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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 어그로 같았나요? 근데 저는 제가 제 삶이 진정한 애국자이자 페미니스트 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썼지만 작은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00원을 모아 볼리비아에 학교를 짓는 것으로 조금의 홍보?! 효과를 봤고,
2015년 당시 2만명 정도가 동전들을 모아줘서 약 7천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볼리비아 산골에 작은 교육센터를 지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수백명의 졸업생을 만들어냈고, 지금은 약 어린이 100명. 청소년 50명 정도를 섬기고 있습니다. ( 청소년은 기숙사에서 3끼 먹이며 재웁니다)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혀 4년이나 방문하지 못했다가 지난주 3살 아들과 아내와 함께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아들이 고산과 고열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서 응급실에 가서 산소 호흡기 달고 겨우 살아나고, 저도 아내도 감기 몸살에 걸렸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한국인이라는 걸 내세워서 비영리 활동을 한적은 없었는데, (저희는 종교색도 없습니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마을 전체 주민들이 모두 나와서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식을 해주더라구요.
200m가 넘는 길을 마을 주민들의 과일 목걸이와 꽃 목걸이.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 2주동안 10번 넘는 환영파티를 했답니다. 사실 국뽕이니 이런건 절 안느껴지는 편인데, 학교와 기숙사에 주민들과 아이들이 스스로 그린 태극기들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마을 이장님도 한국의 따스함에 감사를 전한다며 볼리비아인을 대표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답니다.
같은 날 인터넷을 통해 태극기를 들고 집회하는 어른들의 사진을 보는데, 어쩌면 저들의 수고와 노력이 이런식으로 타인을 도우며 지지받는 형식의 애국으로 나타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약간의 도덕적 우월감이 들면서 저들도 저들 나름의 애국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좀 더 애국자야!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그리고 6년전 부터는 청소년들이 지내는 (대다수가 한부모 가정이거나 고아, 또는 극빈곤층)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처음 기숙사를 인수 했을 당시
남자 50명에 여자 5명 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산골 마을 일 수록 여자아이들의 중학교 진학률이 떨어지고, 더욱 산골 마을 멀리서 중고등학교가 있는 저희 마을로 몇시간을 걸어와서 부모님 없이 지내는것이 힘들어 여자아이들은 13살이 되면 노동을 하거나 가정을 꾸렸습니다.
수년간 매년 주변산골마을을 돌아다니며 "여자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한다. 여자 아이들도 동등하게 공부할 수 있고, 또 자신의 미래를 꿈꾸게 만들어보자!" 라며 끈질기게 부모님들을 설득했습니다. 모든 주변 마을 회의에 참석해서 잘 하지도 못하는 스페인어와 원주민어를 섞어가며 진심을 전했죠.
그 결과 한해 5~10% 정도 여자아이들의 비율이 늘어나더니, 올해는 드디어 40%까지 여자아이들의 기숙사 입소가 이루어졌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시 대학에 합격하면 생활비와 학비까지 지원하는데, 6명중 5명이 여학생이랍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부모님들이 여학생들을 중학교로 보내는 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졌고, 고등학교의 분위기도 많이 변했습니다.
아, 그리고 중남미에는 파드리노 마드리나 라는 대부 대모 문화가 있는데, 저는 부모가 없거나 아빠가 없는 여자아이들의 대부가 되어서 몇명을 보살피고 있는데 아이들 키우는 맛?! 이 상당합니다. 든든한 후원 때문인지 정말 바르고 예쁘게 자라고, 꿈도 무조건 적인 성공이 아닌, 타인을 돕기 위한 직업과 전공을 택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허나 산골마을 출신 여자아이들이 도시에 대학에 가면 적응이 쉽지 않고, 아무래도 남미 치안상?! 너무 위험에 노출되기 쉽더군요. 그래서 이 아이들을 위한 대학기숙사를 또 하나 짓겠다고 약속하고 현재 프로젝트를 구상중입니다.
이만하면 꽤 괜찮은 페미니스트 아닌가요?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고 투쟁할 수도 있겠지만, 훨씬 낮고 힘든 곳에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성적차별을 받는 이들을 위한 직접적인 행동과 후원.
저는 이러한 것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랑이었습니다.
아. 왜 뽐뿌에서 이런 자랑하냐고 물어보신다면... 하하하
학교와 기숙사 전자제품 90% 넘게가 뽐뿌 통해서 구입한 것들입니다. 볼리비아는 전자기기가 비싸서 대부분 제가 출장 다녀오면서 뽐뿌 통해서 구입해서 대량으로 가져가거든요. 뽐뿌에서 산 TV와 타블렛, PC, 랩탑, 빔프로젝터, 카메라, CCTV, 소형가전들까지~ 모두 다 안녕히 잘 관리되고 있어서 뿌듯했답니다.
(정말 덕분에 용품예산은 50%는 아낀듯 합니다.)
사진들 첨부하면서 인사 드립니다.
모두 무조건, 행복하세요!
환영식 캡쳐 입니다. 저렇게 15분간 행진했습니다. 마을 모든 사람들이 다 나왔구요!
나름 현수막도 만들어서 주민들과 아이들이 한시간 정도 댄스?! 공연을 열어줬습니다. 이날 받은 과일만 500kg은 넘을겁니다.
기숙사 벽화에 아이들이 태극기를 그려 넣었습니다. 방 안에는 제 사진도 있고, 아내의 사진도 있더군요
도서관도 몇개 지었거든요. 도서관을 지은 마을에서도 오랜만에 왔다며 환영식을 해주었습니다.
근처 마을도 이제 여학생들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도 기숙사를 지어 여자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올해부터 시행합니다.
처음 마을 들어갔을때 8살이던 녀석들인데, 내년에 대학 들어갈 녀석들 입니다. 여자아이들이 꽤 많지요?
기숙사에서도 이제 여학생들이 대학가는게 유행?! 이 되었답니다. 하하
이렇게 저는 애국자로, 또 페미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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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