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 현악 사중주 전곡 / 벨체아 사중주단 (블루레이 디스크 4장)

이 앨범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 매우 간략하게 언급을 했었다.

요즘 베토벤 음악을 전반적으로 다시 들어보고 있는데, 이 앨범도 처음부터 하나씩 들어보고 있다.

그때 언급했듯, 이 앨범은 나에게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나아가 실내악에 대한 흥미를 이전보다 많이 일깨워준 고마운 연주다.

이 앨범 덕분에, 지겨워서 거의 20년간 멀리했던, 베토벤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지 않을 수 있었다. 그동안 현악 사중주 외에 베토벤 음악은 거의 안들었다.

똑같은 연주가 cd로도 있어서 cd를 들어봤는데, 역시나 블루레이가 더 음질이 풍부하고 사운드가 웅장하며, 실황연주를 보는 맛도 있다.

이걸 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는 dvd만 파는거 같다. dvd는 안들어봐서, 블루레이와는 화질이나 음질이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다. 뭐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겠냐만..

이 블루레이 4장 각각이 평균 2시간 30분정도 이므로, 다 들으려면 총 10시간 정도 필요하다.

한번 돌리는데도 꽤나 오래걸린다.

라살, 에머슨, 아마데우스 현악 사중주단 등... 다른 사중주단 연주들을 들어봐도, 벨체아의 연주가 가진 생동감과 활력은 느낄 수 없다. 거기다 음질까지 최상이니 이길 수가 없다. 

벨체아 하나만 있으면 다 버려도 될거 같다.. 내 아까운 돈 ㅠㅠ

저녁마다 잠깐씩 틀어서 보고 있는데, 초딩 딸도 어느샌가 자리를 잡고 있다..

요즘 슬슬 모짜르트가 지겨워지고 있나보다. 거의 모짜르트를 듣지 않는다. 나도 은근슬쩍 이제는 모짜르트에서 해방된 상태다.. 역시 모짜르트는 나와 별로 안맞는 느낌이다..

그래서 요즘은 눈치 안보고, 당당히 다른 음악들을 듣고있다.

딸래미 때문에, 얇은 모짜르트 평전도 읽고 있었는데, 이것도 지금 중간에 관둬야되나 고민중이다. ㅋㅋ

2월까지는 베토벤을 처음부터 다시 좀 들어봐야겠다. 너무 오래 잊고 살아서 작품들이 대충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번에 이 블루레이 앨범을 들으면서 다시 느꼈던 것은, 굳이 너무 다양하게 들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폭넓은 경험은 지평을 넓혀주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허영과 낭비가 될 수도 있다.

책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접할 때마다 항상 나에게 즐거움과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는게 있다면, 그것만 열심히 즐기면 된다.

그것만 즐기기에도 빠듯한 인생 아닌가..

다시 1998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감수성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베토벤을 통해서 클래식 음악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그의 음악에 다시 귀를 기울여봐야겠다.

1월의 마지막 날도 이렇게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