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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의 월드비전] 세계 경제 新 성장 엔진… '인도(India)의 시간' 시작될까 7
분류: 일반
이름: 뽐뿌뉴스


등록일: 2023-05-31 16:16
조회수: 396





FILE PHOTO: India's Prime Minister Narendra Modi arrives   border=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월 31일 뉴델리에서 국회 예산안 심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 


'힌두 민족주의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은 2019년 인도 총선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
2014년에 이어 단일 정당이 연속 과반을 초과하는 의석을 차지하면서 재집권에 성공한 모디 총리는 강한 추진력을 얻으며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반(反) 무슬림(이슬람교도)법'이라고 비난받던 시민권법 개정안을 두고 모디 총리의 2기 정부는 출범한 지 몇 달이 안 되어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유혈 충돌이라는 홍역을 치렀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안 돼서 최악의 코로나19 위기가 닥치면서 모디 총리의 지도력은 혹독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2021년 초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도시를 봉쇄하자 생계가 막막해진 지방 출신 빈민 노동자들과 가족 수백만 명이 고향으로 대거 돌아가면서 곳곳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또 사망자 폭증에 화장시설 부족으로 주차장과 공터가 임시 화장터로 변한 처참한 모습까지도 세계 주요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 확산으로 경제가 마비되다시피 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는 5개 주에서 지방 선거를 강행하며 집권당 승리를 위해 수십 차례 대규모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결과는 BJP의 참패였다.
특히 야권 세력이 강하고 모디의 최대 정적인 마마타 바네르지 주총리가 웨스트벵골주에서 승리해 2024년 재집권의 초석을 다지려던 모디는 큰 좌절을 맛보았다.
    
방역 낙제생
한때 '방역 낙제생'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던 인도가 코로나19 악몽에서 벗어나자마자 세계 경제의 뉴(New) 엔진으로 다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는 2021~2022회계연도 9.1%의 경제 성장을 기록했고 2022~2023회계연도 추정치는 7%다.
이에 모디 총리의 친기업 고성장 정책에 세계 유수 기업들은 인도로 몰리고 있다.
올 1분기에는 인도의 명목 GDP 규모가 과거 식민 통치자 영국을 넘어서며 세계 5위가 됐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인구 조사가 중단되어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인도 인구는 올해 상반기 중국을 넘어 세계 1위로 도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인구 대국이지만 인도는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중국과 인구구조가 다르다.
과거에 비해 출산율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 한 명당 합계출산율도 여전히 2명 수준을 유지하며 1.2명 수준인 중국보다 훨씬 높다.
중위 연령도 중국보다 10살 적은 29세에 불과하다.
현재 9억명 수준인 인도의 경제활동가능인구는 수년 내에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S&P와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2030년까지 독일과 일본을 넘어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마침 서방 기업들은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거점을 추구하는 '차이나 플러스원(China+1)'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당장은 베트남이나 대만이 최대 수혜를 입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도가 그 해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와 노동력, 내수 시장 규모에서 중국과 비교될 수 있는 나라는 인도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또 인도의 민주주의 정치체제와 모디 총리의 친기업 투자 유치 정책도 서방 기업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균형추(counterweight) 역할을 하는 인도의 지정학적 역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젊고 풍부한 노동력 등 인구통계학적 이점, 정부의 친기업·고성장 정책과 소득·자산 증대로 인한 중산층 및 소비시장 확대, 그리고 지정학적 이점 등 세계 기업들이 인도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모디 총리는 지난 3월 18일 뉴델리 타지 팰리스(Taj Palace) 호텔에서 열린 'India Today Conclave 2023' 행사에서 '인도의 모멘트(India's Moment)', 즉 인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세계가 인도를 주목해야만 하는 몇 가지 사례를 내세웠다.
첫 번째로 인도의 스마트폰 데이터 소비량과 핀테크 도입률이 현재 세계 1위이고 스타트업 생테계는 세계 3위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도로나 철도, 항구 등 인프라 건설이 여러 지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문화와 소프트파워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유례없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위기 속에서 인도의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견고하다"며 인도의 약진은 민주주의 제도의 힘에서 나온다고 했다.
권위주의 체제의 국가들에 비해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가진 인도가 서방 기업의 협력 파트너로 매력적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은 45년 전 개혁·개방의 길로 나섰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이후 젊은 인구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변했다.
중국과 달리 인도는 독립 후 민주주의를 수용했지만 정치적·종교적·지역 갈등으로 중앙집권적 성장 모델 추진이 힘들어 경제 발전 속도는 중국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세계의 많은 기업들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기술 이전 요구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중국의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인도 경제 규모는 중국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젊고 풍부한 노동력은 과거 초고속 성장을 주도했던 수십 년 전 중국과 닮은꼴이다.
인도의 현재 실질 임금도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현저히 낮아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 경제의 디지털화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그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취약한 인프라 기반과 기술력 부족 문제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인도가 중국에 이어 새로운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만반의 대비와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티핑 포인트(변곡점)
최근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을 크게 확대하기로 한 결정에는 소비시장으로서 인도의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에는 7억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다.
지난 4월 팀 쿡 애플 CEO는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만나고 뭄바이와 뉴델리에 애플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현지 공략에 나섰다.
중국 내 매출 둔화를 새로운 성장동력인 인도에서 흡수하려는 시도로, 애플은 올해 1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인도에서 최대 매출을 올렸다.
팀 쿡 CEO는 5월 초 애널리스트 콘퍼런스콜에서 인도를 20번이나 언급했다.
또 중산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시장도 역동성이 넘쳐 인도가 '티핑 포인트(변곡점)'에 있는 느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이달 21~24일 국빈 자격으로 미국에 초대했다.
중국 견제를 위한 양국 간 공조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공지능(AI), 군사장비, 반도체 등에서도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뭄바이에서 첫 패션쇼를 개최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디올(Dior) 등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인도행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에어 인디아(Air India)는 미국 보잉과 항공기 220대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도 인도를 오가는 항공기 이용객 급증 때문이다.
세계 3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인도는 지난해 207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대기 오염과 탈산소 정책으로 인도에서 전기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과 프랑스 르노(Renault)는 전기차 등 신차 공동 개발을 위해 인도 공장에 790억엔(약 742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의 테슬라도 인도 공장 설립을 저울질하고 있다.
     
 
모디 총리의 말처럼 '인도의 모멘트'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IMF는 올해 인도 GDP가 6% 전후로 성장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이나 신흥국들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저성장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회복세가 생각보다 미미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도는 미래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도에 대한 낙관론뿐 아니라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인도 정부가 보조금 지원, 세금 환급 등 친기업 정책을 늘리고 있다고 하지만 노동법 등 지역마다 복잡하고 제한적인 법령과 과도한 규제들은 최대 진입 장벽으로 꼽히고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인도의 보호무역주의 관행이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다자간 무역협정에 가입하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는 세계 시장에서 인도에서 생산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모디 총리가 부인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과 정부의 정경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어 주가가 폭락한 인도 최고 재벌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과 모디 총리의 유착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높은 실업률···인도 경제의 아킬레스건
또 전체 경제 규모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인도 경제의 한계로 지목되기도 한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 분야는 인도 경제에서 겨우 15%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또 인도 기업들이 숙련공을 선호하면서 많은 젊은 대졸 구직자들도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거나 배달원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하여 인상적인 GDP 수치에도 불구하고 7% 넘는 높은 실업률은 인도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 3기를 노리는 모디 총리에게 실업률 해소는 가장 시급하고 어려운 과제다.
이러한 현실에서 경제학자들은 실업률 개선을 위한 최선책은 더 많은 공장을 짓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인도에 공장을 더 많이 짓게 하기 위해서는 모디 정부가 규제 완화와  보호주의 철폐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이다.
      
또 인도가 지정학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먼저 인도의 소수 종교, 반체제 인사와 언론인 탄압에 대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도와 미국은 같은 민주주의 체제지만 공동의 가치관에 금이 간다면 두 나라 간 파트너십이 깊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과 서방의 우려인 인권문제에 대한 개선에 힘쓰고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대외 무역거래 규모를 크게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야만 다가오는 글로벌 그린경제 시대에 낙오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모디 총리가 이러한 모든 것을 잘해낸다면 그가 언급한 '인디아 모멘트'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수완 필자 주요 이력 
▷코리아타임스 기자 ▷로이터통신 선임특파원 ▷로이터통신 편집장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아주경제 글로벌본부장 ▷아주경제 논설위원

 
아주경제=이수완 논설위원 alex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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