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향이 서울이고, 서울에서 32년간 쭉 살다가 인구 5만이하 군단위로 내려와서 산 지 2년반정도 된 사람입니다. 인기글 보고 써보는 서울과 지방의 장단점 및 차이점!

1) 인프라 : 서울은 도보로 해결할 수 없는 게 거의 없음. 대학병원 정도 가야할 일이 아니면 거의 모든 게 도보로 가능. 각종 프랜차이즈, 유명 식당, 문화생활 등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앞선 도시. 반면 시골은 진짜 급성심근경색이나 초를 다투는 위험 질환 환자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더군요. 손님 때문에 119를 한번 불러봤는데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15분 걸려서 도착해도 인근 대학병원까진 또 30분을 가야하는 상황. 프랜차이즈는 제가 여기서 본 건 각종 편의점과 본죽 롯데리아 파리바게트 베스킨라빈스 이디야가 다입니다.ㅋㅋㅋ 서브웨이 좋아하는데 먹으려면 20분 차타고 옆 도시로 가야함.... 문화생활은 뭐 거의 불모지구요.

2) 교통 : 서울에선 약속시간에 이리 쫓겨본 적이 없습니다.  지하철이든 버스든 넉넉히 20분만 일찍 나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여긴 군내버스 배차간격이 40분~1시간입니다. 중간에 2시간 텀도 있구요. 버스 정류장도 제 생활반경 기준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시골은 진짜 차 없으면 삶의 질이 화ㅏㅏㅏㅏㅏ악! 떨어지는 듯. 반대로 장점은 운전시 스트레스가 제로에 가깝습니다. 막히는 건 퇴근시간 읍내(ㅋㅋ)나 아주아주 미약한 정체지 평소엔 신호도 거의 없고, 덕분에 g90인데 연비가 9-10가까이 찍힙니다. (아버지 차, 서울에선 통상 4-5)

3) 주거 : 이건 뒤에 말할 소득과도 연관이 있지만 서울에서의 소득만큼 올릴 자신이 있다면 주거 환경 (아파트나 주택의 크기 및 연식)은 지방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저는 곧 결혼할 예정이라 여기 바로 옆 도시(라고 해봐야 인구 30만 언저리?) 분양권 알아보는 중인데, 조식 주고 음쓰 집에서 지하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가 분양권 5억대 거래가 가능합니다. 주차 대수도 1.89대인가?  브모님은 대지 400평에 연면적 64평짜리 주택 거주하시는데 정원이랑 외부 관리는 한번씩 인부들 사다가 하고, 주거 환경은 진짜 퍼펙트 그 자체입니다. 공기가 다르다는 말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오고 나서 두세달 정도 지나니 체감이 되더군요. 비염 때문에 코막힘을 달고 사는데 80%는 없어진 느낌.

4) 소득 :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겠죠. 여기는 알바도 최저임금 7000원짜리가 아직 존재합니다. 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어기는 걸 보고 놀랐었네요. 근데 서울에 비해 소자본으로 창업을 하기에도 나쁘진 않습니다. 이건 사실 재능과 인맥의 유무에 따라 진입장벽이 한없이 높아질 수도, 한없이 낮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저의 경우 아버지가 차려놓으신 밥상에 숟가락만 얹고 서울에서 직장 다닐 때 소득의 7-8배를 벌고 있고 / 귀농한 젊은 청년들 중 여기에 연고지가 없음에도 억대 수익을 올리는 사람을 다섯명 이상 알고 지냅니다. 한명은 소 50두로 시작해서 지금은 300두 가까이 키우며 람보르기니 우루스 타고 다니고, 다른 한명은 아버지 퇴직금+본인이 모은 돈을 투자해서 방울토마토 하우스를 만들어서 연소득이 2억이 좀 넘습니다. 지역 특산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팔던 분은 현재 쥬스 가공공장도 짓고 사업을 무지하게 확장하고 있구요. 기본적으로 인구가 박살 난 지자체라 만 39세 이하 청년들이 창업을 하면 2000-3000정도 지자체 지원금도 나오니 도전하고 깨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분이면 확실히 기회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아주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을 때도 뮤지컬을 본다든지 주말마다 사교모임을 갖는 성격이 아니라 크게 답답함을 못 느끼고 사네요. 아! 여자 만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긴 하지만 저는 진짜 다행히도 여자친구가 여기로 내려오는 걸 전혀 개의치 않아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사업이 잘풀려서 그렇지, 너는 아버지 연고가 있어서 그렇지 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텐데 여기는 공무원 월급으로도 생활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부부 공무원 분들도 많고, 농협 커플도 많네요. 집돌이 집순이 분들은 지방도 나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