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4분의 3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현 상황을 진단해보고

앞으로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는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2019년에 낸 책 <서울 아파트 상승의 끝은 어디인가> 때부터

2021년은 급등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고

실제 2021년 상반기는 KB부동산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가 +8.4% 상승하여

2006년 이래 15년만의 전반기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급등이 역대 최장 기간 상승과 맞물려

위험 구간 진입의 시그널도 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8년에 낸 책 <서울 아파트 마지막 기회가 온다> 에서는

"서울 아파트가 6년 연속 상승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1986년부터 축적된 KB부동산 데이터에서 확인된 내용이구요,

이 사실이 우연의 일치가 아님도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가 6년 연속 상승한 적이 없는 이유는 홍춘욱 박사님도 이야기해주셨듯이

주택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주택 인허가도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내에 입주로 이어지면서

점차 주택 시장을 짓누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 아파트가 6년 연속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이

1986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이런 연유로 상승 6년차에 해당되던 2019년은 조정이 예상되며

이를 서울 아파트 마지막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것이

<서울 아파트 마지막 기회가 온다> 책의 요지였습니다.

실제로 2018년 12월 31일 입주를 개시한 헬리오시티(9,510호)를 2019년 입주 물량으로 간주할 경우

2019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만 4천여호에 이르러

2008년 5만 4천여호 이래 11년만의 최대 입주 물량이었습니다.

상승 6년차인 2019년에 또다시 입주 물량의 파도가 몰려온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서울 아파트가 6년 연속 상승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또다시 재현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2019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반기 조정을 딛고 하반기 상승하였습니다.

즉, 사상 최초로 6년 연속 상승한 해가 탄생했습니다.

6년 연속 상승한 적이 없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그 기록을 갱신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늘 상승 6년차에 쏟아지던 물량을 이번에는 극복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금리"와 "정책의 부작용"에 기인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2018년말 1.75%에 달하던 기준금리가 2019년말 1.25%까지 떨어지면서

실물 자산 인플레이션에 기여했던게 하나.

2017년 8.2 대책 시행에 따라 2018년부터 다주택자 양도세가 중과되어

매도 물량이 잠기면서 매매가가 상승 탄력을 받은데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조건에 실거주 기간을 삽입하여

집주인들을 양도차익이 높은 서울로 회귀하게 만들고

임대차3법으로 전세 유통 매물을 감소시키는 바람에

전세가마저 폭등한게 둘.

이러한 요소들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사상 최초로 6년 연속 상승하고

더 나아가 현재까지 8년째 상승하게 된 배경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부동산이 조심해야 할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는 시그널도 있습니다.

첫째는 주택구입부담지수이고

둘째는 통화량(M2) 대비 주택시가총액입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량화한 지표인데

이 지표를 평가절하하는 의견들도 접했습니다만

집값과 소득 외에 저금리도 분석 도구로 사용한 지수인 만큼

그렇게 가벼이 볼 지표는 아니란 생각입니다.

실제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64 내외에 도달한 2008년 2분기와 2018년 4분기에

서울 아파트 가격도 중장기 또는 단기 조정에 들어간 이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2021년 2분기 기준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95.9로 전고점을 갱신하여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역시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이러한 상황에서 맞이하는 금리 인상은 소폭의 인상이라도 작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現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가격 주택 기준을 2013년부터 KB부동산 → 한국감정원으로 바꿨기에

저는 2013년 이후도 KB부동산 기준으로 환산해서 지수를 뽑고 있습니다.)

통화량(M2) 대비 주택시가총액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통화량(M2) 대비 주택시가총액 비율"인데요,

보시면 2007년 주택시가총액은 통화량(M2) 대비 198%로 역대 최대였고

2019년은 174%로 전고점까지 아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주택 구입 주체가 주로 가계이기 때문에

"가계부문 통화량 대비 주택시가총액 비율"을 별도로 구해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가계부문 통화량 대비 주택시가총액 비율도 2007년 340%로 역대 최대였는데

2019년이 337%로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2020년 주택시가총액이 아직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만

역대 최대 수준과 별반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금리와 정책의 부작용이 유지되고 있고

마침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2022년까지 급감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므로

2023년 전후가 중장기 고점이라는 견해는 여전히 제 전망속에서도 유효합니다만

주택구입부담지수뿐 아니라 가계 부문에 풀린 통화량 대비 주택시가총액 비율도

역대 최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중장기 관점에서 조금씩 위험 구간에 진입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 판단됩니다.

물론 제 의견이 반드시 옳다는건 아닙니다.

다양한 의견중 하나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0년 주택시가총액도 나오게 되면 가계부문 통화량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