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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 (이장규 님 페이스북)4

진보시민
등록일 2023-01-11 00:49
조회수 804

● 탈탈털면 안걸릴 사람 없다고요? 저는 안걸립니다. 그럴 만한 일이 없으니까요. 애초에 법에 걸릴 일을 안만들었어야 합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사과를 하고 법을 어기면 벌을 받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런데, 권력자이거나 인기가 많다고 그 사람은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이재명대표의 성남시장 때 문제로 민주당이 늪에 빠지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재명대표가 민주당과 정치공동체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이재명대표는 개인대응으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당은 민생법안에 집중해야 합니다.

아래글은 이장규 님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

단지 기회가 없었을 뿐 부패를 저지를 수 있는 자리에 가면 누구나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은, 결국 그런 관행(?)에 대한 암묵적인 묵인 이상은 아니다.

다들 그렇게 한다는 식이라면 조국이든 한겨레 기자든 욕할 수 없다. 실제로 당시 의전원 입시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의대 교수 등 의사 자녀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확인해봐라) 기자들 중에서도 많은 기자들이 기사를 무기로 이득을 취해온 관행이 있었다.

아니 교수나 의사, 기자 등만이 아니다. 솔직히 다른 곳도 부패 관행은 만연했다. 하다못해 교사들도 과거에는 교재채택비를 참고서 출판사 총판에게서 받았었다. 의사들의 약 관련 리베이트도 과거엔 아예 일상이었고. 예전에 수동으로 과속단속할 때 단속경찰에게 돈 줘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그런 관행에 대해 그간 계속 문제가 제기되고 이런저런 견제가 작동되면서 계속 나아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일부는 남아있지만 과거보다는 확실히 좋아진 건 맞다.

그런데 이렇게 좋아진 건 '누구나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 때문이다.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부당한 이득은 취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계속 많아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렇지 않다. 그런 것 안 하겠다는 사람도 많다. 물론 권력을 가진 집단일수록 그런 권력에 취해 부당한 이득에 대해 별 문제의식이 없는 사람들 숫자가 좀 더 많지만 (솔직히 상당수 검사 내지 고위공무원들은 식사 대접 받는 정도는 문제라고 생각지도 않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그런 거 안 하겠다는 사람들도 그간 계속 늘어났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북유럽 등 반부패의 모범국가들이 애초부터 그랬던 게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서 결국 그렇게 된 것이고, 그 출발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내지 '그게 일종의 관행이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비율은 집단마다 다를 지라도), 어떤 비리가 있었다고 그 집단 전체를 싸잡아 비난할 수는 없다. 설사 그럴 것 같다는 의혹이 짙더라도 확인된 내지 적어도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집단 전체를 범죄집단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사실은 개인조차도 쉽게 범죄자라고 확신하는 게 위험한 판인데, 집단 전체가 그렇다는 판단을 어떻게 그렇게 간단히 할 수 있는가?

그런데 지금 양쪽 진영의 극단적 지지자들은 이런 기본을 잊어먹고 있다. 조국이나 한겨레 간부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마치 해당 집단 전체가 그런 것처럼 떠들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 진영 즉 이른바 보수진영의 비리에 대해서는 개인비리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건 민주당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다. 국힘 진영에서 무슨 비리가 터지면 그 집단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자기 진영의 비리는 개인비리라고 주장하거나 상대방은 더 심하다고 주장한다. 아, 상대방은 더 하다는 주장도 국힘도 똑같다. 당장 윤석열부터 이 정권 상층부 자체가 틈만 나면 전 정권 탓을 하지 않는가.

제발 좀 어떤 사건은 사건 그 자체로만 보자. 모두 그런 것 아니다. 상대집단은 범죄집단이고 우리는 개인비리인 것도 아니다. 어디든 비리를 저지르거나 문제가 되는 인물들이 있지만 (이른바 진보진영에도 많다), 또 그렇지 않은 사람들 내지 그런 문제를 개선해가려는 사람들도 많다. 적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니 진영에 관계없이 개인비리는 개인비리라고 생각해야지 집단 전체를 싸잡아 비난할 이유는 없다. 물론 반대로 비리 의혹이 상당한데도 그걸 집단적으로 감쌀 이유도 당연히 없고.

개인은 개인이고 집단은 집단이지 특정 개인이 그 집단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 잘 알잖아? 그러면서 왜 이런 사안에 대해선 싸잡아서 생각하는가? 물론 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그걸 집단적으로 감싸거나 개선 노력이 전혀 없으면 그건 그 집단 자체가 문제지만, 그것도 확실히 그렇다는 근거가 없으면 쉽게 말할 게 아니다.

개인주의에 매우 비판적이고 공동체주의자에 가까운 내가, 개인과 집단을 구분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강조해야 하다니 좀 어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