주는 것이었다. 

네이버를 보자. 아무도 성남FC 유니폼에서 네이버를 보지 못했다. 광고를 하면 사람들에게 알려야 광고다. 이재명 시장의 빚탕감 정책을 집행하던 '쥬빌리은행' 로고가 적혔을 뿐이다.  

오히려 네이버는 성남FC에 수십억 원을 지원한 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스포츠 페이지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특정 구단을 지원하면 공정성 시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네이버는 심지어 '희망살림'이라는 단체를 중간에 끼워놓고 희망살림이 성남FC에 돈을 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전달했다. 사람들이 몰라야 하는 광고라니. 이런 광고가 세상에 있을 수 있나. 잘 알려졌듯, 네이버는 이 대가로 신사옥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재명 대표는 '내 주머니로 들어온 게 없다'고 한다. 이 대표 주머니로 들어갔으면 직접뇌물이지 제3자 뇌물이 아니다. 제3자 뇌물은 공직자가 대가관계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있는 규정이다. 병원을 짓겠다고 땅을 싸게 산 두산이 돈 50억을 내놓는다고 사옥을 올려 수천억 원의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공정거래위원장이 제3자 뇌물 유죄를 받은 사례가 있다. 이 공정위원장은 통신사의 기업결합심사를 면제해줬다. 자신은 한 푼도 받지 않았지만, 특정 사찰에 시주를 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부정한 청탁을 받고 해준 일이면, 그게 합법이라고 해도 제3자뇌물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했다. 성남시는 자체 검토를 한 결과, 영리법인인 성남FC가 현금을 받는게 불법 소지가 있다고 결론냈다. 두산이 기부채납을 하는 것도 현금을 내는 방식은 당시 제도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판단했다. 하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득을 환수하라"고 했다. 

얼핏 들으면 이득을 환수하는 게 좋은 일이지 않느냐 싶지만, 기업에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안겨주고 그 대가로 일종의 수수료를 당겨온 것이라면 이것은 이재명 대표가 말하는 정당한 행정활동이 될 수 없다. 선출직 시장이 갖는 인허가 권한은 개인이 사유화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