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선거 최종결과.jpg

(CUP-G: 카탈루냐 민중연합후보당-이기자 카탈루냐, ECP-PEC: 우리는 할 수 있다, ERC: 카탈루냐 공화좌파당, PSC-PSOE: 카탈루냐 사회당, JxCat: 카탈루냐를 위한 연대, PDeCAT: 카탈루냐 유럽민주당, Cs: 시민당, PP: 인민당, VOX: 목소리)

2021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선거 결과(투표율: 51.11%[-27.98])

사회당(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23.04%(+9.18), 33석(+16)

공화좌파당(중도좌파, 분리주의): 21.30%(-0.08), 33석(+1)

연대당(좌우파 빅텐트, 분리주의): 20.04%(*), 32석(*)

목소리(우익-극우, 국민보수주의): 7.69%(NEW), 11석(NEW)

우리는 할 수 있다(좌익, 반체제): 6.87%(-0.59), 8석(=)

민중연합당(좌익-극좌, 분리주의): 6.67%(+2.21), 9석(+5)

시민당(중도-중도우파, 자유주의): 5.57%(-19.78), 6석(-30)

인민당(중도우파-우익, 군주주의): 3.85%(-0.39), 3석(-1)

유럽민주당(중도우파, 분리주의): 2.72%(*), 0석(*)

독립파(ERC+JxCat+CUP-G+PDeCAT): 50.73%(+3.23), 74석(+4)

반대파(PSC-PSOE+VOX+Cs+PP): 40.15%(-3.30), 53석(-4)

중도파(ECP-PEC): 6.87%(-0.59), 8석(=)

독립파 과반 재확보

전체의석: 135석

과반의석: 68석

*카탈루냐를 위한 연대(2017): 21.66%, 34석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덮치며 스페인에서만 수만명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지난 2월 14일에 카탈루냐 지방의 미래를 결정할 지방선거가 열렸으나 감염에 대한 우려로 투표율이 크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방역 방기에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각계의 비판을 무릅쓰고 살바도르 이야 보건장관이 사임하여 주 총리 후보로 나선 것이 먹히면서, 제1여당 사회노동당의 지역당인 카탈루냐 사회당이 득표율과 의석을 대거 늘리며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카탈루냐 의회의 제1야당이자 전국본부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시민당은 독립 반대파의 지역 수장 자리를 뺏기면서 이네스 아리마다스 대표 본인과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영향력에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독립파의 세력 확대가 이를 압도한데다 선거 전부터 반독립세력에 대한 연정 가능성 배제를 천명함에 따라, 사회당은 제1당 등극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 구성이 불가능할 전망입니다.

독립파 중에서도 카탈루냐를 위한 연대는 유럽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전 자치정부 수반이던 카를레스 푸지데몬의 독선적 행보를 비판하여 충돌한 끝에 연대를 이탈하는 등의 악재가 있었으나, 중앙정부와 맞서던 확고한 브랜드 효과에 힘입어 지지층을 고스란히 보존하는데 성공한 바 있었습니다.

게다가 중앙정부와의 기나긴 대립구도에 분노한 독립 강경파가 민중연합당으로 집결하면서 전반적인 독립파 의석의 파이도 넓어짐에 따라, 과반 역시 더욱 안전하게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카탈루냐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보복조치를 주창할 정도로 스페인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한 VOX가 사상 처음으로 카탈루냐 원내 진입에 성공하는 등 독립파에 대한 지역 내 반감 또한 강해지고 있기에, 지방정부 재구성과 발언권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 등을 통한 독립 추진 역시 생각보다 수월치 않을 전망입니다.

주민투표 시행에 호의적인 포데모스의 전국 지지율이 한 자릿수 대로 추락할 위기인 등, 중앙 정계의 잠재적 우군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변수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사회당이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독립파에 맞서서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정권의 임기연장과 반전의 계기 형성여부가 갈릴 수 있었기에 스페인 각계의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특히 20년 7월 12일 치러진 스페인 갈리시아/바스크 지방선거에서는 분리주의 세력(갈리시아 국민블록, 바스크 지방연합)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으며, 이에 따라 카탈루냐 독립운동에 이어 또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여지가 보이던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코로나 위기가 끝나고 위태롭게 유지되는 범좌파연합 소수정부가 무너져서 조기 총선이 치러질 경우, 지난 총선처럼 좌우파 어느 쪽도 과반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에 민족주의/분리주의 정당들의 선택이 다시 한번 중요하게 간주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의 각종 추문으로 인해 공화파와 왕당파 간의 의견 충돌 역시 격화되는 중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VOX에서 지지율 재상승세의 기세를 타고 더 큰 우파 내 지분확보를 위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했으나, 범좌파연정 뿐만 아니라 인민당에서도 이를 거부하면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탈루냐 지방선거에선 사회당이 선전하고, 시민당에 이어서 VOX에게도 밀리는 등 올해 역시 부진한 제1야당 인민당에 비해 훨씬 우위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선이 벌어질 시 오히려 우파 내 발언권 축소를 염두에 둬야 하는 제1야당과 지역 여론 변동 가능성을 고려해야할 독립파 모두에게 추가 선거에 대한 부담이 생겼으며, 사회노동당 지지율도 승리에 힘입어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내각을 좀 더 수월하게 이어갈 수 있을 전망입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gksejrdn7/22224722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