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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있으니 안 보신 분은 뒤로 가기 누르시길.
오징어게임 어제 보면서 주인공인 이정재 캐릭터(성기훈)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이중성의 끝판왕으로 설정된 캐릭터였거든요.
그것도 마지막 순간까지.
언뜻 생각하기엔 이정재가 잔혹한 게임에 참가하게 되며
온갖 고난과 무자비한 선택에 내몰리는 과정에서
무언가 조금씩 성장하고 한꺼풀 벗어내는 모습을 본 듯한 착각을 가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이정재는 단 한걸음도 성장하지 못한 인물입니다.
이게 오징어게임이란 드라마의 소름돋는 지점이죠.
아무 생각없이 본다면
주인공이 인간적이고 따뜻하며 이타적인 사람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뭐든지 충동적으로 결정하며
맘껏 오지랍을 부리지만 그로 인한 결과엔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목숨이 걸린 결정적인 선택은 남에게 미루며,
그에 따른 책임이나 죄책감은 남탓으로 밀어내는..
그 모든 과정에선 자기자신의 자존심을 챙기는 것이 중요한 이기적인 캐릭터였죠.
오징어게임에서 성기훈(이정재)의 모든 행동을 들여다 보면,
이야기의 시작부터 성기훈은
마치 딸을 아끼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실제로는 지금 당장의 쾌락이 더 중요한 인물입니다.
딸의 생일을 위해 쓸 돈도 도박자금으로 써버리고,
남은 몇천원마저 인형뽑기 기계에 밀어 넣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입니다.
비로소 뽑는 라이터총 또한 타인의 도움으로 얻어낸 것이죠.
또한 금전감각이 제로라서,
돈을 갚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며 쓸 궁리에만 몰두하고
경마장에서 돈을 따고도 갚을 생각 없이 도망칩니다.
창구 직원에게 선의로 만원은 쉽게 던지지만 이 결정을 뒤집고 다시 빼앗아 옵니다.
이렇게 남에게 선의는 쉽게 주지만 이에 따르는 책임을 지지 않고,
결정을 충동적으로 뒤바꿔 버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은
이후에도 반복해서 드러납니다.
과반의 동의아래 게임이 멈추고 사회로 돌아오는 장면에서도
돈을 훔친 것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엄마 이름을 걸고 강새벽과 약속했지만
이정재는 끈이 풀리자마자 바로 말을 뒤집어 버립니다.
어머니의 당뇨가 심각해 병원비가 급한 상황에서도 본인의 자존심이 더 중요했죠.
때문에 전처의 남편이 준 2백만원의 돈을 쉽게 내팽겨쳐 버리며
결국 이로 인해 추후 어머니가 치료받지 못하고 죽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상처입은 자존심으로 인해 이정재는 자신의 의지로 게임에 돌아오지만,
여전히 변한 건 없죠.
설탕뽑기에서 그림의 선택또한 남에게 맡기다 남은 걸 고르고,
줄다리기 게임에서는 상대팀을 죽이고도 별다른 죄책감을 가지지 않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정재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잘 모르는 타인의 생명은 그다지 귀중하지 않았던 거죠.
이어진 구슬치기 게임에서,
이정재는 선의로 할아버지(남일)를 자기 팀으로 거두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여 남일의 구슬을 빼앗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사실 결과적으론 깍두기로 빠질 수 있었던 남일을 죽음으로 내몬 오지랍이었으며,
이정재의 선의는 언제든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항상 얄팍했습니다.
유리 걷기 게임에서도,
이정재는 마지막까지 결정을 미루다가 떠밀리듯 뒷번호를 가져가게 되죠.
그 결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이또한 자신이 끝까지 선택을 하지 않아서 얻은 결과였을 뿐입니다.
또한 상우가 마지막 순간에 유리장인을 밀지 않았으면
시간 초과로 죽었을 것이 분명할 정도로 촉박한 상황이었음에도
상우가 한 결정의 책임을 함께 짊어지려 하지 않습니다.
회피하며 상우를 탓하기에 바쁜 모습을 보이죠.
자신은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선택엔 책임을 묻는 인물입니다.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에 이르기까지도 한치도 성장하지 못했던 거죠.
마지막 게임을 앞두고서도
상처를 입은 강새벽을 치료해줄 것을 주최측에 떠밀 뿐,
정작 동생을 책임져 달라는 강새벽의 부탁에는 끝까지 도망치듯 대답을 피합니다.
최종적인 오징어게임의 승리를 앞둔 시점에도,
이정재는 절대 성우가 수십억의 빚을 지고 있으며
그 돈이 없다면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은 전혀 머릿 속에 떠올리지 않습니다.
돈이 없으면 자신의 할머니가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한다는 것또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딸과 함께할 미래조차 그리지 않습니다.
그런 이정재에게 중요했던 것은 자신의 자존심이며,
죄책감을 짊어지기 싫고 책임지기 싫다는 회피였고 자기보호본능뿐이었습니다.
이정재는 사실 돈이 아닌 도박 자체에 중독되어 있는 인물이며,
단지 현재의 쾌락에만 매몰되어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는
금전감각이 제로인 인물이라 나온 얄팍한 결정이었다는 것이죠.
실제로 이정재는 첫 게임부터 마지막 여섯번째 게임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습니다.
운이 좋아서, 그리고 주변의 조력자들 덕에 목숨을 건질 뿐이었죠.
이로인해 결국 마지막 선택까지 상우에게 떠넘겨 스스로 자살하도록 만듭니다.
게임이 끝난 후에는 이게 더 심해집니다.
게임이 끝난 후 수백억의 돈을 통장에 넣어둔 채, 함께했던 동료들의 바람을 무려 1년 넘게 외면합니다.
끝까지 선택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 '방황'에 빠져들 뿐입니다.
가게를 잃을 위기의 상우의 어머니도
보육원에 있는 강새벽의 동생도,
다음 생일엔 로보트를 사주고 싶다는 남일의 아들도.
무궁화게임에서 자신을 구해준 알리의 가족도 아예 생각지도 않는 1년의 시간.
이 시간은 이정재의 캐릭터가 얼마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캐릭터인가를 보여주는 시간입니다.
그에겐 자신의 상처입은 마음이 가장 중요할 뿐입니다.
이는 마지막 남일과의 재회 장면에서도 드러나는데,
이정재는 차가운 날씨에 점점 꽁꽁 얼어가는 노숙자의 생명을 내기거리로 삼을 뿐
자신이 그 노숙인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선 노숙자가 얼어 죽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거죠.
이정재는 언뜻 이타적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타인의 생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인물이라는 것이 극명히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남일의 생명이 끊어지는 순간에도
이정재에게 중요했던 건 자신이 내기에서 이겼다는 사실일 뿐이었죠.
어쨌든 죽기 전 남일이 건낸 선의로
이정재의 상처입은 자존심이 조금 회복되며 이정재는 자신이 번 돈을 쓰기 시작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정재는 책임의 무게를 전혀 짊어지고 싶어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보육원에서 찾아낸 강새벽의 동생은 상우의 어머니에게 떠밀어 버립니다.
드라마 초반에 창구직원에게 개평을 주듯
얄팍한 선의로 돈가방만 남기고 사라져 버립니다. 돈으로 책임을 모면할 뿐이죠.
마지막 딸을 만나러 미국에 가기 위해 출국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신의 뺨을 때리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공유를 보게 되는 순간
그의 머릿 속엔 딸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에겐 마지막까지도 딸보다 자신의 상처입은 자존심이 중요했던 거죠.
애초에 게임에 참가한 것은 참가자 자신들의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남탓을 통해 자신의 죄책감을 덜고자 하는 이기심에 사로잡혀있을 뿐입니다.
이처럼 이정재는 마지막까지도 한치도 성장하지 못한 인물입니다.
이로인해 드라마 후반부로 가며 이정재의 영향력이 커져갈 수록
고구마 먹은 듯 갑갑함을 느끼게 되는 거고
주인공의 선택에 공감을 잘 못하게 되는 건데
이것이 극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대신 한편으로는 작품성은 끌여올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제라도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무참하게도 가볍고 얄팍한 선의로 가득찬 성기훈이...
잘 모르는 타인의 생명따위엔 죽거나 살거나 관심이 없으면서,
아는 사람의 생명에는 갑자기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성기훈이...
부모에게도 아내에게도 자식에게도 끝까지 무책임하며 자기자신만을 생각하기 바쁜 성기훈이
이야기 속에서 '인간다움'으로 곱게 포장되어 있다는 것...
그게 큰 의미를 느끼게 만드는 드라마였던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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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뽐선
신뽐선 / 마지막에 빨갛게 염색한 머리도 그저 충동적인 인물이다를 보여주는 장면이였을까요 도통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과일드세요 / 👍 와 이렇게 읽고보니 정말 소름돕네요. 착한게 아니었어...
우룽우룽 / 그 얄팍하지만 진심인 선의와 눈앞의 이익 혹은 쾌락에 정신팔리는 부분이 사실 대부분의 시청자가 가지...
삭거 / 지금까지 본 해석글 중에 제일 잘 해석하신거 같네요
-승인- / 글 잘쓰시네요. 정말 잘읽었습니다. 저도 이 글처럼 콕 찝어 주인공 캐릭터 설명은 못했지만 자기밖에 ...
ppomppu_free / 애당초 이 드라마는 히어로물이나 성장물로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든 작품이 아니죠 일드나 일영의 데스게임물...
훔핫 / 언뜻보면 그런것 같은데, 너무 자존심에 초점을 맞추셧네요
대전뽐뻐 / 와 하나하나 일관성 없어 보이던 성기훈의 행동들이 해석을 읽고 보니 일관성이 보이네요. 와 어떻게 같은 것...
나요 / 누군지모르니까 이런 익명한테는 병신새끼라고 해도되나요?
TiRiL / 구슬치기 일남에 대한 건 오류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미녀가 남았을 때 모두 다 탈락할거라 생각했지 깍두...
오호라이것봐라 / [딸의 생일을 위해 쓸 돈도 도박자금으로 써버리고, 남은 몇천원마저 인형뽑기 기계에 밀어 넣는 무책임한 ...
오호이것참야랄랄라 /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자존심보다 그냥 환경에 이끌리는 충동적인 인물정도로 보이네요. 딸 보이면 딸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