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차별 학살이 아니었고 몽고제국에 대한 저항에 어떤 결과가 따르는 지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어서, 고위층, 학자, 몽고와 무역한 상인, 기독교인(훌라구 부인이 기독교) 등은 집 대문에 표식을 하여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훌라구가 프랑스 루이 9세에게 보낸 편지에서 20만명을 언급했었는데 이것도 과장이란 말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전쟁 이후 나타난 유행병으로 사망했다고 하죠.  

- 그 이후 몽고 치하에서 바그다드는 여전히 번성했습니다. 

남송은 버틴 대가로 백성들 대다수가 거의 최하층 취급을 받았는데 반해,

고려는 타이밍 좋게 항복과 외교를 잘해 제후국으로 나라는 살렸고요.

다만 원나라 간섭이 심해지고, 고려는 황제의 손자이자 부마가 되어 조정에서 위세를 떨치던 왕도 있었지만,

대신 백성들의 삶은 그렇지 못했죠.

이때가 사회적으로도 암흑기인데, 대농장이 유행하면서 귀족들이 법을 어기고 가난한 사람들을 노비로 만들고, 충렬왕은 일천즉천제를 도입하면서, 노비가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더욱이 충렬왕은 원나라 관리가 노비 제도를 개혁하려 하자, 원나라 황제에게 편지까지 보내 노비 제도를 존속시킵니다.

왕을 제외하곤 일부일처제이던 고려가 부유층 사이에서 여러 명의 아내를 두는 등, 문화까지 바뀐 겁니다.

문제는 유력 집안끼리 복잡하게 혼인관계로 얽힌 이들이, 원나라 조정에 뇌물이나 혼맥 등으로 관계를 맺고, 점점 나라에서 손을 대기 어려운 존재로 커나갔다는 겁니다.

이들이 이른바 권문세족이고요. 이들이 땅에 욕심을 내어 강탈하기 시작하고, 필요한 노동력은 멀쩡한 양민을 노비로 만들어 착취하기 시작하면서 고려가 막장으로 가게된 거죠.

공민왕의 개혁을 좌절시키기도 하고, 홍건적의 침입 이후, 고려의 왕조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이들은 아예 컨트롤이 안 되기 시작하죠.

참고로 막강했던 고려의 국방력이 쇠퇴를 겪은 시기도 원간섭기입니다. 원은 조정의 유력자가 되어버린 고려왕의 반란 등을 우려하여 고려의 군대를 지속적으로 견제하고 해체시켰거든요.

일본 원정 실패 이후, 전력이 괜찮았던 수군을 아예 해체시켜버리기도 합니다. 대신 고려는 국방력에 쓰는 비용을 잠시 줄이기는 하였으나 이후 왜구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군이 없어진 대가를 아주 크게 치루게 됩니다.

그런데 원나라 역시 수군을 해체시켜버린 뒤라, 강남에서 수도로 옮기던 조운선을 해안에서 왜구에게 털리는 일이 빈번하였고, 이를 명나라가 100년만에 쇠퇴한 이유로 꼽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역사의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