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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짧지만 재밌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단편이야기 입니다.
음.. 때는 금요일 오후 11시쯤? 이었을거에요. 당시에 주 5일 근무때문에 주말은 금, 토, 일
총 3일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금요일 늦은 저녁부터 노래타운은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4층에 방이 총 18개 있었는데 그중 17개정도가 모두 손님이 들어가 있었으니까요.
우리의 쉼터 1번방에 까지 손님이 차버려서 결국 5층을 오픈해야 했습니다.
5층을 오픈하면 그곳에서 손님을 받아야 하는 직원이 1명 필요했었습니다.
물론... 아무런 꺼리낌 없이 제가 지원을 하고 싶었습니다만
일 한지도 얼마 안됬고 5층 오픈부터 마감까지의 과정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또 , 그때 애들하고 놀려고 5층을 올라간게 처음이었지 , 일을 하기위해 올라간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근속이 조금 긴 여직원이 무전기를 차고 5층 오픈을 하러 올라갔고
4층의 모든 방이 다 차버려, 당시 표현을 하자면 ' 풀방 ' 이었기 때문에 5층으로도 손님을 한팀 두팀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두팀 정도야 혼자서 할 수 있는데 3팀 이상부터는 혼자하기가 정말 힘들거든요.
그렇게 손님을 한팀 두팀 받다가
노래타운 관리하는 과장님이 저에게 무전기 차고 5층 한번 가자 라고 했습니다.
아.. 근데 이게 속으로는 아 진짜 저번에 겪은 일 얘기하고 과장님 못할거 같습니다 라고 하고 싶은데
입사한지 얼마 안됬기도 하고 갓 입사한 남자가 얼마나 인정 받고 싶었겠습니까.
바로 네 ! 알겠습니다 .
대답하고 무전기를 찬 뒤 5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계단을 하나 하나 밟으며 올라가는데 등골이 오싹하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5층 계단쪽 문을 열고 들어가기전에 쉼 호흡을 한 번 하고 들어갔습니다.
예상외로 24시가 지나자 손님의 유입이 줄기 시작했고 4층에도 방이 하나씩 생겨났기에
5층은 4팀까지만 받고 마감하는것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일도 배울겸 먼저 올라온 여직원 친구와 같이 마감까지 하게 되었어요.
노래타운이란게 사실 손님 오면 신분증 검사 먼저 하고 방 안내 하고
손님이 주문한다고 인터폰으로 카운터에 연락하면 받고서 방으로 가서 주문 받고
기본 안주 셋팅 해주고 술 가져다주고 안주까지 가져다주면 사실상 손님이 추가 주문을 하기 전까지 할게 없습니다.
게다가 혼자하는게 아니라 둘이나 있으니 얼마나 한가로웠을까요.
먼저 올라온 친구는 저보다 나이는 적었으나 일을 같이 하며 꽤 친해졌었고
많이 친해지다보니 오빠보다는 야 라고 하거나 아니면 제 이름을 부르며 일했습니다.
총 4팀중 2팀정도 남았을땐가 손님 나간방은 다 치웠고 남은 손님들이 나가기전까지 딱히 할 게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1번방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무서웠죠. 무서웠는데... 혼자가 아니었고 노래부르며 신나게 노는 손님들도 가까운 방에 있었기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던거 같아요.
손님들도 놀기 바쁜지 주문을 하지는 않았고 그냥 둘이 앉아서 담배피고 얘기하면서 시간 떼우고 있었어요.
여러분 노래타운 방문 앞에 거울이 붙어 있어요.
손님들 왔다갔다 거리면서 보라고 해둔 것도 있지만 일하는 직원들 표정관리하라고
붙여놓은 작은 거울이 있습니다.
손거울 마냥 작지는 않구요.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 크기정도쯤 됩니다.
방문은 안으로 열리게 되어 있었고 1번방은 카운터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
문의 각도를 어느정도 맞추면 카운터 쪽을 볼 수가 있어요.
좌측에 문이 있으면 우측엔 TV 가 있고 그 앞에 테이블이랑 쇼파가 있는거죠.
그리고 문 각도를 맞춰두면 TV 앞쪽 쇼파에 앉은 사람이 문앞에 붙은 거울을 통해 카운터를 볼 수가 있는거에요.
여직원친구가 TV 쪽 쇼파에 앉았고 저는 그 친구 바로 앞 쇼파에 앉았습니다.
서로 마주보면서 재떨이 하나 두고 담배피면서 핸드폰하고 , 얘기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 친구가 ' 야 ! 손님 ' 이라고 하길래 저는 벌떡 일어나서 카운터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카운터는 아무도 없었어요.
' 아무도 없잖아 . 장난치지마라 진짜.. 뒤져 '
' 아무도 없어 ? 아닌데 있었는데 ? '
저는 장난치는 줄 알았어요.
장난하지말라 얘기하고 앉아서 다시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 야 ! 카운터 ! ' 라고 하길래 다시 일어나서 카운터로 나갔어요.
이번에도 카운터는 아무도 없었어요.
' 진짜 , 장난치지말라고 '
' 아니 장난이 아니라 , 저기 （ 거울 ） 있었다고 '
거울을 가르키며 봤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육두문자를 날리고 싶었는데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 나랑 바꿔 ' 라며 제가 손님이 오는지 안오는지 보겠다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솔직히 별 생각 없었습니다.
1번방에서 가위눌렸던 기억도 전혀 나지않았고 단순히 얘가 날 가지고 노나 ? 싶은 생각뿐이었어요.
아... 같이 일하는 이 친구는 가위 사건때 없었던 친구입니다.. 얘기가 늦었네요..
아무튼 위치를 바꿔 앉은 상태에서 다시 핸드폰을 보며 힐끔 힐끔 거울에 비치는 카운터를 확인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카운터만 덩그라니 거울에 비춰지고 있었고 핸드폰에 집중을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거울을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누가 왔는지 아닌지 확인을 한지 얼마 안됬었는데..
그래서 핸드폰을 보던 눈을 돌려 문에 달린 작은 거울로 카운터를 보는순간
저는 얼어 버렸습니다.
얼어버렸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아요.
거울에 비춰지는 무언가를 본 순간 제 머릿속은 가위에 눌렸던 기억이
스멀 스멀 피어나기 시작했고,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공포감.
두려움.
제가 눈을 돌려 본 거울속 카운터 앞에는 검은 옷을 입은 무언가가 카운터쪽에서
고개를 숙인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머리가 축 늘어진것으로 봐서는 여자인데... 그 모습이
가위에 눌리며 보았던 그것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등뒤가 쭈뼛쭈뼛 소름이 돋으며
호흡이 빨라졌습니다.
아무것도 들리지않았고 제 시선은 거울에 비춰진 그것에 고정되었습니다.
제발.. 제발.. 움직이지마라.. 고개 들지마라.. 이쪽으로 오지마라
수십번 수백번 되뇌었습니다.
무엇인지 모를 그것이... 움직이고.. 고개를 들고.. 저를 바라보며 이쪽으로 올 것 같아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 순간
' 야 !! ' 라며 소리를 지르는 그 친구덕에 제 몸은 헉! 소리를 내며 움직여졌습니다.
' 뭐하냐? 미쳤냐 ? ' 라며 절 꾸짖는 친구말을 무시한체
' 야 진짜 나.. 안되겠어 야 진짜 미친 야 진심 야 안돼 진짜 야 진짜 '
' 뭐가 ? 너 진짜 돌았냐 ? '
' 아니 야.. 나 4층.. 가면안되냐.. 내가 진짜 지금 여기 안될거 같은데 '
' 뭐래 이 미친놈이 '
그 친구가 하는 말은 이후에 들리지 않았고
몸은 소름이 계속 돋고 있었습니다.
다시 확인하기가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것이 그대로 그 자리에서 저를 쳐다보고 있을것 같았습니다.
' 아니 ㅅㅂ 밖에... 아니 거울에 ..뭐 있다고 아 ㅅㅂ 어떡하냐 ' 라고 했던거 같아요.
당시엔 진짜 너무 무서워서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요.
그 친구가 거울? 하더니 거울에 뭐? 라고 얘길하는게 들려서 거울을 살짝 봤는데
별 거 없는 텅빈 카운터만이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방을 뛰쳐나가 계단문을 박차고 4층으로 뛰어내려가서 과장님한테
진짜 안될거같다고 저 4층에 있게해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4층은 5층이랑 다르게 아직 손님도 많았고 직원들도 많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안정이 되는것 같았습니다.
5층은 다른 직원이 올라가서 마감까지 하고 내려왔구요.
물론 5층에 같이 있던 그 친구에게 제가 겪었던 일을 얘기했으나
돌아오는건 ' 미친ㅅㄲ 개소리하네 ' 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
그 친구와 1번방에서 대화하는 내용은 사실 정확히 기억도 안나고 생각도 나지않아
시간이 지나 그 친구랑 얘기하면서 기억하고 추리해냈던 내용 입니다.
과장님한테도 겪었던 일을 얘기하니
' 마 , 니 이제 알았나 ? 5층 귀신나온데이. 그래서 나도 잘 안올라가 ㅋㅋㅋ '
재미 있으셨나요 ?
원래 제 계획은 2~3편 정도 쓸까했는데 이... 경험담을 1시간 넘게 쓰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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