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과 도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 그런말씀 아시나요? ’진리라는 바다를 컵으로 떠내는것과같다‘ 이런말이 무슨 의미일까요? 대강 뭐 진리라는 바다를 컵으로 떠내는 행위의 무의미함에 대해서 얘기할 때 쓰는 말인데 전 진리가 대체 뭐길래 뭐 컵으로 뜨네못뜨네 염병하지?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말입니다.
제가 한번 비유를 해보갔습니다잉? 친구가 계속 소개팅에 실패합니다. 그 친구는 제가 봐도 여자를 모릅니다. 개노잼이고 센스도 없습니다. 여자한테 차이는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이는겁니다. 그러니까 그 친구가 여자의 고슈인 저에게 계속 부탁하는겁니다. ‘소개팅 필승법좀 알려줘라’ 그때 전 어떤 생각이 들까요? ‘소개팅 필승법이란게 있겠냐?’ 싶겠죠. 그래서 ‘아니 그걸 어떻게 알려줘 너가 재밌게 잘 해야지 여자말도 잘 들어주고 좀 웃겨주고’ 라고 말할 수 있을텐데요. 그러니까 친구가 계속 조릅니다 ‘야 그러지말고 사람하나 살린다는 생각으로 좀 도와주라!’ 하는겁니다. 그러면 이제 바닷물을 컵으로 뜨게 되는겁니다.
1. 가급적 말줄이기. 2. 자주 웃어주기. 3. 진심으로 공감해주기.
이 정도면 진리를 그래도 대야로 뜬겁니다. 근데 친구가 더잼병이고 더 디테일하게 물좀 떠달라고 하면
1. 1분에 세마디 이상 하지않기 2. 1분에 두번이상 미소지어주기 3. 마지막말을 다시 반복해주기
라고 디테일해집니다. 디테일해질수록 진리는 어그러집니다. 모양새가 이상해집니다. 떠낸물 역시 바닷물이긴한데 이상하게 바닷물이랑 멀어지게 됩니다.
디테일하면 할수록 특이성이 생깁니다. 딱 그 쓰임에만 쓰일수 있게 됩니다. 어떤 시점에만 국한되는 말이 됩니다. 어떤 상황에만 한정되어 쓰이게 됩니다. 디테일할수록 쓰임새가 예리해지지만 예리해지는 그만큼 진리랑 멀어집니다.
신영복 선생의 담론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말이 나옵니다. 문사철 보다 시서화악이 더욱 진리와 가깝다. 더욱 많은것을 담는다는 뉘앙스의 말들입니다. 문학, 역사, 철학등이 더욱 구체화되어있지만 구체화될수록 눈에 드러나게 말을 할수록 진리와 이미 멀어지는것이 됩니다. 어떤 사실을 굳이 말로 표현하는순간, 그것은 멀어집니다. 시, 서예, 그림, 음악등이 구체화가 안된만큼 더 많은것을 풍부하게 담습니다. 가사가 있는 노래보다 없는노래가 더 많은이들의 감정을 담습니다
이 글의 핵심입니다. 법보다 도덕이 더욱 많은걸 담습니다. 도덕의 정도는 서로가 다릅니다. 도덕은 상황을 더 많이 따집니다. 맥락을 중시합니다. 확실한 정답오답도 없습니다. 법도 물론 그런 속성이 있죠. 하지만 그 정도가 도덕과는 전혀 다릅니다. 법에도 물론 정상참작이 있지만 그 정도와 선이 도덕과 다릅니다.
공동체 사회에서 우리가 서로 상생하기 위해서 ‘어쩔수없이’ 바다를 컵으로 떠낸겁니다. 그것이 법입니다. 누군가를 ‘범법자’라는 사실 자체로 욕하고 있다면.. 법의 속성과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겁니다. 도덕적으로 욕해야합니다. 법을 어기지 않았더라도 도덕적으로 틀렸다면 욕하는것이고, 법을 어겼더라도 도덕적으로 틀리지 않았다면 욕할거리가 못됩니다. 법을 어겼는지의 여부는 너무나 공허합니다.
무엇이든간에 서로간의 관계속에서 의미가 생깁니다. 칼이 셰프의 손에 들려있을때, 강도의 손에 들려있을때가 다릅니다. 속된 비유를 하자면 가슴사진을 두고 아이돌사진에 합성을 한것과 여장남자몸에 합성한것과 그 느낌이 다릅니다. 그런것이 바로 context입니다. 맥락이란거죠. 어떤 행동은 그 맥락과 함께 이해가 돼야합니다. 맥락과 함께 보는것이 도덕이고 명확한 정답오답이 없는것이 도덕이라면, 상대적으로 맥락을 덜 고려하고 어떤 행동을 두고 부득이하게 옳다그르다를 끝끝내 따져내야하는것이 법입니다. 진리와 거리가 먼것이 법이란겁니다. | 
등록안내
등록안내
그래서 범법자는 욕하면안된다는 건가요?
도덕적 비난받을 행위중에 사회질서를 유지하기위한 최소한의 제재가 법 아닌가요? 따라서 대부분의 위법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예외로 볼 수 있는건 아주 극소수 케이스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30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우발적으로 배우자를 살인했다던가, 자녀의 성범죄 가해자를 살인했다던가 와 같은?
님 글이 이런 케이스를 말하고싶으신건지?
@연막 그냥 아주 쉬운예를 들자면, 새벽 5시에 차한대없는데 무단횡단을 해도 도덕적으로 비난가능한가요? 법적으론 무단횡단이 금지잖아요. 근데 전 그게 도덕적으로 욕할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른건 모르겠고 단순히 '법을 어겼으니 비난받아야한다'가 된다면.. 전후관계가 뒤집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 뭐 배가고파서 빵을 훔친 장발장의 예도 그렇고 그것까지 가지 않더라도 얼마전에 버스기사가 회사에서 커피마실돈이 부족하다고 몇백원인가 훔쳤다고 일자리를 잃기도했는데 법원에선 해고가 정당하다고 했죠. 이런일들이 도덕적으로도 비난할만한일인가 하는겁니다.
중요한건 법을 어겼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비난할수있는가를 따지는거란 겁니다 그냥ㅎㅎ
@쥬센 무단횡단은 남이 보나안보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짓인데요? ㅋㅋㅋ 도덕적가치관이 일반적이지 않네요
혹시 밤늦은시간 차도 사람도 없는 80키로도로에서 120달리면 그것도 도덕적비난맞지않을 행위라고 생각하심?
@쥬센 예시로 든 장발장이나 버스기사나 둘다 아무런 죄없는 타인의 재산을 훔쳤으니 법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비난받는게 맞지않나요? 제가 예시로든 살인은 죄없는 사람이 피해본건 없잖아요?
결론은 님 가치관이 이상한거같으니 얼른 진료좀 받으세요
@연막 도덕적으로 비난할만하다 싶으시면 도덕적으로 비난하시면 됩니다. 범법여부가 비난여부를 결정지을게 아니라 도덕적으로 비난해도 되는지를 따져보잔겁니다 저는ㅎㅎ 다른말이 아닙니다ㅎㅎ
(참고로 저는 차없는 횡단보도에선 무단횡단해도 도덕적으로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찰이 요금을 부과하면 내긴 해야겠지만요)
@연막 네 진료는 한번 예약해볼게요ㅎㅎ답글달아주신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