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미 낙오된걸까요1

3년 전만 해도 또래친구들보다 약간 적은 돈 받으며

자영업치고 적게 벌어도 시골 살아 돈 쓸 곳도 없어서

29살 나이에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게 3천 정도 저축도 하고

어쩌다 좋은 날 1년에 가족끼리 한 두 번 소고기 먹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가족 중 한 명이 큰병 걸리니 삶이 송두리채 바뀌더라구요

어머니와 아들 하나 저 둘이 교대로 간병하면서

그래도 가게는 안 닫아야 먹고 살 돈 벌고 아버지 병원비도 낼 수 있으니

힘들어도 어머니와 저 혼자서라도 가게 열고

3년내내 옷 한 벌 안 사고 친구도 안 만나고 연애는 꿈도 못 꾸고

30 먹어서 눈치보며 결혼식 안 가고 축의금 5만원씩 보내면서

돈 아까워서 몇 년동안 삼겹살 한 번을 안 사 먹었는데

병원비가 제 생각보다 컸는지 가게는 중간에 팔고

전 당장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하며 한달내내 쓰기엔 부담이라

결국 2~3일에 한번씩 간병인도 쓰게 됐습니다 그러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보험금 나온 걸로 이런 생각하면 진짜 안되지만

야간 공장일 하려하셨던 어머니 숨통은 트이시겠구나 했는데

가게 팔고도 주변분들에게 신세졌는지

보험금으로 신세 다 갚고 수중에 남은돈 3100만원이 전부라 하시네요..

그래도 빚만 남은거 아닌게 어디냐고 엄마가 아직 완전히 늙진 않았으니까

어떻게든 해보시겠다고 하는데 지금와서 보면 저나 어머니나 바보였나 싶습니다

빚이 생겼으면 생겼다고 말씀을 하시지

진작 간병인 쓰고 아르바이트 말고 직장을 구할 것을

취업전선에 내몰려서 숨 막혀본 적 없이 속편한 인생 살아서 그런 탓일까요

29살부터였으면 적은 나이도 아닌데

이번주가 병실에 있는 마지막이면 어떡하지

시골 떠나 일하는데 그 사이 가시면 어떡하지란 핑계로 곁을 지켰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요

장가가는 건 포기했지만 그동안 보험료 내는거 말곤 손도 안 댔던 저축해놓은 돈도

2천만원 남짓 남아서 가게 다시 하는 건 엄두도 못 내는 상황...

여잔데도 이번에 탈모가 심하게 와 어머니 옆머리 뒷머리가 휑하신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만둔 13시간 아르바이트 하면서 어머니와 같이 사는 건

시골이라도 힘들 것 같아서 모아둔 돈 반절 어머니 쉬면서 생활비 하시라고 드리고

남은 천만원으로 취업준비 해볼까 하는데 너무 들어버린 나이와

토익같은 건 생전 본적도 없고.. 3년동안 명절에도 친구 한번을 안 만나고

놀아본 적도 없어서 못 노는 건 익숙한데 이 나이에 준비한다고 받아주는 곳이 있을지

그냥 되는대로 아무 일이나 잡고하자니 그래도 어디 들어갔다 우리집안에서 처음이다

어머니 기 좀 세워드리고 싶은데 한전같이 남들 다 들어가고 싶어하는 곳은

꿈도 안 꾸는데 올해 처음 가입해본 사람인 알리오 잡코리아

되는대로 찾아보면 볼수록 이런게 나보다 훨씬 어린 취준생들이 겪은 압박감이구나

공기업 공공기관 가당키나 한 생각인가 많은 생각이 드네요

아버지 편찮으실 때도 다 지나간 일이야 회상할 때가 오겠지 좋은 날 오겠지 했는데

몇 명 읽지도 않을 이런 곳에 글쓰며 지금 돈 잘 벌지만 예전에 그랬었지.. 할 날이 올 수 있을까

다시 마음 먹어보려 하는데 해보자! 보단 머릿 속이 너무... 모르겠습니다

너무 횡설수설 했네요 여러분들은 부모님 보험 잘 확인하시고

2년에 한번이라도 돈 아깝다 생각마시고 부모님 건강검진 꼭 받게 해주세요

돈도 좋지만 겪어보니 건강이 내 건강보다 부모님 건강이 최고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