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좀 쓸게요.

다른의견 죄송합니다.

결혼한지 얼마인된 신랑입니다.

스무한살 부터 서른 초중반까지

살아온 날의 1/3을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신분으로

그 친구의 고등학교 졸업식에도 갔었고

그리운 마음으로 군 생활도 버텼고

사회초년생을 거쳐

사회생활 4-5년이 지날때까지

그 모든 시간에는 그친구가 전부였습니다

23살 때 50일을 만났고,

31살 때 다시 500일을 만났습니다.

그친구의 남자친구가 바뀐 것도 여러번 봤고

길을 걷다가 그 커플을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그날은 잠이 안오더군요.

다음날 시험이었는데 어떻게 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500일을 만난 33살때

우리는 이별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세상이 없어진 느낌이었지만

힘을 내어서 차차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왜 그친구를 놓지 못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지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인정하게 되더라구요.

우리의 헤어짐은 어쩔 수 없었구나.

이토록 우리는 달랐구나.

감정은 여전히 아닌데,

머리로 받아들여야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애쓰는 중에

새로운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래도 10년간의 감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친구와 안고있는 순간에도,

새로운 친구에게 사랑한다 고백하는 순간에도

전에만나던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애써서 표현했습니다.

(때로는 서럽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애써서 사랑해야하는지.

근데 그만큼 너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진짜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이친구를 계속 만나는게 맞는지.

내가 고민하는 걸 느꼈는지

새로운 친구는 시간을 갖자고 했습니다.

시간을 갖다보니,

내가 행복한 결혼을 하려면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몇주간의 시간을 가진 후

저는 그 시간동안 생각의 정리를 마쳤고

우리는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서도

전 친구에 대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희석되어가고 있고,

지금은 많이 희석되어

굉장히 희미해졌습니다.

아내를 안고있을 때 이젠 아내가 생각납니다.

아내에게 사랑 고백할 때 이젠 아내가 생각납니다.

오늘은 이만큼,

내일은 조금 더,

그다음날은 조금 더

그렇게 하루하루 아내를 향한 사랑이

조금씩만 커져간다면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지냅니다.

날마다 행복하게요ㅎㅎ

예전의 감정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아내가 사랑스러운게 점점 짙어지네요:)

지금 혼자 겪는 시간을

가치있게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친구가 생각나는 것,

혼자서 외로운 것,

진짜 사랑이 뭘까 고민하는 것

전부다 너무 중요한 것들인 것 같습니다.

잘 다스리고 잘 곱씹으셔서

진짜 사랑을 하시는

자양분이 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진짜 사랑은,

사랑할 수 없을 때에도

사랑하는 것 아닐까요?

그게 안되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신다면

만약 그분이 정말 좋은 사람이고

결혼할만한 사람이라 생각이 되신다면

(감정이 따라오지 않더라두)

애써 사랑한다

고백하고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감정이 조금 늦을 수도 있지만

계속 감정을 부르니까 결국은 오더라구요

저는 그랬습니다.

그러기까진 많은 노력이 필요하긴 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사랑은 감정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의지와 결단과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무엇인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