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2018.07.25~26(1박2일)
◇ 산행코스
1일차 : 성삼재-노고단-임걸령-노루목-반야봉
토끼봉-연하천-벽소령- 세석대피소(1박)
2일차 : 세석대피소-촛대봉- 연하선경
장터목대피소-중산리-진주- 대전
◇ 지리산
백두대간의 맥에서 흘러왔다고 하여 두류산
이라고도 불렸다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에 걸쳐 있는
산이며 백두대간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지리산의 뜻은, 智異에서 알 수 있다.
智異는 다름을 아는 것, 차이를 아는 것,
그리고 그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뜻으로는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리산을 향한 알수없는 그리움
으로 종주 산행을 계획하고 대피소를 알아보니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다행히 경쟁자가 없는지
쉽게 예약이 되었다.
제작년 아내와 함께한 지리산 종주 산행의
아련한 기억이 남아 있는터라 혼자 나서는게 미얀
했지만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을 뒤로하고
서대전역으로 향한다.
▲ 늦은 대합실은 한낮의 부산함도 고요속에
묻힌 듯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구례구행 열차를 기다리며 요즘 같은 무더위에
과연 종주 산행을 무사히 마칠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03시20분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언제나처럼
시내버스와 택시가 역전 앞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버스를 탈까 택시를 딸까 망설이고 있는데
택시 기사가 그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배낭을 덥석 낚아채 트렁크에 넣는다.
성삼재까지 인당 만원이라니 버스와 별반 차이가
없어 못이기는척 뒷자석에 몸을 던진다.
꼬불꼬불한 고개길을 올라 성삼재에 도착하니
4시가 갖 넘은 시간이다.
성삼재 주차장에 내리니 사방이 고요한
어둠속에 깊이 잠들어 있다.
택시가 토해내듯 우리를 내려 놓고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린뒤 인공의 불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어둠속에 눈이 적응할즈음 하늘을보니 수없이
많은 별빛이 은하수 물결과 함께 유리알처럼 쏱아진다.
▲ 노고단에 오르니 어느새 땀으로 온 몸이 흠뻑
젖어 있다.
잠시 후 반야봉 너머 일출이 시작되고 깊은
계곡 아래로 부터짙은 운해가 산허리를
감싸듯 일렁인다.
▲ 노고단에 오르니 어느새 땀으로 온 몸이 흠뻑
젖어 있다.
잠시 후 반야봉 너머 일출이 시작되고 깊은
계곡 아래로 부터짙은 운해가 산허리를
감싸듯 일렁인다.
▲ 노고단을 오르기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출입 시키고 있다.
지리산을 여러번 왔지만 그때마다 통재되어 올라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시간적이 여유가 있어
출입문 앞에서 모바일로 신청하고 노고단을
올라가 보기로 한다.
▲ 드디어 성중종주 출발선에 섰다.
천왕봉 25.5km 라는 표지가 위압감마저
들게 한다.
▲ 해가 뜨면서 운해가 피어 올라 순식간에
노고단을 삼켜 버리고 순간 순간 모습을
바꾼다.
▲ 노고단에서 삼도봉까지 코스는 어렵지 않아
편하게 웜업하며 걸을수 있다.
▲ 아침 햇살이 잠들었던 숲을 깨우고 멋진
빗내림을 연출한다.
가슴속에 알수없는 뜨거운 열정이 나도 모르게
피어 오른다.
▲ 임걸령 샘물은 오늘도 어김없이 풍부한 수량을
쏱아내며 목말라하는 산객의 갈증을 풀어준다.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계곡도 아닌 능선에
이렇게 많은 물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만하다.
▲ 반야봉 삼거리에 배낭을 놓고 맨걸음으로
반야봉 정상에 올라 천왕봉쪽을 바라보니
운해가 넘실대고 있다.
반야낙조가 지리십경의 하나로 꼽힐정도로
멋있다니 언젠가 꼭 한번 낙조를 보러
와야겠다.
▲ 노고단은 여전히 구름에 갖혀있다.
▲ 반야봉이 지리산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것도
오늘에야 알았다.
▲ 산행내내 만나게 되는 털중나리가 아침 이슬을 머금어 싱그럽기만 하다.
▲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3개 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어 삼도봉이라 하며
날라리봉으로도 불린다.
▲ 꽃길은 지금까지....
오르막 길이 시작된다.
▲ 연하천 대피소에 걸려있는 글귀에 한참을
걸음을 떼지 못한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마시라."
나는 무었때문에 지리산을 찾았을까?
한번쯤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귀이다.
▲ 벽소령 대피소를 향하는 길에 이렇게 멋진
조망이 곳곳에 펼쳐진다.
▲ 눈이 부시게 시원스레 펼쳐진 산하...
보기만 해도 가슴 벅찬 감동이 솟아 오른다.
▲ 형재봉의 우람한 바위 덩어리가 가는길을
막아서는듯 위압감을 준다.
▲ 벽소령 대피소는 11월 중순까지 증축 및
리모델링으로 작업이 한창이다.
예전 벽소령 대피소도 나쁘지 않았는데 무슨
이유로 증축하는지 모르겠다.
▲ 산행중에 만난 구례에서 철학관을 운영하고
계신다는 분...
걸음걸이도 빠르고 예사롭지 않다.
세석까지 말동무 하며 같이 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종씨여서 더욱 반가웠다.
▲ 지리산 종주 코스가 길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중간 중간 물을 보충할 수 있는 샘이 있다는
것이다.
▲ 가물어서 그런지 선비샘의 수량이 충분하지 않지만
갈증을 해소하고 세석대피소까지 필요한
물을 보충하기에 충분하다.
▲ 제작년 아내와 폭우를 온몸으로 맞으며
걷던 구간에 들어서니 그것도 추억이
되었는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한다.
쏟아 붓는 장대비와 청둥 소리가 얼마나
무서웠던지.....
▲ 힘겹게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세 세석대피소에 도착했다.
무더운 날씨에 물을 얼마나 마셔댔는지 거짓말
안보태고 한 말은 족히 마신듯 하다.
세석대피소에서 저녁으로 라면 두개를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배를 채웠더니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피곤함에 깜박 잠이 들었는데 탱크 굴러가는
소리에(?) 잠이 깨어 이런 저런 상념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밖으로 나왔다.
하늘에는 여전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제작년 6월 몽골 초원에서 보았던 밤하늘 별에
견줄만큼 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詩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가슴 저 밑바닦에서 솟아오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울컥 울음이 터졌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어머니.....
내가 지리산을 찾고 싶었던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토록 목말라 했던게 아니였나.?
소리내지 않으려 했지만 꺼이꺼이 울음이
쏱아졌다.
지리산에 오면 어머니에 품에 안긴것처럼
푸근함을 느꼈던 것이 지리산이 어머니의
넉넉한 품처럼 따뜻해서 였던가 보다.
몇해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동안 잊고
지냈었는데 지리산이 잠들었던 그리움을
일깨우게 했다.
한참을 훌적이다 하늘을 보니 여전히 별은
어머니의 미소처럼 밝게 빛나고 있다.
▲ 알람을 맞추지 않았는데도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촛대봉에 올라 일출을 볼 요량으로 서둘어 배낭을
챙기고 나서니 시린 밤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천왕봉 너머 여명이 밝아오며 피보다 더 진한
붉은 아침해가 떠오르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이 몰려온다.
▲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듯 점차 밝은 빛으로
세상이 채워진다.
▲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매가 아침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 세석에서 장터목을 향하는 길은 이처럼 사방이 탁 트인 멋진 조망이 계속된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길이다.
▲ 인고의 시간.... 모진 바람과 한겨울 추위를
꿋꿋히 버틴 주목의 멋드러진 자태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 하다.
▲ 개인적으로 지리10경중 으뜸으로 '연하선경' 을 꼽고 싶다.
▲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걷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바위에 걸터 앉아 시원한 물을
마시며 바라보는 연하선경...
내 인생의 지나온 길도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연하선경을 지나 연하봉을 넘으니 바로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한다.
장터목 대피소에는 이제 막 천왕봉 일출을
보고 하산한 사람들로 제법 북적인다.
빈 물통에 물을 보충하고 바로 천왕봉으로
향한다.
▲ 천왕봉을 가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통천문'이름에서 보듯 이 문을
거쳐야만 하늘에 이룰수 있나보다.
▲ 마지막 오름길에 천왕봉을 바라보니 운해가
솟구치듯 솟아 오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다리는 무겁고 땀은 비 오듯 쏱아지지만
아드레날린이 마구마구 분비되어
에너지가 넘쳐난다.
▲ 마침내....천왕봉에 올랐다.
계곡을 타고 오르던 운해는 천왕봉 끝자락에서
산산히 부서져 흩어진다.
저 구름... 저 산능선 너머 노고단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 '韓國人의 氣象 여기서 發源되다.'
1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정상석이 오늘따라
정겹게 느껴진다.
한무리의 등객이 북적이다 내려가고, 나는 정상
한켠에 앉아 양희은의 '한계령'을 듣는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제목은 한계령이지만 노래 가사나 느낌으로
지리산에 더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닐까한다.
내가 이 노래를 만들었다면 제목을 '노고단'으로
정했으리라....
▲ 아주 오래전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엔딩
장면이 촬영되었던 바위...??
드라마속 주인공 태수(최민수)의 유골을
혜린(고현정)이 천왕봉 석양을 배경으로
바람에 뿌리던 장면은 정말 잊지 못할
멋진 장면이었다.
그때 배경 음악으로 쓰였던 '혜린의 테마'를
들으며 나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감정 이입에 빠져본다.
♬♬ 나 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
▲ 가까이 보지 말고 지금처럼 멀리 보며 살자...
눈 앞에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고, 사랑하며 그렇게 살자...
▲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하다 보면 곧바로 만나게
되는 천왕샘.
가물어서 인지 수량이 많지 않다.
▲ 너덜길과 급경사를 한참을 내려와 법계사에
도착한다.
경내를 돌아보고 싶지만 계곡물에 알탕할 생각에
그냥 지나친다.
▲ 로타리 대피소에 도착 늦은 아점으로
짜파케티를 요리하여 먹는데
수타면 뺨치는 맛이다.
▲ 땅콩을 내미니 손바닦까지 올라와 받아간다.
연거푸 세알을 받아 양볼에 가득 담아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래 너도 삶이 녹녹하지 않겠지만 힘내서
살으렴...
▲ 로타리에서 중산리 길에 만난 계곡에서의
행복한 알탕시간...
▲ 유리알 처럼 맑다.
▲ 등로가 마무리 되고 중산리 버스 정류장 까지
평탄한 아스팔트 길을 걷는다.
▲ 오후 12시 30분 43키로미터 대 장정 종주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중산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힘들고 지친 산행 무사히 마친 나 자신에게
찬사를 보내고 오랫만에 홀로 떠난 산행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직도 내 귓가에는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마시라."
는 글귀가 맴돈다.
일상에 돌아오면 또다시 현실에 부딪치며
아웅다웅 살겠지만 그 이유만으로 지리산을
찾지 않으리라.
문득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그리울때....
바쁜 현실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잊혀질때면
그 그리움 사무쳐 견딜수 없을때 난 또다시
어머니 같은 지리산의 품에 안길것이다.
어머니는 언제나 그곳에 우두커니 지키며 있겠지.
그리고......
언제든 지친 내몸을 그 넓은 품속에 아무런
조건없이 받아줄것이다.
어머니....
고맙고....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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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키삼촌
경건한 마음으로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