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애플' 상대로 1조원 특허소송 승리한 美대학은12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칼텍)와 벌인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은 1조원 규모에 육박할 수도 있다.

26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애플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대법원은 칼텍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애플과 브로드컴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해당 소송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칼텍은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의 제품에 쓰인 브로드컴 제품이 대학 측 무선 데이터 전송(와이파이) 관련 특허를 다수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2020년 1월 미 로스엔젤레스(LA)주 법원 배심원단은 칼텍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애플과 브로드컴에 각각 8억3780만달러(약 1조945억원), 2억7020만달러(약 353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애플-브로드컴은 1심 판결에 불복,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심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연방순회항소법원도 원고가 칼텍의 특허를 무효로 할 만한 증거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애플-브로드컴은 대법원에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해석을 다시 살펴봐달라며 상고를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칼텍에 지급할 손해배상금 규모와 관련된 재판만 앞두게 됐다.

대법원의 기각에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이 옳다는 취지로 개입했다.
복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프렐로거 미 법무차관은 대법원에 애플 측의 상고를 기각할 것을 촉구했다.

칼텍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명문 사립 공대다.
1891년 설립돼 약 1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교육 기관이며, 보스턴주의 매사추세츠공대(MIT)와는 쌍벽을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 중심 대학인 칼텍은 여느 특허괴물 기업 못지않은 첨단 산업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분야는 와이파이 등 정보통신기술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자기기, 소프트웨어, 생명공학 등을 두루 섭렵한다.

한편 삼성전자도 칼텍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칼텍은 2021년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삼성전자가 와이파이 반도체 관련 기술 특허 5건을 무단 도용했다며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브로드컴 소송전에서 특허 침해 판결은 받은 특허 3건이 삼전과의 소송에도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