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에 확진된 학교급식 노동자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급식 현장의 노동환경 등에 대해 증언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31일 사상 최초의 '신학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월 31일 최초의 신학기 총파업을 거듭 천명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교섭 의지와 적극적 해법 제시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학비연대는 폐암 산업재해가 나오고 있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 문제를 앞세워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속출하는 급식실 폐암 산업재해와 높은 노동강도로 급식노동자의 채용도 미달이고 조기 퇴사도 급증하는 추세"라며 "위기의 급식실을 살려달라는 호소조차 외면하는 시도교육청 사용자들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전날 교육부는 학교급식 종사자 2만여 명을 검진한 결과 폐암이 의심되는 사례는 139명(0.58%), 이 가운데 31명은 폐암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급식실 종사자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결과, 4만 2077명 가운데 32.4%인 1만 3653명의 폐 CT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 교육부의 결과와 큰 차이가 났다.

학비연대는 △발암물질인 조리흄 다량 발생 메뉴 축소 △결원 지역에 대한 시급한 인력 충원 대책 마련 △환기시설 개선 예산 확대 편성과 빠른 집행 △폐암 의심 및 확진자에 대한 사후 관리와 지원 대책 마련 등 시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급식. 연합뉴스
또 학비연대는 상생임금 등 임금체계 개편이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의 주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학비연대는 "윤석열 정부가 밀어붙이는 '노동개악'의 주요 근거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이며, 그 핵심 수단 중 하나가 상생임금 등 임금체계 개편"이라며 "총파업에 화답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정규직을 때려잡아 노동시장을 하향 평준화시키려는 수단으로서, 기만이자 허구임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공무직 임금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공무직 임금체계는 교사 대체 직종인 1유형(영양사, 사서, 전문상담사)과 공무원 대체 직종인 2유형(조리사, 조리실무사, 교무실무사, 행정실무사, 초등돌봄전담사)으로 구분돼있다. 그런데 각각 교사와 공무원과 유사한 직무를 수행하는데도 임금체계와 금여수준이 크게 차이난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박용철 소장은 "교육공무직의 현재 임금수준은 비교 대상인 공무원과 교사에 비해 60~70% 수준이다"며 "근속이 높아질수록 그 격차가 커지는 상황으로 이에 대한 대안과 임금인상 기준에 대한 모색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학비연대는 정부가 3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아침과 저녁 돌봄교실 운영을 확대한 '늘봄학교' 시범 운영에 대해서도 "처우 개선은 없이 땜질식으로 인력 충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돌봄교실에서 오전 7~8시, 오후 7~8시 등이 추가됐는데, 각 시도교육청이 추가된 근무 시간에 일할 돌봄전담사를 충원하지 않고 학부모, 자원봉사자, 퇴직교원 등 단기간제 임시 인력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비연대는 지난해 11월 25일에도 총파업을 진행했는데 전체 교육 공무직원(16만 8625명)의 12.7%인 2만 147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학비연대는 이번 총파업에도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