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뭐보지~ 하고 살펴 보다가 

예전에 담아두고 안본 드라마 중 

인간실격이 있더라고요. 

전도연, 류준열 주연. 

제가 원체 1화는 취향 없이 

다 보는 편이라 무심히 시도해봤는데... 

햐...

완전 제 취향이었습니다. 

제 기준, 최고라고 평하는 드라마가 

네 멋대로 해라. 

나의 아저씨. 인데

여기에 살포시 하나 더 추가해도 될 정도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담담한 위로의 메세지가 밀물의 파도처럼 밀려들어와 

말미엔 결국 완전히 젖어버리게 되는 드라마가 나의 아저씨라면,

인간실격은 소리없이 흐르는 큰 강물 위로 번지는 물결 같이,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메세지로 마음에 울림을 주는 드라마였네요. 

그 어떤 슬픔이나 기쁨이 풍랑처럼 오지 않고 

물결처럼 오는 드라마라서 

찐한 맛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보단

찐 으른들의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물결을 이끌어내는 바람 같은 각본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대사가 정말... ㅜㅜ 엄청나게 좋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드라마의 공통점이 대사의 훌륭함인데

인간실격도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 이렇게 대사가 좋은 드라마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특히 배우들의 독백 부분은...가히 압도적) 

두 주연배우인 전도연, 류준열 연기도 훌륭한데 

전도연의 연기는 '역시' 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고요.  

전도연의 아버지로 나오시는 박인환 배우님도 

가히 접신의 경지라고 봐도 무방한 연기를 펼칩니다. 

대사가 좋은 드라마라고 했는데 

박인환 배우님은 말보다 눈빛으로 더 많이 전달하시는 거 같아요. 정말 후덜덜했습니다. 

이렇게 따지고보니 

주연, 조연 모두 연기도 그냥 최고였네요. 

박병은, 김효진, 신신애, 조은지, 박지영, 양동근...

심지어 손나은까지 다 잘합니다. 

그리고 재밌다고하던 여타 드라마들이 마지막 화에선

힘을 잃은 고무동력기처럼 꼬꾸라진다거나 15화에 사실상 결말을 짓고

마지막 화에는 ppl로 에피소드만 떼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인간실격은 오히려 마지막회가 되어서야 

그 이전에 던져놓은 떡밥과 복선을 회수하고

 끝까지 그 흐름을 이어가서 매듭짓는게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보고나서 찾아보니 방영 당시에는 

최저 시청율이 2%대 이하까지 떨어졌었더라고요. 

시청율이 낮아서 

이 울림이 많이 전파되지 못한 건 아쉬운 일이지만

명작이 당대에 모두 인정받는 건 아니니, 

언젠가 다시금 재조명 받을 날이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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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호불호 타는 것들 특징이 누군가에겐 불호지만 

호인 사람에게는 극호가 되기도 하니 

감히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