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였는데 너무 힘드네요 (장문)67

[* 비회원 *]
등록일 2018-03-22 21:42
조회수 8246

안녕하세요 대학생 여자입니다.
제목 그대로에요. 차였습니다.

대학교 씨씨였고, 2년반을 넘게 만났는데, 전화로 단번에 차였습니다.

그 친구가 한 세 달 정도를 쎄하게 행동했어요.
제가 이야기하면 방싯방싯 웃던 친구가, 정색하고 앉아있고, 게임을 유독 많이하고.데이트도 세 달동안 한 번도 나가지 않았네요.
저는 호구같이 제가 뭐 잘못한 게 있나 싶어서, 참고 참다가 요새 왜 표정이 안 좋냐고, 내가 뭐 잘못했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그 친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했네요.

바보같이 그래, 요새 개강해서 힘들구나! 데이트 가자 데이트! 하면서 웃어넘긴 그때의 저를 한 대 치고 싶어요.

갑자기 이 친구가, 정말 갑자기 이틀동안 잠수를 탔습니다. 저는 카톡을 남겨놓았어요. 왜 그러냐구, 무슨일 있냐구, 기다리겠다고.. 그렇게 이틀 잠수탄 다음날 전화가 와서 헤어지잡니다.. 그것도 절 위해 시간을 내서 전화한게 아닙니다. 시끌시끌한 길거리에서 친구랑 술먹다가 잠깐 나와서 이별 통보를 하고 들어가서 놀았다죠? 하하

전화를 막 받고 통보받았을 때는, 정말 바보같이 아무 말도 못했어요. 그 친구는 딱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었습니다.

일주일정도 자기 혐오에 빠져있었어요. 내가 뭘 잘못했는지 진지하게 생각도 했어요. 일주일 그 짓을 하니까 죽고싶더라고요. 그래서 만났어요.

울면서 물어봤어요. 제가 뭘 잘못했냐고, 갑자기 왜 그랬으며 니가 지금 이러는게 지난 세달간 이상하게 행동한 것도 관련이 있냐구요.

대답을 들었습니다. 자기가 변한 것도 있고,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대요. 지난 세 달 동안요.

저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 친구는 저보다 오빠지만 군대를 갔다와서 저보다는 밑의 학년입니다. 제가 요새 공모전과 취준을 같이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짬내서 만나고 그러는게 저의 행복이었어요.

그 친구는 아직 취업이 눈 앞에 닥친 일이 아니니, 또 제대한지도 얼마되지 않아서 제가 취준을 하는 동안 친구들이랑도 자주 놀러다녔고, 게임을 꽤 자주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그래, 내가 못놀아주니까 그렇게라도 놀아라! 라는 자세였지만 점점 그런 모습들을 보기 힘들어했습니다. 게임을 7시간씩 하고, 제가 같이 밥먹으려고 피씨방까지 찾아가도 뒤도 안돌아보고 게임을 하는 모습들이요. 그래서 조금 볼멘소리를 했었습니다. 화를 잘 못내고 참는 성격이라 저도 꽤 참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게 이기적이었대요. 내로남불이었대요.

근데요, 저는 취준하기 전에도, 사귀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때도 게임을 많이 하거나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어요. (물론 그걸로 싸우거나 뭐라 한 적은 없지만, 그 친구도 그런걸 눈치채고 알아서 자중했던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내가 변한 증거중의 하나이며 자기가 생각하기엔 이기적인 행동이었다네요.

하.. 대단한 이유라도 있을 줄 알았어요. 정말 제가 큰 잘못을 한 줄 알았어요. 바보같이말예요.

그 후에도 미칠 것 같은 일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터져주네요. 아무래도 씨씨니까 학생식당이나, 도서관, 강의실,... 정말 자주 마주치구요, 그 친구의 친구가 곧 제 친구다 보니까 그 친구가 헤어지고 우리의 헤어진 이유에 대해 떠벌리고 다니는 것도 제 귀에 다이렉트로 들립니다. (친구가 말해주길 그 친구가 말하고 다니는 이유가 내로남불이라서라네요. 뭐, 저한테 말한 이유랑 같긴 하네요)

걘 겉으로 보기엔 꽤 괜찮아보여요. 맨날맨날 피씨방에 가는 것 같구요, 이런 소문까지 들리는 것도 웃기지만 롤 등급? 맞나요 어쩄든 그것도 슝슝 잘 올라가고 있다네요ㅋㅋㅋㅋ다른 오빠들도 걔 진짜 잘지낸다고. 나름대로 걔도 세달간 힘들었고 참는게 눈에 보였다고. 정말 숙고하고 내린 결론인 것 같으니 후폭풍 절대로 안올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전 너무 힘들어요. 집에 며칠간 내려가서 정신을 회복하고왔는데도 죽고싶어요. 헤어지고 눈에 계속 보이는것도 힘들고 그래요. 근데 제일 힘든건 그 친구가 후폭풍이라도 와서 연락해주길 기다리고 있는 제 자신이에요.

며칠 전에는 미쳐서 새벽에 문자를 보낼 뻔 했는데 제가 너무 비참해서 참았어요.

이 모든일이 삼주만에 일어났네요.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저 버텨야 할까요? 쓴소리도 좋고 위로도 좋습니다. 아무 말이나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