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l: 아말 운동, FPM: 자유애국운동, RF: 미래운동 관련, Hezbollah: 헤즈볼라, Kataeb: 레바논 카타이브당, LF: 레바논의 힘, Marada: 마라다 운동, PSP: 진보사회당, OG: 야권그룹, IND: 무소속들, LM8: 3월 8일 연합 관련, LM14: 3월 14일 연합 관련, Tashnag: 아르메니아 혁명 연명)

2022년 레바논 총선 최종결과(투표율: 49.19%[-0.51])

레바논의 힘(우익, 기독교민주주의, 반-시리아): 19석(+4)

자유애국운동(포괄정당, 기독교민주주의, 친-시리아): 17석(-7)

아말 운동(시아파 이슬람 보수주의, 친-시리아): 14석(-3)

헤즈볼라(시아파 이슬람 민족주의, 친-시리아): 13석(-2)

무소속들(비 3월 8일 동맹/3월 14일 동맹, 중립): 16석(+16)

야권그룹(비 3월 8일 동맹/3월 14일 동맹, 중립): 13석(+13)

3월 8일 동맹 군소정당(친-시리아 포괄정당연합): 9석(-6)

진보사회당(사회민주주의, 아랍민족주의, 드루즈파): 8석(-1)

미래운동 관련(수니파 이슬람 세속주의, 반-시리아): 8석(-12)

카타이브당(중도우파, 기독교민주주의, 반-시리아): 4석(+1)

아르메니아 혁명 연맹(아르메니아민족, 친-시리아): 3석(=)

마라다 운동(우익, 기독교민주주의, 친-시리아): 2석(-1)

3월 14일 동맹 군소정당(반-시리아 포괄정당연합): 2석(+1)

기타 정당: 0석(-3)

3월 8일 동맹(친-시리아 포괄정당연합): 58석(-19)

3월 14일 동맹(반-시리아 포괄정당연합): 41석(-7)

친-시리아 3월 8일 동맹 과반 상실로 헝 의회 발생

반-시리아 3월 14일 동맹 소속 레바논의 힘 제1당 등극

전체 의석: 128석

과반 의석: 65석

레바논은 1943년 독립한 이래, 마론파 기독교도 대통령, 수니파 국무총리, 시아파 국회의장, 정교도 부의장 및 부총리, 드루즈파 군사령관과 같은 암묵적 권력 분립 합의 속에서 태풍의 눈과 같은 안정을 지속하며 번영을 누려왔습니다. 당시 수도 베이루트는 중동의 파리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서 팔레스타인 난민과 그 지도집단인 PLO가 레바논 내에서 활동하자 불균형한 의회 내 지분(인구는 기독교/이슬람+드루즈 반/반이나 의회 지분은 6:5)과 맞물리며 결국 내전으로 비화하였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PLO 및 드루즈파 견제를 위한 마론파 기독교도들의 요청을 받은 시리아가 레바논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시리아 인구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에 비해 소수종파를 비교적 우대하고 보호하는 아사드 체제 시리아에 호감을 가진 기독교도와 아르메니아 정교도들은 이를 지원하였고 후에 자유애국운동[전향]/마라다 운동/아르메니아 혁명 연맹 등으로 이어졌으며, 시리아의 주도권을 차지한 알라위파와 비교적 친근하던 시아파는 시리아와 적극 협력하며 후에 보수파는 아말 운동, 강경파는 헤즈볼라 등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러나 반-시리아 성향의 기독교도들은 우파 카테브당(스페인 파시즘 정당 팔랑헤에 영향)을 중심으로 레바논 군단(레바논의 힘)과 그 외 각종 민병대 등을 창설하며 PLO/시리아의 레바논 내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던 이스라엘과 협력했으며, 수니파를 중심으로 한 반-시리아 이슬람교도들도 상당한 숫자였고 이는 미래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1980년대 들어 대통령 암살 사건 대응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으로 서로 서먹해지던 레바논의 힘과 카테브당 소속 민병대들이 이스라엘의 암묵적 협조 하에 일으킨 사브라, 샤틸라 난민촌 학살사건과 같은 각종 유혈사태로 물들었던 레바논 내전이 90년대에 마침내 끝나고 권력 분립이 헌법에 못박힌 이후, 각 군사집단은 정치세력으로 변모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종교적 지향과 좌우파 이데올로기도 중요한 점이었지만 친-시리아/반-시리아(친-사우디)인지 여부가 결정적인 세력구분을 일으키며 친-시리아파가 모인 3월 8일 동맹과 반-시리아파가 모인 3월 14일 동맹이 탄생하였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레바논에서 여전히 철수하지 않고 있는 시리아군을 비판하던 수니파 라피크 하리리 총리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2005년 삼나무 혁명이 발생하여 시리아군의 철수와 함께 같은 해 치러진 총선에서 3월 14일 동맹이 압승하였습니다.

반-시리아파의 총선 승리로 수니파가 지분을 갖던 총리직을 라피크의 아들이자 레바논의 대표적 재벌 사드 하리리 미래운동 대표의 지지를 받은 푸아드 시니오라가 차지하였으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벌어진 이후인 2009년 총선에도 미래운동의 승리가 이어지면서 사드 하리리(2009-2011, 2016-2020)가 직접 총리직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2011년엔 3월 14일 동맹 소속이던 드루즈계 진보사회당이 3월 8일 동맹으로 이탈하며 친-시리아 수니파이자 레바논 최대 부호인 나지브 미카티 전 총리(2005, 2011-2014, 2021-)로 정권 교체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3월 8일 운동의 수니파 저명인사 배출 미비 문제(2005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4번 구성된 3월 8일 동맹 정부 총리 중 3번 모두 동일인물)와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친/반-아사드 간의 갈등(진보사회당 반발)으로 오래가지 못하여 미래운동 소속타맘 살람(2014-2016)을 거쳐 사드 하리리의 불안정한 과반 미달 소수정부체제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선거 제도 합의에도 실패하면서 총선은 18년까지 무려 9년 동안이나 미뤄지고 대통령마저 3년 가까이 선출이 밀리며 친-시리아파 전향자이자 마론파 기독교도인 미셸 아운 자유애국운동 창시자가 선출될 수 있었습니다.

총선 역시 2018년에 간신히 합의안에 도달하며 치러질 수 있었으나 유권자들에게 확고한 미래가치를 심어주는데 실패하고 정당 탈퇴가 이어진 3월 14일 동맹의 의석수(71->39[진보사회당 포함 시 48석])가 2009년 대비 크게 줄어들면서 사드 하리리 총리의 위치가 더욱 불안정해졌습니다.

다만 과반을 차지한 3월 8일 동맹 역시 수니파 신진 인사 발굴에 실패하였으며, 친-헤즈볼라 진영의 선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 중도우파 이슬람 세속주의자인 사드 하리리 당시 총리가 서방과 수니파 이슬람권을 막론하고 그나마 나은 인물로 받아들여지며 3월 8일 동맹 온건파의 신중론 속에 2년 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9-20년 들어 극심해진 경제난과 시리아 난민 유입으로 인한 내부 갈등 폭발이 지속되면서 실업난, 부패 청산을 외치는 시위대들이 대거 들고 일어나며 사드 하리리 내각은 치명상을 입었으며, 마침내 사임을 선언하게 됐습니다.

3월 8일 동맹의 지원 하에 하산 디아브 내각이 들어섰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난 악화엔 뾰족한 대책이 없었으며, 설상가상으로 20년 8월에 감사 소홀로 인한 베이루트 항 폭발 사건이 터지면서 밀가루 창고가 날아가고 수도가 초토화되며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닫았습니다.

대통령과 총리, 내각과 의회를 가리지 않고 범국민적 비난이 쏟아지던 가운데 하산 디아브 총리마저 사임을 선언하게 됐으며, 나지브 미카티 전 총리가 다시 총리직에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기존 정치권 전체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면전에서 신탁통치를 요청할 정도로 레바논이라는 모자이크 국가에 대한 믿음이 악화되어 차기 총선 적법성 획득에 대한 우려마저 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민심악화에 부담을 느낀 사드 하리리 전 총리가 정계은퇴 및 당 차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갈 곳을 잃게 된 수니파들의 대대적인 총선 불참으로 인해 투표율이 폭락하여 레바논 민주주의의 위기가 올 거라는 불안감이 퍼져나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5월 15일 생각보다 높은 투표율 속에서 치러진 총선 결과, 상승세를 이어가던 3월 8일 동맹이 헤즈볼라와 그 파트너 기독교 정당에 대한 반감 속에 크게 부진하여 과반을 상실했으며, 반-시리아 기독교 우파 성향의 제2야당 레바논의 힘이 제1당에 오르는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3월 14일 동맹 역시도 미래운동의 대거 불출마로 인해 의석수 급락정도는 더했으며, 레바논 정치의 반체제적 제3의 길을 지향하는 시민사회 후보들인 야권그룹에서 중립파 무소속들과 함께 두 자릿수 의석을 얻으며 또다른 승자 겸 캐스팅 보트로 등극했습니다.

양대 진영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내각이 들어서기까지 양대 파벌만 아니라 야권그룹, 무소속까지 포함해서 지리한 협상과정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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