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30대 초반이된 남자입니다.
오늘 제가 이곳에 쓸 이야기는 20대 초반에 노래타운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것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고 재미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지어내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직접 경험했던 일이기에 재미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일을 하던 곳은 지하 1층과 지상 4층,5층 으로 총 3개층을 사용하는 규모가 꽤 큰 곳이었습니다.
뭐 흔히들 아시다시피 귀신은 시끄러운곳을 좋아하고 노래를 좋아한다 등의 얘기가 있잖아요 ?

저도 어느정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일단 가볍게 얘기하나를 해드리자면

대게 노래타운들은 손님이 많은 주말을 제외하면 카운터와 가장 가까운 1번방을 되도록 비워두고 있습니다.
이유는 노래타운이 보통 오픈을 17시쯤에 해서 다음날 09시나 10시까지 운영을 하는데요

평일은 손님이 24시 이후면 대부분 빠져나가 01시 , 02시 경부터는 손님 유입이 뜸해지기때문에
안그래도 밤새며 일하는 곳이다보니 휴식공간 확보 차원에서 1번을 많이 비워두고
들어가서 앉아있거나 , 담배를 피거나 했었습니다.

저는 당시 입사하고 20시 출근에 다음날 08시 퇴근하는 시간대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뭐 다른 애들도 대부분 제 출근시간 +-1 시간 정도 였으니 퇴근하고 대부분 1번방에 들어가서
노래를 부르거나 , 술을 먹거나 했습니다.

일을 경험했던 그 날은 평일임에도 유난히 손님이 새벽에 많이 찾아와서 4층 1번방까지 손님이 들어가있었습니다.
퇴근한 저와 다른 애들은 앉아서 수다떨곳을 찾고 있었는데 5층 1번방이 생각나더라구요.

5층은 왠만큼 바쁘지 않은 이상 오픈을 하지 않았습니다. 주말에만 오픈하는 층이었죠.

원래 5층도 지하1층 지상 4층 처럼 항시 오픈하여 영업을 했던 곳이었으나 평일에는 손님이 많지않아
5층을 오픈하면 주방이모 , 직원 , 알바 등의 인건비까지 생각하면 유지하기가 좀 힘든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5층은 주말에만 오픈하는것으로 방침이 바뀌었고 평일에도 항시 영업하는 지하1층, 지상4층과는 달리
주말에만 오픈을 하다보니 노래방 기계나 기타장비의 노후화가 있습니다.

항상 영업을 하는것이 아니니 관리를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던것이죠.
그러다보니 별로 가고싶진 않았지만 앉아서 담배피며 수다를 떨 곳이 마땅치 않으니 5층 1번방으로 가게되었죠.

다들 일하는거에 대해 힘든점이나 짜증나는 진상손님얘기 , 일상얘기 , 가수얘기등등 담배피며 서로
얘기를 하다가 30분인가? 지났을때 다들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신기한게 노래타운 쇼파가 누워있거나 앉아있으면 잠이오는 마법이 걸린것 처럼 잠이 쏟아졌었죠.

다들 졸려하니까 테이블에 엎드리거나 쇼파에 누워서 얘기를 하다가 어느순간 다들 잠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테이블에 엎드려서 잠에 들었는데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 하지 못할 일을 겪게됩니다.
저희가 있는 5층 1번방에서 얘기하던 애들도 그대로 저와 같이 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한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걸 깨닫게됩니다.

가위에 눌린것이죠. 아 이게뭘까 싶어 몸을 움직이려고 막 노력을 하고 있던 중에
1번방 문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무언가가 스으윽 하면서 방으로 들어오는 기척이었죠.

문쪽으로 한쪽팔을 베고 누워있었기에 감고있던 눈 앞으로 움직이는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실 무섭기는 했는데 그게 뭘까 싶어 살짝 실눈을 떠서 보았습니다.

검은 색 긴 머리가 허리 까지 내려와있고 , 옷은 검은 상복? 같은 차림의 여자가 저희가 모두 자는 1번방에서
계속 스으으윽 하며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머리는 생머리처럼 막 찰랑거리고 누가봐도 머릿결이 좋다는 생각을 못할만큼
뻣뻣했고 , 며칠을 감지않은듯 산발이 되어 있었습니다.

문으로 들어와서 TV 앞에 갔다가 노래방 기계 앞에 갔다가 저희가 자는 테이블쪽으로 왔다가
다시 문쪽으로 가는등의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자고있던 저희를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쳐다보는것 처럼 한사람 한사람에게 다가갔습니다.

저는 엄청난 공포감에 눈을 질끈 감아버렸습니다.
감고 있는 눈 밖으로 뭔지모를 그 무언가는 계속해서 방을 돌아다니며 저희를 쳐다보고 있는것처럼 그림자가 지나갔습니다.
그 당시의 찰나는 제가 있는 1번방의 모든게 작동을 멈춘듯 , 행동을 멈춘듯 고요했고 음산했습니다.

정체모를 그것이 움직이는 것을 인지할수있을만한 스으윽 소리만이 방안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귀신인가 ?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 ? 눈을 떠야하나.. 가위를 어떻게 풀지? 등의 생각을 하고있을때
스으윽 소리가 1번방 문쪽으로 가더니 이내 소리가 작아지기 시작했고 아예 들리지 않게되었습니다.

뭐지 ? 끝인가 ? 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허억! 하면서 몸이 움직여지기 시작했고 동시에 엎드린상태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세워버렸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소름돋는건 테이블에 저와 같이 엎드려 자고있던 애들 , 쇼파에 누워서 자던애들 모두
동시에 허억! 하면서 몸을 일으켰습니다.

10~20초정도 아무 말없이 서로 숨을 빠르게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명이 고요를 깨고 얘기했습니다.

나.. 방금 이상한거 봤어.. 꿈인가.. 꿈은 아닌거 같은데

그러자 방에 있던 다른 아이들 역시

나도.. 나도 이상한거 봤는데...

저는 애들한테 물었습니다. 혹시.. 내가 겪은거랑 같은거냐고

그러자 하나같이 다들 엎드리거나 누운채로 있었는데 가위에 눌리게 되었고 ,
몸이 움직여지지않은 상태에서 어떤 여자가 방안으로 들어오더니 방안을 돌아다녔다...

저를 포함한 1번방에 있던 모든 애들이 동시에 가위에 눌렸고 같은것을 본것이죠.

너무 소름이 돋아 너 나 할거없이 방을 뛰쳐나와 4층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날 이후부터 일을하면서 기이하거나 소름돋는 경험을 몇번 하게 되는데요.
그에 대한 얘기는 다음편에서 이어 하겠습니다.

아무튼 4층에서 내려와 모두가 겪은것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꿈 아니면 귀신이다... 로 얘기가 흘렀고 ,

CCTV 를 돌려보자로 결론 지어졌습니다.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면 누군가 방에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지않겠냐 라면서 말이죠.

지하 , 4,5층 모두 CCTV 가 설치되어있었습니다.
술집에는 항상 술에취한 사람이 있기때문에 예기치못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경찰들도 하루에 적게는 4,5번 많게는 10번넘게 왔다갔다 했습니다.
오죽하면 경찰분이 아.. 또 여기야 ? 라고 할 정도 였으니까요.
그거에 대한 매장측 과실이 아닌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고 , 손님들끼리 분쟁이 나는 경우
증거 제출? 용도로 CCTV 는 항시 촬영중이었습니다.

물론 방안에는 없습니다. 복도 , 카운터 에만 있고 뒷문? 정도.

아무튼 CCTV로 5층을 돌려봤습니다. 퇴근하고 애들이랑 같이 1번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고
이후에는 저희가 단체로 우르르 계단으로 내려가는 모습...

누군가가 들어온것은 아니었던거죠.. 그 날 이후.. 5층은 기피하는 장소 1순위가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5층 관리하는 관리자로 제가 임명이 되어버린건 먼 훗날의 이야기입니다 ^^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재미가 있으셨을지 모르겠네요.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노래타운에서 근무하며 겪은 일 2탄을 작성해보겠습니다.
읽어주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