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년정도 된 일입니다.

일요일 아침이였어요.

이미 잠은 깼지만 침대에 누워있는데, 저희 아버지가 등산복 차림으로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리곤 침대 하단에 있는 의자에 앉으시며

"효진아, 오랜만에 아빠랑 산에가자"

라고하시더라구요.

전 시력이 좋진 않은편인데 목소리로만 아빠인걸 확인했지 , 보지도않고

"아 아빠~ 오늘 너무 피곤하니까 다음에가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빠답지않게 계속 같이가자며 말씀하시더라구요.

그제서야 전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며 싫다고했습니다.

근데 아빠의 얼굴이 이상하더라구요.

분명히 말을 하는데 입술이 움직이질 않더라구요.

아빠가 맞는지 정확히 봐야할거같아서, 침대를 엉금엉금 기어서 가까이가서 얼굴을 빤히보았습니다.

뭐라고해야할까요.

아빠의 얼굴은 맞지만, 다른 얼굴이 서려있다고해야하나.

눈동자는 아주 까만 구슬하나 박은것같았고, 흰자가 없더라구요.

영화에나오는 그런 죽은사람 눈동자같다고해야하나.

정말 혼이 빠져버린 멍한 눈이였습니다.

그 사람은 앉아있고, 전 엎드린 채로 고개만 들고 있는 상태였는데, 또 아빠로보이는 그것이 말을 하더라구요.

"아빠랑 산에 가자. 오늘 꼭 가야해."

아빠의 목소리는 들렸지만 여전히 아빠의 입술은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그 아빠의 목소리는 그 형체에서 나오는게아니라 뒷쪽에서 들리는거같다고해야하나.

사람이 아닌걸 알아채고 소리지르며 도망갈까 생각도해보고, 

버럭소리질러 내보낼까 싶기도했지만 ,

무서웠습니다.

일단 아무일 없는것마냥 다시 침대머리에 기대어 앉았습니다.

그리고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안갈거에요. 그러니 돌아가세요."

그러자 그 귀신이 말하더라구요.

"키킥...아빠랑 산에 가자니까.."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입술로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빠목소리였습니다.

계속해서 가지않겠다고 하자 가자며 이제 손을 뻗는데,

보통 침대 하단에 앉아서 손을 아무리 멀리뻗어도 침대 머리부분까지 손이 안닿잖아요.

근데 이 귀신이 팔이 어찌나긴지 제 바로 코앞까지 손이오더라구요.

그리고 등산복은 청록색이였는데, 제 코앞까지 손은 소매가 하얀 소복이였고,

그 손 사이로 귀신이 보였는데 팔짱을 끼고 절 노려보고 있더라구요.

누구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기싸움이 시작된거같더라구요.

결국 그 귀신이 포기한것마냥 일어서서 방문을 열고나갔어요.

귀신이 나가니 방에 뭔가 검은구름이 젖힌듯 환해졌습니다.

그리고 안방으로 가보니 아버지는 아직도 주무시고 계시더라구요.

후에 제 친구의 용한 무당언니가 있다며 찾아갔는데, 전 무슨 이유때문인지 아무것도 안보인다고하시며,

"곧 누군가 찾아올거야. 절대 따라가지마라."

라고 한마디하셨어요. 

사실 벌써 왔다간거같은데요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