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2월 22일에 입대했습니다

30개월 복무했고 전차대대에서 일병달기 직전에 연대수색중대를 해체하고 새롭게 창설된 사단정찰대로 전출되어

나머지 군생활하다가 다행히(?) 특명 잘받아서 예상전역일보다 4주빠 91년 7월25일에 전역했습니다

전차대대에서 이등병때 겪은 첫유격당시 인생

처음 경험해본 화생방과 50km 단독군장이 지옥인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지옥보다 더한곳이 있다는것을 알게된것이 정찰대에서의 군생활이었습니다

90년에 사단에 있던 수색대대는 인원이 수백명인 부대여서 돈이 많이 드니까 실물낙하산을 안타고 자체적으로 공수지상교육만 받는데 부대창설 1년이 채안된 정찰대는 편제인원이 사병 65 장교4명인 작은 부대이어서인지 갑자기 90년 1월인가 2월에 부대전인원이 그때 당시에 거여동에서 경기도 매산리로 부대이전을 한지 얼마안된 특전사교육단에가서 공수지상교육을 받고 실물낙하산을 타고  열기구에 달린 바구니에 특전사 강하조장 한명과 교육생 6명이 강하하게되는 기구강하를 하게 되었습니다

넓디 넓은 부대 한쪽 구석 개활지에 A형 텐트를 설치하고 며칠동안(잘 기억이 안남) 지냈는데 첫날 깜박 잊고 전투화를 텐트안에 넣어논다는걸 잊고 다음날 아침 꽁꽁 얼어버린 전투화에 아픈걸 참아가며 발을 억지로 구겨넣었던 기억이 납니다

공수지상교육당시에 복장은 유격복이었는데 종일 앞꿈치 무릎을 외쳐가면서  구르다가 광활한 대지위에 8개나 설치되어있던 막타워를 하루에도 열댓번씩 타다보면 진흙과 온갖 오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유격복을 한번도 세탁할 엄두는 못내고 묻은 진흙만 손으로 대충 털고 다음날 얼어버리면 입기가 힘이 드니 침낭에 넣고 잠을 잤던 기억이 납니다

살면서 추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건지 모르다가 처음으로 겪는일이라 죽을만큼 괴로왔었습니다

그나마 얼어죽지 않을 수 있었던건 당시 우리부대 인사계가 부대원들 얼어죽거나 크게 부상당할수도 있다는걸 20년넘는 군짬밥으로 인지하고 나무로 만들어진 동원침상이라는 빠레트 비슷한걸 A형 텐트밑에 깔게 해주고 당시 사단에서 우리부대에 처음으로 보급된 군용 화섬솜침낭으로만 견디기에는 너무 춥다고 개인모포를 챙기도록 지시를 해서입니다

종일 개고생하고 식어빠진 똥국으로 밥먹고 차디찬 찬물로

샤워는 커녕 세수만 겨우하고 당시보급품이던 저품질의 군용모양말을 두켤레를 껴신고 유격복을 벗고 사이즈도 안맞는  군용동내의를 입고 군용 주황색 츄리닝을 입고 그위에 군복을 입고 깔깔이까지 입고 뚱뚱해진 상태에서 침낭속에 들어가서 누우면 몸은 여기저기 쑤시고 너무너무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얼굴이 너무 차가워서 잠이 안옵니다

그러면 귀찮지만 다시 일어나 이제 군용모포를 꺼내서

침낭전체와 얼굴까지 뒤집어쓰고 자면 잠이옵니다

다음날 6시에 우리부대도 아닌 특전사 교육단인데도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빰빰빰빰빰 빰빠라빰빰 빰빰빰

빰빰빰  빰빰빰 빰빠라빰빰 빰빰빰 빰빰빰 빠라빠라빰

빰빠라빰빰 빠라바라빰~~~~

오십여년 살아온 지금까지 인생에서 지금까지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얼마나 뼈가 저리도록 저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있는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군생활을 겪어본 이유에서인지 아직까지 살면서 집에서 침대를 써본적이 없습니다

재작년부터는 두께 8미리인지 10미리인지 오를 정체모를

1인용 요가매트위에서 아무것도 안깔고 잠을 잡니다

정말 딱딱한 교회 장의자위에서도 잘자고 07년도 6월 5일아버지께서 소천하시기전에 여러달 입원해계시던 둔촌동보훈병원에서도 아버지 병원침대옆에 있던 작고 좁고 딱딱한 간이침상에서 그럭저럭 지낼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중환자실에 계실때에는 아예 잘곳이 없어서 병원로비 의자에서 자거나 중환자실 옆 복도에서 종이박스깔고 자기도 했었네요...

너무 힘들면 주차해놓은 차에가서 운전석의자를 눕히고 자곤 했습니다

제가 막내아들이고 일찍 가신 큰형을 빼고도 형이 세명에 누나가 한 명(2급 중증 장애인입니다)인데도 스스로 자처하고 그고생을 사서 했었습니다

당시 부모님과 셋이 살던 집이 둔촌동 바로 옆인 성내동이라 정말 가까웠는데도 아버지가 아프신데 나만 집에가서 편하게 자는게 왠지 너무나 죄스럽고 불편했고,

괜히 잠시라도 집에 가있는동안 돌아가시면 임종을 못지킬까 매우 불안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아프신 아버지 가까운곳에 있어야만 아버지가 좀 더 기운을내서 더 버텨주실거라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병환이 갑자기 안좋아져서 중환자실로 가시기전에 6인실에 계실때에는 어머니와 교대로 간병을 했었는데 

어머니도 78세 이셔서 낮에만 잠깐 계시도록해서

제가 같은 병실에 입원중이시던 국가유공자 입원 환자분들과 간병하시던 가족분들, 간병인분들로부터 낮간지럽게도 타고난 효자소리를 자주 들을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 풍도 맞으셔서 몸도 많이 불편하시고식사를 잘 못하셔서 끼니마다 먹여드려야 해서 매번 3,40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화장실도 제가 있을때 소변은 침대위에서 보시고

대변은 힘들게 휠체어에 타시게한후 병동복도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 같이 칸에 들어가서 기다리다가 닦아드리고 다시 휠체어로 모시고 와서 눕혀드렸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소리를 막내아들이 듣는걸 아버지께서 원치않으셨는지 몇 달만에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꽤 오랜 세월이 흘러서인지 어떻게 견딜수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납니다만,

34년전인 89년 2월 22일 한겨울에 입대해서 91년 7월25일 한여름에 전역하기까지의 기억도 생생하게 떠오르는데도 불구하고 2007년의 기억이 잘떠오르지 않는건,

저의 마음속 자기방어기제가 저 스스로른 지키기위해

마음아픈 기억은 못하도록 작동해서 막고 있는건 같습니다

육체적으로 죽을만큼 힘들었던 화생방 시간도,

얼마나 추웠던지 이대로 잠이 들면 다음날 못일어날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며칠동안 몸서리치면서 잠에서 깨어나던 기억도 생생한걸 보면 제 생각이 맞는것도

같습니다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가 소천하셨을때도 이러한데,

올해 94세가 되신 어머니께서 현재 폐암투병중이시라

얼마 살지 못하신다는걸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지고

저리도록 아파옵니다

작년에 요양보호사님으로부터 코로나에 확진되신후 입원하신 병원의 내과 전문의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입원후 촬영한 폐CT에서 폐에 혹이 발견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퇴원후 부랴부랴 보훈병원으로 가서 다시 

PET를 촬영해보았지만 폐암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는 소견을 전해들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문의로부터 폐암1기인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고령이시라 간단한 외과수술도

전신마취가 어려워 시도조차 할 수 없고 다른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투여치료도 견디시기가 힘드실것으로 예상되어

불가능하다고 들었을때 정말 암담했습니다

병환이 점점 깊어지시면서 이제 죽이나 뉴케어외에는 못드시고 있고 거동을 거의 못하시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 얼마후에 아버지곁으로 가시게되면 아버지와 합장을 해야하니 아버지때도 제가 모든 장례절차를 맡아서 진행했었던터라 이번에도 해야하는데 준비를 시작할 엄두조차 나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21,22년에 당한 교통사고로 인한 두차례의 입원과 회복, 그 이후에 아들과 놀아주다가 발가락이 복합골절이 되서 다시 입원하고 핀을박는 수술후 회곡할때까지 거의 7개월간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경제적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었고

그와중에 갑자기 두어달전부터 카드사들이 이용한도를 대폭 줄여버려서 여기저기 지인, 친구들과 형님께 부탁해서 겨우겨우 넘겨오고 있었지만 이것도 이번달은 힘들것 같습니다

빌라를 한채 갖고 있지만 대출이 절반이라서인지 1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안된다고 하고 김진태가 싸질러놓은 빅똥탓에 저축은행조차도 대출이 막혀버렸습니다

살다보니 이렇게 모든게 절망적인 상황이 나에게도 올 수 있다는게 도무지 실감이 나지않습니다

앞이 보이지않는 이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온전히 두려울뿐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답답해서 푸념을 늘어놓았으니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의 저는 유격이나 혹한기보다 마음이 견디기힘든 오늘이 더 힘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