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를 호미 들고 캐면 하루 종일 캐도 고구마 10KG 박스 6박스 캐기도 힘듭니다.

물론 상급, 좋은거 선별한 기준으로요.

한박스 3만원 받는다 치면~ 18만원 버네?가 아니라

고구마 모종값, 비닐값, 고구마 비료값, 기타 살포할 것 값, 비닐값, 심는 인건비, 영양제 준 비용, 캐는 비용

거기에 고구마 선별하는 인건비까지 다 계산하면 18만원이 큰 금액은 아닙니다.

도배할때 명세서 보니 인건비 1인 25만원 적혀 있더라구요.

도배를 배워야 하나...

작년에 200평 조금 넘는 밭 오후에 덜 더울때 가서 쉬엄쉬엄 캐니 거의 한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기계의 힘을 빌려야겠다 싶어서 경운기 쟁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경운기에 로터리가 달려 있는데 이 로터리를 빼고 쟁기를 달아야 합니다.

로터리를 빼고 나니 경운기 앞 부분이 너무 무거워서 머리를 박습니다.

이걸 수평 자세 유지하려고 핸들 위에 몸을 아예 올라 타도 수평 자세를 하지 못합니다.

수평으로 있어야 쟁기를 달든 말든 할텐데 혼자서는 안되더라구요.

몸무게 300Kg은 되어야 핸들을 누르면 경운기가 수평이 될것 같더군요.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죠.

머리를 써서 겨우 수평 비슷한 자세를 잡고 진짜 낑낑대며 쟁기를 달았습니다.

고구마 잘 캤어요.

경운기 쟁기를 달고 캐면 깨지는게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한달동안 고구마 캘수는 없으니까요.

고구마 다 캤으니 그 밭을 겨울 오기전에 한 작기 더 해야 합니다.

쟁기를 달았으니 이왕이면 밭을 한번 갈아 엎어야겠습니다.

쟁기로 밭을 갈면 땅속 깊은 곳의 흙을 위로 올립니다.

그런데 쟁기가 점점 땅속으로 박혀서 쟁기에 걸린 흙이 너무 무거워서 경운기가 앞으로 나가질 못합니다.

그럼 앞으로 나갈수 있게 힘을 써야 하는데 하루종일 이걸 하면 진짜 녹초가 됩니다.

저녁에 강아지들 산책을 시킬 생각이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 정도.

밭을 다 갈고 이제 로터리 작업기를 달아야 합니다.

앞에 경운기가 머리 박으니 박지 않게 받침대를 내립니다.

수평 자세는 되었지만 로터리 장착하는 홈의 높이가 로터리 보다 높습니다.

쟁기는 혼자서 이리 끌고 저리 끌고 하면 움직이기는 하지만

로터리는 너무 너무 무겁습니다.

혼자서는 들수도 없습니다.

작업기 다는 홈의 높이가 로터리 보다 높으니 핸들을 눌러서 홈의 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그리고 로터리 작업기를 들고 밀고 해서 홈에 맞춰야 합니다.

혼자서 누르는건 되는데 작업기를 움직이려고 손을 뻗으면 핸들이 위로 들려요.

이야~~ 이걸 혼자서 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근처 밭에 저에게 경운기 가르켜 주신 스승님 아저씨가 한분 계십니다.

어머니가 밭을 처음 얻을때 기계가 없으니 삽으로 그 넓은 밭을 파서 뒤집으랍니다.

1시간 삽질을 했더니 진짜 군대에서 유격훈련 받은것 보다 더 힘듭니다.

유격훈련 받을때 피티 8번 자세가 지금도 몸서리 치게 싫었는데

그것보다 더 힘들어요.

그런데 그 스승 아저씨를 모를때 저와 어머니를 보시더니

"이 넓은걸 어떻게 삽으로 뒤집어요? 제가 경운기로 해 드릴테니 기다리세요."

그러더니 정말 위에서 경운기 끌고 내려오십니다.

저의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그렇게 2년정도 경운기 로터리 쳐 주셨어요.

물론 어머니가 작업비 챙겨 주셨는데 하루는 위, 아래 1,000평 해주는데 생각보다 많은 금액의 인건비를 말씀 하셨나 봐요.

마침 어머니 친구분이 아저씨 들아가시고 경운기 다룰질 못하니 파신다 하셔서 어머니가 구입하셨어요.

그걸 가져왔는데 저에게 하라고 하십니다.

기계치라 진짜 하기 싫었지만 제가 아니면 어머니가 해야 하는데 조작이 그리 어렵지 않은 4륜 오토바이도 못타시는데 몸으로 다뤄야 하는 경운기를 다루실리 만무하죠.

그 경운기 스승 아저씨가 로터리 치는 법은 딱 한번 알려 주셨어요.

해보니까 진짜 묵직합니다.

그리고 가벼운 힘으로 조작이 안됩니다.

엄청 힘 줘야 합니다.

그리고 경운기 방향 돌릴때 후진할때 뒤쪽 땅 높이가 높으면 경운기 머리가 꼬꾸라집니다.

이걸 누르는것도 힘들어요.

키가 크면 핸들을 손으로 누를텐데 제가 키가 작아서 눌러도 들립니다.

그래서 다리 한쪽을 로터리 작업기에 올려서 다리 힘으로 누르는 스킬을 순간 생각해 냈습니다.

그후 경운기 방향 돌릴때마다 다리를 작업기에 올리기 스킬은 빠지지 않습니다.

다시 쟁기에서 로터리 작업기로 달때 이야기로~

한손으로 핸들을 힘껏 몸을 올라타 눌러야 하는데

동시에 그 무거운 로터기 작업기를 손을 뻗어서 홈과 구멍을 맞춰야 합니다.

맞춰서 핸들을 놓으니 홈에서 빠져서 로터리 작업기가 또 빠집니다.

그러면

1. 핸들을 눌러서 경운기 작업기 다는 부분의 튀어 나온 부분을 로터리 작업기 홈에 맞는 높이까지 내리고

2. 손을 뻗어서 무거운 로터리 작업기를 작업기의 홈과 경운기의 튀어 나온 부분과 맞추고

3. 2번 한 다음에 바로 볼트를 볼트 끼는 홈에 끼고 손으로 약간 올려서 로터리 작업기 홈이 빠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혼자서 하느라 어제 오후 내내 고생했네요.

그런데 혼자서 해 냈습니다.

그리고 너무 달디 단 로터리 날을 분리 하였습니다.

이거 분리 할때도 토크렌치로 돌리면 날 달린 축이 빙빙 돌아요.

바닥에 대도 땅이라 헛돌아요.

그래서 밧줄을 PTO부분과 로터리 날 부분에 걸어서 토크렌치로 너트에 대고 발로 힘껏 밟아서 빼 냈네요.

다 빼고 새 로터리 날을 달았습니다.

이걸 하고 났더니 어제 점심시간부터 오후 시간이 순삭 되었네요.

그리고 오늘 일요일에 로터리 쳤습니다.

새 로터리 날로 하니까 아주 깊게 부드럽게 잘 갈아집니다.

농사는 정말 어렵고 힘들고 맥가이버가 되어야 합니다.

주변에 기계 다루는 농부가 있다면 "그냥 농사나 짓는 시골 사람이구나"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혼자서 기계 다루고 시설 정비하고 수많은 작물 농법을 알고 있는 맥가이버 같은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해도 될것 같아요.

# 이렇게 고생하고 얻은 결론.

* 로터리용 경운기와 쟁기용(또는 땅속 작물 수확기용) 경운기를 따로 쓰자.

* 즉 경운기 한대 더 사자.

* 그럼 두둑 만들기는?? 두둑 성형용 경운기 한대 더 사자.

* 중고로 사도 돈 300만원 ㅠ_ㅠ

* PS : 이 긴글은 노트북으로 쓴거고, 10분내 폰으로 사진 올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