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대출에 대해 잘 정리된 사이트가 있어서 퍼왔습니다.
https://vivitelaeti.wordpress.com/
많은 분들이 한 번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끝까지 고정금리로 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변동금리 대출이 있음에도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이유는, 앞으로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금리 상승 시기에 대출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도 금리가 인상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고정금리는 대출약정서에 명시된 대로 정해진 기간 동안 고정금리가 적용됩니다. 하지만 대출약정서 상의 계약내용에 고정금리라고 명시되어 있어도 금융기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예측하기 곤란한 경제사정’이 발생할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내용은 금융기관의 대출약정서 상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 아니고,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대출약정서에는 관련 내용을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는 금융기관이 급박한 위기 상황일 경우에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기관이 급격한 금융시장의 변화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경우, 당초 일정한 금리를 약정했더라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판결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독자적인 ‘금리변경권’을 인정해주는 판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다음의 소송에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인 1997년 6월 A씨는 동양카드로부터 1억원을 대출받습니다. 하지만 이후 국가 부도 상황까지 가는 긴박한 위기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동양카드는 1998년 2월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이자를 연 15%에서 24%로 인상합니다. 그러자 A씨는 1998년 9월까지 대출원리금과 변동된 이자율에 따른 이자를 모두 상환한 다음, 변동이자율에 의한 이자금과 당초 이자율에 따른 이자금의 차액인 355만여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냅니다. 이 소송은 1심에서는 패소했으나, 2심에서는 승소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3심인 대법원에서는 패소하게 됩니다.
‘고정금리라도 금리변경 할 수 있다’ (법률신문, 2001. 12. 21)
이 판결은, 아무리 사전에 정한 금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금융기관이 외부의 어쩔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앞으로도 비슷한 소송이 벌어질 경우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판결과 다른 판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긴박한 경제상황이 벌어지면 금융기관은 적절한 수준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도, 급격한 변동이 없을 때는 기존 약정이 유효하지만, 급박한 변동이 있을 경우, 다른 금융기관들의 금리변동률과 차이가 없는 한도 내에서 해당 금융기관의 금리 인상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 급박한 변화의 시기에 다른 금융기관이 최초 약정한 금리보다 두 배 높게 인상했다면, 모든 금융기관이 두 배 인상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입니다. 물론, 다른 금융기관보다 현저하게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다른 금융기관에서 인상한 수준으로 인상했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판단입니다.
여신거래기본약관과 개별약정서상의 이율이 서로 다른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
이것은 기업이 ‘긴박한 경영상 위기’ 시에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기업은 노동자를 임의로 해고할 수 없지만, 기업의 존폐를 걱정할 만한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 기업은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습니다. 실제 대법원은 2002년 판례 변경을 통해 근로기준법 24조의 정리해고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 위기’를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하지 않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경우로까지 확대했습니다.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요건을 이전보다 매우 확대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규직·제조업까지 칼바람… 사측 손 들어준 법원·정부는 ‘뒷짐’ (경향신문, 2015. 3. 25)
따라서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에도 금융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있다면 금융기관은 기존 대출약정서를 무시하고 금리를 인상할 수 있고, 법원은 그러한 금리 인상은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위기 상황이 되면 금융기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요건이, 노동자 해고 요건과 같이, 지금보다 더 광범위하게 인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대출은 MBS(Mortgage-Backed Securities), 즉 ‘주택저당채권’을 통한 대출입니다.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는 대출은 ‘내집마련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세 종류입니다. 이런 대출들은 대출이 발생하자마자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게 되고, 그러면 주택금융공사는 SPC(Special Purpose Company, 자산유동화회사)에 넘기고, SPC는 이 대출채권을 담보로 MBS 발행해 연기금이나 증권 혹은 투신사 등에 판매하게 됩니다. 따라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내주자마자 바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고, 주택금융공사도 마찬가지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어 부실 채권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MBS를 통한 대출은 채권자(돈을 빌려준 주체)가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 아니라, 연기금이나 증권 혹은 투신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기관이 위기 상황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매입한 채권의 금리를 조정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시장 거래 금리만 바뀔 뿐입니다. 은행이 채권자인 경우, 은행이 위기 상황을 맞으면 ‘금리변경권’을 활용하여 금리를 인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기금이나 증권 혹은 투신사 등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대출 자체가 아니라 일종의 채권입니다. 따라서 연기금이나 증권 혹은 투신사 등이 위기를 맞는다고 하더라고, 최초 채무자의 금리를 실질적으로 인상할 방법은 없습니다.
현재로써는 고정금리 대출이라고 하더라고 최종 채권자가 은행인 경우에는, 위기 발생 시 금리가 인상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주택금융공사의 MBS를 통한 대출은 금리 변동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출약정서 상에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내용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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