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서 韓·대만 ‘반도체 대전’
미국 내 외국인 투자 중 최대규모
2024년 4나노급 첨단 반도체 생산
생산 거점 대만서 미국으로 분산화
애플 CEO 팀쿡 TSMC 협력 강조
“메이드 인 아메리카 믿기지 않아”
삼성은 20년간 250조 투입 검토
세계적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대만적체전로제조공사)가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에 나서 미국 본토에서 한국과 대만 업체 등의 주도권 잡기 경쟁이 본격화한다.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3나노(㎚·10억분의 1m)급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공장을 건설한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TSMC의 새로운 공장은 2024년부터 4나노급 첨단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2021년부터 건설 중인 공장(제1공장) 부지 인근에 세워진다.
 | | 사진=EPA연합뉴스 |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이와 관련해 “TSMC는 첨단 반도체시장에서 90%대를 점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량 대만에서 생산해왔다”며 “(TSMC가) 대만 유사 상황 등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해 안정적인 반도체 조달을 희망하는 미국의 요청에 응해 생산 거점을 분산한다”고 밝혔다.
TSMC는 대미 투자 계획을 기존보다 약 3배 확대된 400억달러(약 52조7000억원)로 늘려 연간 100억달러(13조2000억원)의 수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TSMC는 미국 공장 설립에 대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 고객과 파트너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TSMC에 글로벌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경제연구원 류페이전(劉佩眞)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중심을 미국으로 돌리는 데 대표적인 전략적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애리조나 TSMC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찾은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대만 TSMC(대만적체전로제조공사)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TSMC는 피닉스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3나노(㎚·10억분의 1m)급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공장을 추가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피닉스=AFP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일 TSMC 애리조나주 공장 장비반입식에 참석해 “TSMC는 지난해 4월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20억달러(15조8000억원) 투자를 발표했고 오늘 두 번째 투자를 발표했다”며 “여기 피닉스에서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TSMC는 애리조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인 400억달러를 투자해 1만개의 하이테크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TSMC의 투자는 미국 내 외국인 투자 중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TSMC와 같은 기업 대표들에게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제조업 분야에 상당한 양의 투자를 진행할 경우 기업이 사업을 촉진할지 아닐지 질문했고, 촉진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면서 “나는 미국의 미래에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다.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고도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장비반입식에서 “이제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이 반도체들은 자랑스럽게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가 찍히게 됐다”며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TSMC는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지만, 대부분 대만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건설되는 애리조나 공장은 애플의 아이폰용 A시리즈, 맥북용 M시리즈 반도체와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4나노 및 3나노 반도체를 제조하게 된다.
TSMC는 애플뿐 아니라 아마존, 퀄컴, 엔비디아,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 등도 고객으로 두고 있어 미국 본토에서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팀 쿡은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애플은 반도체 제조를 위해 TSMC와 협력하고 있다”며 “TSMC가 미국에서 새롭고 더 깊은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TSMC의 전문성과 미국 근로자들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창성을 결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뉴욕에,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공장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미국 정부에) 응답했다”면서 “그 가운데 가장 탐나는 생산자는 TSMC다”라고 평가했다.
대만 TSMC의 공장건설이 본격화하면서 미국 시장을 둘러싼 한국, 미국, 대만 업체의 경쟁도 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10나노급 이상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 2곳을 두고 있으며 텍사스주 테일러에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향후 20년간 250조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 11곳을 추가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 내 가동 중인 반도체 공장은 없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에게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글로벌 팹리스 고객이 모여있어 파운드리 시장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만큼 한국과 대만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이라는 매력적인 카드를 내세워 고객수주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귀전 특파원, 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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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미국에 존재한다면 그만큼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피터지게 지켜줄 이유가 더욱 없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