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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화 기생충을 끝가지 다 못봤어.
그때 그 영화가 골든종료상을 타고 개봉해서 한참 영화관에 사람이 정말 많을 때였거든.
좀 늦게 들어가서 관객들이 많이 착석한 상태였어.
그때 내가 고른 좌석이 중간쯤이였는데
스크린 중앙에서 6~8번째 열 정도 였어.
영화가 시작하고 보는데 그렇게 사람 많은 관이 조용한거야.
애들볼만한 영화도 아니고 어른들만 모여서 상대적으로 조용한가보다 하며 보고있는데
스크린 아래에 이상한게 보이더라.
스크린 앞 좌석 부터 1열까지 공간이 꽤 되잖아.
카펫도 깔려있고.
근데 그 공간에 여잔지 남잔진 모르겟는데 머리가 산발인 사람이 네발로 기어다니는거야.
기어다닌다고해야할지 그냥 바닥에 붙은채 꾸물거린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거 같다.
순간적으로 누가 넘어졌나, 다쳤나 생각하는데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아무도 반응을안하는거야.
혼란스러운데 그 누구도 이상함을 감지못하니 나도 아무것도 못하겠는거야.
그러던 와중에 영화 장면이 부자가족이 캠핑을간 후 가난한 가족이 빈 집의 거실에서 술마시고 음식을 먹는 장면이였어.
비가 내리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와중에
알수없는 그것이 고개를 번쩍 들더라.
이전까지는 온 몸을 바닥에 붙인채 꾸물거렸다면 이제는 가슴팍부분이 들릴정도로 들리더니
두리번두리번거리면서 관객석을 천천히 흝어보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내 쪽을 딱 쳐다보는데,
그게 날 본건지 내 주변을 본건진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내 쪽이였어.
순식간에 마주쳤는데 산발머리때문에 눈은 안보이고 코밑으로만 보이는데 그걸 보는 순간
'저게 진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마주치지않으려고 일부러 스크린에만
눈이 빠져라 집중을 하는데 그 바닥에 붙어있던게 고개를 들고 팔꿈치로 기어다녔다고 했잖아.
내가 스크린 보는데 스크린 중앙 아래에서 얼굴을 쳐들고 관객석을 보는거야.
벽에 스크린이 있고 아래에 빈벽이 있잖아.
그게 이제는 상체를 완전히 들고 스크린 앞에 서서 관객석을 쳐다보는거야.
이전까지는 산발인 머리때문에 얼굴이 잘 안보인다 생각했는데
그 영사실 보면 화면 방향으로 빛이 나오잖아?
그게 스크린 앞에 서 있으니까 그 빛을 받아서 얼굴 중앙이 설핏 보이기 시작했는데
입이 찢어져라 웃고있는거야.
눈은 그냥 커다랗게 뜨고 입만 찢어져라 웃는거야.
지금 생각해보니 아오오니 캐릭터 닮은거 같다.
그때 진짜 소리지를 뻔했어.
그 모습이 너무 징그러워서 토기가 올라오기 시작했어.
빨리 영화관을 나가야겠다고 생각만하고 가방만 대충 챙겨서 내려가는데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으니 그게 스크린 앞에서 고개만 돌리는거야.
영화관이 입구랑 출구가 다르잖아.
객석에서 가까운 곳은 출구인데 거기는 여화 끝나기 전에는 잠궈두는 모양인지 열리지가 않았어.
그 사람이 많은 곳인데도 갇힌것 같은 무서움이 들더라.
입구로 나오면 된다는 생각 대신에 패닉에 빠졌어.
근데 정말 본능적으로 느껴지더라.
그게 다가온다는 느낌이.
진짜 딱 뒤돌아서서 눈감고 달렸어.
출구에서 반대쪽 입구까지 정말 뒤도 옆도 안보고 미친듯이 달려서 여니까 그건 열려있더라.
나와서는 큰 이상함은 없었어.
앞에는 대기하는 관객들이 있었고, 알바생이 있고 , 영화관나와서 번화가에 나오니
다행히 소름끼치던 감각은 완전히 없어졌어.
근데 아직도 TV에 그 영화가 나오면 스크린 아래에서 웃던 얼굴이 떠올라서 못보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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