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작년에 겪은 일입니다.

직업이 섬을 오가야하는 굴삭기 기사인지라 물때에 맞춰 입항하여

그 날은 새벽 3시쯤 퇴근을 했습니다.

저희 배를 대는 곳에서 차를 타고 작은 조선소를 지나면 국도가 나오는데요.

조선소 지나는 길이 좀 구불구불 합니다.

새벽에 퇴근하는지라 피곤하기도해서 조선소 지나는 길에서 속력을 좀 냈는데,

그만 길 한가운데 고양이가 앉아있었던 거에요.

피하긴 늦어서 순간적으로고양이를 바퀴와 바퀴 사이로 지나가려고 한가운데로 지나갔는데

덜커덕-

소리가 들렸습니다.

로드킬이 처음이라 당황해서 정지해있는데 뒷쪽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차를 돌려서 라이트를 비췄더니 고양이가 앞다리만으로 산쪽으로 도망가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불쌍한 마음에 잡아서 병원이라도 데리고 가려고 쫓아갔는데

제 발자국 소리에 오히려 놀랐는지 벌떡 일어나서 산속으로 빠르게 도망갔습니다.

다행히 척추를 다친 것 같진 않았는데 한쪽 다리는 부러졌는지 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상한 사명감에 그 고양이를 꼭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에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근데 고양이가 그때부턴 마치 따라오라는 듯 일정간격만 유지한채 산 위로 올라가더라구요.

순간 섬뜩했습니다.

도망가는게 아니고 제가 서면 서고 제가 쫓아가면 위로 올라가더라구요.

그래서 순간 이대로 가면 큰일날 것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빠른속도로 집으로 왔습니다.

다음 날 와이프한테 말했더니 재수없으려니 하라고 위로해주더라구요.

고양이한텐 미안했지만 , 운명이니 하며 그냥 잊었습니다.

그러고 난 뒤 새벽에 퇴근할 일이 없었습니다.

물때가 바껴서 정상 출퇴근 시간이 되어버린거죠.

바다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아시겠지만 한달게 사리와 조금이 두번 오잖아요.

어찌하다보니 보름 정도 지나서 다시 새벽일이 오더라구요.

제가 대천에사는데 1박2일에도 나왔던 외연도로 일을 갔습니다.

좀 멀어서 새벽물에 입항하게 되었는데 별 생각없이 퇴근을 서두르면서 차에 올라 조선소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 새벽에 조선소에 사람이 있을리가 없는데 게다가 여자가 갓길로 걸어가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새벽에 속으로 이 새벽에 위험하게 왜 혼자 가나 싶어 태워줄까 하고 속력을 줄였습니다.

근데 그 순간 제 눈에 보인 그 여인은 한쪽다리를 심하게 절으면서 걸어가고 있더라구요.

순간 그 고양이가 머리에서 폭탄터지듯 팟- 하고 떠오르는데 ,

정말 울면서 차를 몰고 반 정신을 놓은 채 집으로 왔습니다.

도망치면서 보지말아야지 라고 머리로는 소리쳤는데 사이드미러로 눈이 갈 수 밖에 없더라구요.

사이드미러에 비친 여자는 중년이였고,

머리가 약간곱슬에 어깨 아랫쪽까지 내려와있었습니다.

셔츠는 흰색에 보라색 가디건을 입고 있엇고

시골아주머니들이 입는 몸배바지에 더러운 회색 고무신을 신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자세히 다 기억이 나는데요.

이상하게 얼굴만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사이드미러로 봤을 땐 얼굴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림자에 가린것인지 어쩐지 알 수는 없었지만 ,

지금도 그 여인이 입은 옷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다만 얼굴만은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그 날 집으로 반정신 놓은채 와서 한 일주일을 앓았습니다.

처음이였습니다.

30평생 살면서 그렇게 아픈건 처음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