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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치매가 심해지셔서 요양원에 들어가셨어요.
일찍 아버지를 여위어 어머니 혼자 두 아들 키워 대학까지 보내시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시면서 사셨는데
혈관성 치매 진단 받으시고 방문요양을 받으시다가
작년 6월 쓰러지신 이후 응급실을 거쳐 요양원으로 모시게 됐어요.
내가 일을 그만두고서라도 모셔야 하나 싶었지만
대출이자와 생활비 감당이 안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치매걸리신 어머니 곁에서
대소변 치우고, 씻겨드리고, 세 끼를 챙겨드릴 자신이 없었어요.
지난 토요일 혼자서 어머니 계신 요양원에 면회를 갔어요.
옥상 정원에 앉아 미리 깍아간 과일 등 간식 드시며
너도 먹어라, 이 담 넘어가면 약수동인데... 연신 하시는데
요양원은 의정부지만 약수동이 엄마 처녀 때 사시던 동네라 그러신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어요.
전에 쓰러지시고 의식을 조금 찾기 시작할 때
저를 보고 첨 보는 사람처럼 "내가 혼자서 시집살이하며 힘들었다"고
두런두런 얘기하시는데 그 땐 엄마가 날 못알아보시는 것보다
얼마나 그간 혼자 힘드셨으면 무의식 중에 혼자 시부모 부양하며
살았던 그 얘기를 하셨을까 싶은게 너무 마음 아팠거든요.
날 몰라 보는 건 괜찮아요. 내가 엄마를 알아보면 되니까..
근데 힘드셨던 기억은 없었으면 해요.
작년까진 어버이날 전부터 용돈을 얼마를 드려야 하나,
무엇을 사드려야 하나, 어느 선에서 해야 아내 눈치, 동생네와의 밸런스를 맞추나
전형적인 뽐뻐같은 고민이나 했는데
이젠 드려도 쓰실 수 없는 요양원에 계셔서 그런 고민도 사치가 되었네요.
쉰살 넘은 아들이 퇴직하게 되어 요양원비도 부담되는 시점이 오더라도
더 아프시지 않고, 오래오래 계셨으면 좋겠어요.
어쩜 그렇게 기다리던 아빠 곁으로 가시는 걸 바라실지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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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