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로드 드뷔시 : 12개의 연습곡(6개의 연습곡 1권 + 6개의 연습곡 2권)

1999년 고2때, 드뷔시의 <12개의 전주곡> 1권을 들었을때의 그 충격이란.. 

프랑스 '인상주의' 미술가들의 회화적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는게 당시 무슨 말인지 몰랐고 지금도 잘 모르지만 

어쨌거나 드뷔시의 <전주곡>을 듣고, 즉시 드뷔시에 열광했었다.. "이런 음악도 있구나.." 라고 감탄을 연발했었고, 그 이후로도 수 년간 그의 작품들을 찾아다녔다.

그 이후로는 그만한 충격을 받았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스끄랴빈 정도?? (이 분은 내가 보기에 음악 역사상 최고의 사이코라 할 수 있을듯하다..)

20대 중반부터 삶이 바빴던지라 음악도 제대로 못 들었지만, 드뷔시 작품 중 그나마 한번씩 들었던 작품은 <전주곡>이 아니라, 이상하게도 <연습곡>이었다.

미츠코 우치다의 <연습곡> 음반이 꽂히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도 꾸준히 듣고 있다.. 우치다의 <연습곡>은 그녀의 많은 음반들 중에서도 명반에 손꼽힐 것이다.

물론 이 연습곡은 드뷔시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별로 인기가 없지만,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각각 6곡씩 2권으로 되어있어, 총 12곡이다.

바흐의 <인벤션과 신포니아>, 쇼팽의 연습곡, 리스트의 연습곡,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 op.13> 등 '연습곡' 작품들이 꾸준히 있긴 했지만, 드뷔시에서 정점을 한번 찍었다고 봐야겠다.

작품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Pour les "cinq doigts" (d'après Monsieur Czerny) - 다섯개의 손가락을 위하여

2. Pour les Tierces - 3도를 위하여

3. Pour les Quartes - 4도를 위하여

4. Pour les Sixtes - 6도를 위하여

5. Pour les Octaves - 8도를 위하여

6. Pour les huit doigts - 8개의 손가락을 위하여

7. Pour les Degrés chromatiques - 반음계를 위하여

8. Pour les Agréments - 꾸밈음을 위하여

9. Pour les Notes répétées - 반복음을 위하여

10. Pour les Sonorités opposées - 대비되는 음향을 위하여

11. Pour les Arpèges composés - 조립된 아르페지오를 위하여

12. Pour les Accords - 화음을 위하여

이 작품은 1권보다 2권이 듣기에는 훨씬 좋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1권 중간 곡들이 좀 지루할 수 있겠다.

그래서 처음듣는 사람은 1권의 마지막 곡인 6곡부터 듣는게 좋겠다. 

그런 후 1권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들으면 괜찮지 않을까.. 이건 내 생각..

연습곡이라는 장르를 쇼팽과 리스트를 통해 접한 사람은, 워낙에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하는 그들의 화려한 기교때문에 드뷔시의 연습곡이 처음엔 밍밍할 수 있다.

드뷔시의 곡들을 어느 정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에서도 드뷔시다운 음향과 색채가 주는 몽환적 느낌 및 아름다움 내지 신비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6, 7번 등의 곡에서는 화려한 기교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우치다가 직접 라이브로 연주하는 영상이 있다. 음질은 똥망이나, 음반에서 보여준 연주 수준에 상응하는 연주를 직접 볼 수 있어서 대단히 귀중한 영상이다. 

음반을 접하기 보다는, 이 영상으로 접하는 것도 아주 좋겠다. 나도 가끔 본다..  

처음 23분 동안 인터뷰를 하는데, 영어나 독일어가 되시는 분은 보면 도움이 되겠다. 

23분 30초 부터 연주가 시작되므로, 인터뷰 관심 없으신 분은 거기서부터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