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정 국가 부주석 참석할 듯”
APEC 정상회담 논의 기대 무산
왕이 訪美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미국 뉴욕에서 19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유엔총회에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대신 한정(韓正) 국가 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 실세인 왕 부장의 유엔총회 불참이 미국에서 오는 11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불참을 뜻하는 시그널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AFP연합뉴스 |
WSJ에 따르면 중국은 7월 말까지만 해도 이달 유엔총회에 왕 부장이 참석할 예정임을 시사해왔는데 뚜렷한 이유 없이 한 부주석을 보내기로 했다.
미국이 왕 부장과 이번 회의에서 만나 11월 에이펙 정상회의 때 시 주석 방미와 관련한 세부 안을 조율할 것으로 기대됐는데 이게 무위가 된 것이다.
특히 한 부주석은 왕 부장보다 의전 서열이 높기는 하지만 중국의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24명) 위원이 아니어서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 주석 방미 논의 기회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유엔총회 일정과 별개로 왕 부장이 미국 정부의 초청을 원칙적으로 수락한 바 있어 그의 추가 방미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중국의 행보에서 11월 미·중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중국이 자국 공무원에 대한 아이폰 사용 금지 등으로 강경 대응하면서 미 행정부 주요 인사의 방중으로 조성됐던 일부 화해 무드가 다시 경색되는 형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2026년 G20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G20 순회 의장국 선정을 두고 중국이 비공개 외교 회담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의 제기가 있었음을 기록으로 남겨달라고 요구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미국 워싱턴에서 첫 회의가 개최된 이래 2025년이면 모든 회원국이 한 차례 이상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미국은 올해 인도에 이어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음 순서로 의장국을 맡는 게 순서다.
중국이 뚜렷한 이유 없이 이 순서를 뒤집으려 한 것이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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