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선작가의 페이스북에서 퍼온글입니다.북한 무인기사태 관련해서 읽어볼만한 글인거 같습니다.
결론은 남북 군사적대립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처럼 될것같다는 것입니다.
북한 무인기 도발 : 올 것이 왔다- 남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북한 무인기 침범 사태로 난리가 났다. 나는 예정된 일이었다고 보고, 난리라 하더라도 예정된 난리로 생각한다. 이 사건은 최소한 공중전력에 있어서 남북한 군사갈등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그것과 같은 양상으로 전환되는 변곡점이라고 본다.
이번 무인기 사태는 상징적이다. 이번 사태 직전에 북한의 재래식 전투기체 150대가 총출동해 공중무력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때 우리 언론과 국민 누가 그렇게 긴장했나? 그냥 어이쿠, 짜식들 없는 돈에 용 썼다 하고 말았다. 물론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본격적인 공중전력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그 직후 바로 지금, 값싸고 조잡한(사진 꼬라지 봐라...) 무인기 몇 대로 우리를 괴롭히는 데 성공했다. 국방부는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고 언론은 난리가 나고... 우리는 기술적으로나 비용 차원에서나 저 되지도 않는 물건 때문에 대단한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다.
두 사건은 연결되어 있다. 북한의 재래식 공중전력이 별무소용이라는 사실은 양측에서 뻔히 확인했다. 엔카에 검색되는 중고차 한대 값도 안 될 무인기는 실제의 '사건'을 일으켰다.
방공체계는 엄청나게 비싸고 정밀한 체계다. 그런데 방어체계다. 기존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새로운 형태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재설정되어야 한다. 역시, 거액의 돈과 시간과 인력이 소모된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방공에 실패한 군 관계자들을 호통치는 행위는 크게 의미없다. 물론 멋지게 막았다면 좋았겠지만, 어차피 북한은 다음엔 다른 물건을 다른 고도로 보냈을 것이다. 언제까지? 충격과 공포에 성공할 때까지. 우리는 지금이든 그때든 거액을 들여 방공체계를 손봐야 할 운명에 처했을 것이고 말이다.
군비경쟁의 큰 틀에서 보면 공격자는 방어자를 좌절시키고, 방어자는 공격자를 좌절시키며 계속해서 장군멍군을 때린다. 그런데 지금은 저가 UAV(무인항공기), IED(사제 폭탄) 따위로 적에게 큰 비용과 스트레스를 강요할 수 있는 시대다.
군사갈등을 벌이는 양측의 경제력과 전력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고 해 보자. 이때 불리한 측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싸움은 자신은 말도 안 되게 저렴한 무기를 날리면서 상대는 말도 안 되는 돈을 쓰게 하는 것이다. 상대를 정복할 수는 없다. 전면전을 기대할 수도 없다. 하지만 계속해서 출혈을 강요할 수는 있다.
그 유명하고 비싸다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시스템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해 개발되었고 운용 중이다. 그 로켓이란 과연 무엇일까? RPG-7 바주카포의 뒤를 잇는 알라의 요술봉, 바로 까삼(Qassam) 로켓이다.
까삼 로켓은 인간이 기술과 경제력 격차를 극복하는 일을 포기하고 개발한 무기 중 하나다. 동네 마트 진열대에서 살 수 있는 재료만으로 만든 로켓이며, 한 발당 제작 가격은 수십만원에 불과하다. 철근을 용접해 만든 지지대에서도 쏘고, 닭을 실은 트럭에서도 쏘고, 리어카에서도 쏜다. 크기도 다양하다. 만드는 사람 맘이다.
하마스는 심심하면 까삼을 이스라엘에 날린다. 대체로는 엉뚱한 데 떨어지거나 불발이겠지만 민간인의 머리 위에 떨어질 수도 있으므로, 아이언 돔 시스템을 가동한다. 까삼 한 발을 잡는데 감지하고, 추적하고, 좌표를 계산하고, 미사일을 날려 단 한 발로 잡는 이상적인 '일발필격'을 실현해도 수천만원이 든다. 물론 미사일 한 발 쏘는데만 수천만원일 뿐, 아이언 돔 체계 전반이 잡아먹는 비용은 한 발에 수억원이다.
오늘도 팔레스타인의 한 자동차 수리공은 남는 시간에 휘파람을 불며 까삼을 만든다... 이스라엘 넘들이 요사이 까삼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큰 까삼을 만든다. 이건 한 발에 2백만원. 어? 여자나 애들도 쏘면 좋겠군. 미니사이즈도 만든다. 이건 한 발에 30만원. 요새 까삼이 너무 쉽게 잡히는 거 같아. 그럼 고도를 수정해야지? 어떻게? 액체연료에 구강청정제를 좀 섞어주면 지가 알아서 멋대로 날아가겠지. 까삼을 만드는 저녁... 쉽고 재미있고 보람차다.
견디지 못한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에 더해 아이언 빔 체계를 만들었다. 이번엔 레이저다! 지잉~ 한 발에 저 더러운 까삼을 공중에서 태워주마. 그런데 정작 운용해보니 비용은 거기서 거기다. 레이저 한 발은 싸지만, 레이저를 쏘기 위한 나머지 체계는 비싸기 때문이다.
까삼 로켓은 레이저에 대항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은박지를 바스락 바스락 둘러놓고 쏘는 거다. 맞다... 우리들 주방에 있는 쿠킹호일 그거다. 빛을 반사하면서 레이저를 교란시킨다. 날개를 펜치로 구부려서 쏘는 방법도 있다. 이러면 이스라엘 시스템이 궤도를 추적하는 데 애로사항이 생긴다. 어차피 아무데나 떨어지면 그만이니, 아무렇게나 날아가도 상관없다.
북한 UAV의 만듦새를 보면, 본질적으로 까삼로켓의 북한 버전이다. 중공군의 비뢰포, 조선시대 민란에 자주 쓰인 무적죽장군 등 저비용고효율 무기의 역사는 오래됐다. 무기체계에 있어 완전한 열세를 인정하는 대신, 최대한의 가성비를 뽑아내겠다고 작정하면 아군이 보유한 전력 이상으로 적에게 피해를 강요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엔, 북한이 마음을 정한 것 같다.
첨단 대 첨단, 재래식 대 재래식의 정직한 힘의 대결로 남측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라고 보여진다. 대규모 전투기 총출동 도발과 이번 무인기 도발 사태가 한 줄로 이어진 건, 결론을 명확히 하기 위한 최종 단계일 것이다.
"앞으로 저비용 고효율로 가성비 있게 협상력을 가져가겠다."
적어도 공중에서는 말이다.
결국 벌어질 일이 벌어졌다. 북한의 경제력과 기술력이 대한민국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된 후, 사실은 북한의 인정과 작심만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가 힘대 힘으로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는 인정. 그리고 군사갈등에서 목소리 데시벨을 유지하려면 이스라엘을 상대하는 팔레스타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작심.
지금 사태가 별 일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큰 일이 날 수도 있고, 난리인 것도 당연하다. 다만 달리는 열차를 기다리는 다음 역처럼 예정되어있던 난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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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소리에요 팔레스타인 뒷배에
중국이 있나요 핵이 있나요
어차피 핵은 사용하기 대단히 어렵고, 또 핵이 있으니까 북한이 팔레스타인 방식으로 나올수가 있긴 합니다.
중국이 북한 뒷배는 맞지만, 중국과 북한이 항상 의견일치 되는것도 아닙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 갖는걸 싫어하고 반대했습니다. 왜냐하면 북핵을 인정하면 대만도 핵을 가질수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