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달 지표가 나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 보시는 분을 위해 지표를 보여드리기 전에 두 가지 양해를 사전에 구하고자 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은 KB부동산, 거래량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이 출처인데요.

① KB 월간 시세는 전월 중순부터 당월 중순까지의 시세를 말합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5월 시세 증감률은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를 말합니다.

②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이며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은 1개월입니다. 5월 거래량의 정확한 수치는 6월말에 확인 가능한 셈입니다. 즉, 정확한 거래량은 1개월전까지 Data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그래프 보시겠습니다.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 +0.21%.

2021년 11월을 기점으로 상승률이 급격히 낮아지던 서울 아파트는 3월을 저점으로 상승률이 소폭이나마 올라가고 있습니다.

(2021년 11월 +1.06% → 12월 +0.46% → 2022년 1월 +0.23% → 2월 +0.09% → 3월 +0.05% → 4월 +0.11% → 5월 +0.21%)

크게 감소하고 있는 입주 물량 (2020년 4.9만호 → 2021년 3.2만호 → 2022년 2.2만호), 역대 최대 수준의 유동성 (M1/M2 비율 37% 이상 유지)에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가세 등 상방 압력은 2021년과 2022년이 유사한 상황입니다만 상승률에서는 전년도와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2021년 급등에다 금리 인상 추세까지 겹쳐져서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과거 전고점을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전년도보다 월등히 높아진 가격 부담이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되는 금리 인상은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전세가는 "주택의 사용 가치"를, 매매가는 "주택의 사용 가치 + 투자 가치"를 반영한다고 볼 때 금리 인상은 투자 가치를 훼손시키기에 향후 장세는 주택의 사용 가치, 즉 전세가율이 높은 곳이 하방경직성을 확보하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영장의 물이 빠지면 누가 수영복을 입고 있었는지가 드러난다는 워렌 버핏의 말이 있듯이, 금리 인상은 그동안 유동성의 힘으로 밀어올려졌던 가격에서 실제 입지 경쟁력이 지역마다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세가율이 중요한 것은 실제 과거 서울의 하락장때 한강 이북이 한강 이남보다 고점이 늦게 왔던 것이 전세가율의 차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2007년 상반기에 고점을 맞이한 한강 이남은 당시 전세가율이 37%대에 불과했던 반면, 한강 이북은 50%에 달해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었으며 2008년 하반기에 한강 이북의 전세가율이 40% 이하로 떨어지자 한강 이북도 상승을 멈췄던 이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세가율이 낮은 곳은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 증감률은 +0.26%로, 지난 3월에 33개월만에 하락세를 보인 이래 다시 전세가가 오르는 상황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을 선도하는 강남구와 송파구의 전세가가 2월부터 하락세인 점은 예의주시해야할 부분입니다. (서초구도 2월에서 4월까지 하락했습니다만 5월에 크게 반등했습니다.)

2017~20년에는 25% 내외에 머물던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율이 2021년에 40%대로 올라선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의 매매가는 임대차3법으로 높아진 전세가에 기대고 있는 부분도 크다고 보기 때문에 전세가의 추이는 향후 장세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입니다.

계속 말씀드리고 있는 "독특한 양극화"가 5월에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고가인 4~5분위(상위 0~40%) 아파트와 가장 저가인 1분위(상위 80~100%) 아파트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반면, 중하위 가격대인 2~3분위(상위 40~80%) 아파트는 상승을 멈췄거나 하락하고 있는 현상이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2분위(상위 60~80%) 아파트는 작년 10월(8억 7,909만원)을 기점으로 올해 5월(8억 5,944만원)까지 7개월 연속 하락을 이어가고 있어 가장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아파트입니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아파트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반대로 말하면 만일 대출 규제가 완화될 경우 그간 오르지 못했던 상황이 반영되어 가장 큰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이제는 늘 그랬듯이 전세가율 이야기로 마치겠습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6월(75.1%)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월 70%를 끊고 내려갔고, 같은 해 11월에 60%를 끊고 내려갔습니다. 2020년 8월부터 반등한 전세가율은 2021년 1월에 단기 고점(56.3%)을 찍고 10월(54.6%)까지 완만히 하락하다가 마치 힘겨루기라도 하듯 2022년 4월까지 54.6%를 유지하다가 5월 54.7%로 소폭 올랐습니다.

2022년 5월 54.7%라는 전세가율은 과거와 비교하면 1999년 6월, 2003년 1월, 2012년 11월과 유사한 수준인데 이 시기는 상승기 전반부(1999년 6월, 2003년 1월)와 하락기 막바지(2012년 11월)에 해당됩니다. 중장기 하락장을 초래하기에는 현재의 전세가율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매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려면 매매가를 지탱하는 전세가율이 현재보다 더 낮아져야 하는데 2023년 하반기에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와 함께 입주 예정이었던 둔촌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입주 지연이 점차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당분간 전세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거리두기 해제로 찾아온 2년만의 일상 회복, 충분히 즐기시기 바라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