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한 북한산 산행기18

여기서 좋은 정보 많이 얻었습니다. 여러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제목에는 산행기라고 적었는데 그냥 사실 등산 감상문 정도가 되겠네요.

재미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9월 13일(토)-5살 아들과 함께한 족두리봉

  저는 불광동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산이 바로 인접해 있어서 등산하기에는 최적의 입지입니다. 하지만 애도 어리고 바쁘다 보니

산에 갈 생각은 별로 안 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에 불연듯 애 데리고 산에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20여년전 엄마, 아빠 

따라서 산에 간 기억도 나고 저도 한 번 애 데리고 가보고 싶었습니다. 애도 산이나 들에서 노는 걸 좋아해서 가자고 하니 바로 가자고 하더군

요. 

  둘 다 반팔티 반바지에 운동화 신고 아무것도 안가지고 가려고 하다가 집사람이 과일이나 물좀 챙겨가라고 해서 과자 조금하고 챙겨나왔

습니다. 결론적으로 물이랑 먹을꺼 없었으면 크게 고생할뻔 했습니다ㅠㅠ 북한산이 산 높이에 비해 험하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전 집 바로 근

처에 산이 험해봤자 얼마나 험하겠어 생각하면서 동산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ㅡㅡ 그런데 막상 가보니 5살 애가 가기에는 쉽지 않더군요. 먼

저 대호 아파트쪽에서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조금 험하긴 했지만 그냥 갈만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올라가다 보니 바위도 많고

험해지더군요. 내려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애가 계속 가려고 의지를 보여서 갔습니다. 경사는 점점 더 심해지던군요ㅡㅡ 어느 순간 내려 가는게

더 힘들겠더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애는 생각보다 잘 갔습니다. 산에 오시는 아저씨, 아주머니 들이 애보고 '장군'!!. '대장!!'. '사나

이!!' 하면서 칭찬해주시고 과자도 주시니 힘은 들어도 칭찬받는게 좋은지 계속 잘 올라갔습니다. 

  결국 어찌어찌해서 족두리 정상까지 갔습니다. 어쨌든 올라오니 전망도 좋고 힘은 들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집사람이 싸준 과일이랑 과

자 물 다 먹고 힘들어서 한 20~30분은 둘다 앉아 있었던것 같습니다. 문제는 내려갈때는 온 길로 못 가겠더라구요. 그래서 아저씨, 아주머니

께 쉬운 길을 여쭈어보니 독바위쪽 불광사쪽으로 내려가라고 하더라구요. 이 길은 올라온 길보다는 쉬웠지만 거리가 좀 더 길었습니다. 무사히 

내려온 애한테 고마웠습니다. 

  애랑 족두리봉을 갔다와서 몇 가지를 느꼈습니다. 오랜만에 등산 가니까 기분도 좋고 운동도 되고 등산을 자주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

다. 바로 옆이 북한산이니 등산하기에 입지도 좋구요. 애도 힘은 들어했지만 즐거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조금의 준비를 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 다 운동화 신고 갔는데 뭐 올라간다면 올라가는데 신발이 많이 상하더라구요. 그리고 애도 좀 미끄러워하는거 같고 등

산화나 트래킹화 같은거 신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면티나 면바지 말고 기능성 티같은걸 입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티는 땀도 잘 안 마르고 정상가니까 조금 춥더라구요. 애 감기 걸릴까 걱정도 되고요. 마지막으로 중요한거 물이나 먹을꺼를 충분히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더라구요. 

2. 9월 26일(수)-가족과 함께한 북한산

집에 와서 일단 북한산 지도를 인터넷에서 봤습니다. 생각보도 크더라구요. 젊을때 구기터널 쪽에서 몇 번 북한산 가봤는데 거긴 빙상의 일각

이더라구요. 서울에 이렇게 큰 산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일단 애 데리고 갈만한 집 주위에 짧은 코스를 살펴보니 독바위 불광사쪽에서 향림당 

지나 향로 오거리쪽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이쪽으로 가자고 결정했습니다. 

이번 산행에는 기능성 옷이랑 등산화도 갖추었습니다. 제가 종종 옷을 구입하는 엘에프몰에 가보니 라푸마에 등산 옷도 팔더라구요. 기능성티 

2만원 등산바지 3만원짜리 하나 사서 입었습니다. 등산화는 아버지가 결혼할때 사준게 있어서 신었습니다. 아버지가 사주실때 이태리 유명 등

산화 메이커라고 했는데 관심이 없으니 그런가하고 신발장에 넣어 뒀었습니다. 메이커 이름은 asolo라고 적혀 있더군요. 이 등산화

는 애 데리고 썰매장 갈때 한 번 밖에 안 신고 모셔만 놨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등산화가 항공모함만한 크기에 부담스러운 등산환데 뭐 이것밖

에 없으니 신었습니다. 산에 가서 추울꺼 대비해서 자켓도 하나 챙겼습니다. 아버지가 주신 고어텍스 자켓인데 한 30년 된거 같습니다. 

아버지가 좀 크다고 옛날에 주셨는데 사용하지는 않고 모셔만 놨습니다. 쓸 때가 오더군요. 근데 더워서 산에가서 입지는 않았습니다. 배낭은 

집에 있는거 아무거나 들고 갔습니다. 물도 많이 챙기고 과일이랑 과자도 챙겼습니다. 집사람도 흔쾌히 따라 나서더군요. 집사람은 등산복이 

있더군요. 등산화도 있고 고어텍스 잠바도 있고 처녀때 사 놓은거 같았습니다. 애도 면으로 된 옷 대신 폴리계열에 옷을 입혔습니다. 

10시쯤 산을 오르기 시작해서 향로 오거리 쪽으로 나아갔습니다. 올라가는데 이 쪽 경치가 너무 좋더군요. 날씨도 좋고 올라가면서 좀 힘은 들

었지만 온 가족이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애가 힘이 든지 10분가고 5분 쉬고를 반복 향로오거리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습니다.

너무 천천히 가서 답답하기는 했지만 좋은 공기도 마시고 중간중간 먹는 간식도 꿀맛이더군요. 향로 오거리에서 구기터널쪽으로 내려왔습니

다. 이 길은 좁은 오솔길이라서 내려오는데 좀 답답하더군요. 애도 좀 지루해하고.... 초컬렛으로 달래면서 내려왔습니다. 다 내려오니 1시 30분

쯤 되었습니다. 확실히 기능성 옷이랑 등산화를 신으니 덜 힘들었습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음식점에서 콩국수를 먹었는데 꿀맛이었습니다. 

3. 9월 29일(토)-비봉 산행 

 갑자기 등산에 중독이 된건지 토요일에 또 등산에 나섰습니다. 짧은 코스를 찾아보니 비봉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게 좀 가까워보이더군요.

토요일에 가족들과 또 나섰습니다. 금선사 주차장에 차를 바로 주차하고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등산로 바로 시작점에 주차장이 있어서 좋더

군요. 족두리봉 갈때보다는 힘이 안 들었지만 여기도 돌이 많고 애가 가기에는 쉽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제가 좀 안고 가기도 하고 했습니다.

애는 산 올라가면서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칭찬해주는게 그렇게 좋은지 힘 들어하다가도 칭찬 들으면 또 힘내서 올라갔습니다. 비봉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한 2시간 걸린거 같습니다. 순수비 있는곳에는 저만 갔는데 애가 갈수 있는 곳은 아니더군요. 저도 순수비 가는데 후들후들했습

니다ㅠㅠ 정상에서 한 30분 쉬다가 온 코스대로 내려갔습니다. 하산하니 오후 2시, 4시간 정도 걸린 산행이었습니다. 근처 고깃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집에 왔습니다. 애를 좀 안고 가서 그런지 무릎이 좀 아팠습니다ㅠㅠ 집사람은 저번보다 산을 잘 타더군요. 두 번째라서 그런지

집사람도 가족과 함께하는 산행을 만족해 해서 더 좋았습니다. 비봉 코스도 좋기는 했는데 올라가면서 경치가 많이 안 보여서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어쨋든 이로써 한 달동안 3번이나 북한산을 갔네요. 우연찮게 산에 가보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등산 매력 있는거 같습니

다. 재미도 있고 몸에도 좋은거 같고, 애가 어려서 힘들고 긴 코스는 못 가지만 북한산이 워낙 코스가 많으니 적당한 코스 골라가면 되겠더라

구요.  이번 주말에도 또 어디갈까 생각중입니다.

  그런데 산을 세번 가니까 조금 필요한게 보이더군요. 아직 춥지 않아서 두꺼운 옷이나 그런건 모르겠는데 등산용 배낭도 하나 있으면 좋겠더

라구요. 지금 배낭도 상관없는데 땀도 나고 하니까 배낭이 금방 드러워질꺼 같더라구요. 그래서 등산 배낭 하나 구입할까 생각중입니다. 그런

데 등산 배낭 종류도 엄청 많더군요. 등포에 살펴봐도 뭐사야 될지 잘 모르겠고, 당일 산행 가족용으로 뭐가 좋을지 고민이 됩니다. 배낭은 저

만 메고 가고 날씨도  추워지니까 좀 큰 걸 사야되는가라는 생각도 들고, 등포 선배님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 밖에 애하고 산행에 있어서 조

언이나 정보 혹은 등산 장비 갖추면 좋은 것들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산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