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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번째 꼭두서니' 입니다.
지난 금요일~토요일 이틀간 설악산에 다녀왔습니다.
20대 중반에 사촌형님한테 이끌려
설악산에서만 3일 밤낮을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게 잊혀지지 않아 지금도 20여년간 혼자서 가을 설악산에 갑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비가 제법왔고, 바람이 억세고 불었고, 몹시 추웠고
중간에 비를 피해 밥을 먹을만한 곳도 없어서
오후 4시에 중청대피소에 도착하고 나서도
사람은 많고 취사장은 좁아 한참후에야 겨우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숨이 턱에 닿아 바로 600미터 앞에 있는 대청봉에 오를 체력이 없어서
다음날 아침 7시에 오를 수 있었네요.
중청 대피소에서 자면서 밤새 바람소리가 심해서 많이 뒤척여야했고
많지는 않지만 밤새 눈도 내렸고..
원래는 20대 중반때 형님들한테 이끌려서 갔을때를 제외하고는
산에서 잠을 잔 적이 없는데, 가을 밤, 별을 보고 싶어서 산장 1박 예약을 한건데
악천후에 때문에 별도 못봤고, 아침 일출도 못봤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간다고 혼자서 궁시렁거리면서
내려왔는데 이제 숨이 돌아오니
내년에는 꽃이 피는 4월에 봄의 산하를 보고 싶네요.
사진 몇개 투척합니다.
사진은 제가 주로 놀고 있는 커뮤니티 와 공유합니다.
처음 9km구간입니다.
오솔깊이 아름다운 곳으로 계곡에는 유량이 풍부해서 위험해보였고
길은 완만해서 그냥 산책하듯 가을 설악산 공기를 즐기며 걸으면
기분도 상큼해집니다.
가을산에는 산사와 낡은 창고가 무척 잘 어울리네요.
중턱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가득하지만
이날만큼은 맑고 파란 가을하늘과 시원하게 뻗은 가지가
매우 건강해보였습니다.
중턱에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 되어서 나타난
봉선암입니다. 정말 힘들어서 죽을 지경일때
불경외는 소리가 들려서 좀 안심이 되었습니다.
이 산사에서 잠시 앉아 숨을 고를 수 있었네요.
밤새 눈이 내렸고 연무가 가득했는데 아침 6시를 넘어가면서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7시경에 대청봉에서 바라본 광경입니다.
왼쪽에 중청대피소가 살짝 보입니다.
밤새 눈이 내려서 나무가지에 눈꽃이 폈습니다.
오를때는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간다고 궁시렁거렸는데
다시 또 오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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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