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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처음으로 설악산 1박 2일 산행 훈련을 가게 되어서 여기 등포를 찾게 되었고, 조언을 처음 들었었습니다.
그 후로 가끔 와서 글 읽으며 배울 것들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 설악산행을 다녀오기 위해서 이번에 중고로 오스프리 케스테를 38 배낭을 입수하였고, 또 여러 조언을 참고하여 편안하게 잘 메고 다녀왔습니다.
사실 쑥스럽고 별로 덕이 안 될 것 같아서 후기는 안 올리려고 했는데 바이올런스잭님께서 후기 기대하신다는 말씀을 하셔서 부끄럽지만 후기 한 번 올려봅니다.
저 혼자 다녀온 것은 아니고 여러 팀원들과 함께 훈련을 목적으로 다녀온 것이니 그냥 좋게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코스는 소공원 출발~비선대~마등령~공룡틍선~희운각~소청~중청~중청대피소에서 1박~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희운각~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도착입니다.
4일 일요일 새벽 서울에서 콩나물국밥을 먹고 설학동 소공원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었습니다.
설악산에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요, 이단 조심스럽게 비선대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비선대에 도착하니 비가 그쳐서 일단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비는 그쳤지만 하늘도 구름이 가득하고 설악산 전체에 구름이 가득하여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길, 눈앞에 설악산은 아무 모습도 보여주지를 않았습니다.
그저 안개 속으로 눈앞에 보이는 끊임없이 올라가는 돌계단길만 눈앞에 보일 뿐이었습니다.
비가 오고 길이 미끄럽고 시야가 넓지 않고, 또 여자 팀원들도 섞여 있었기 때문에 산행 속도는 느린 편이었습니다.
오후 1시쯤에 마등령에 올라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 1시 50분 경에 드디어 공룡능선으로 들어갔습니다.
희운각에서 넘어오신 분들 중 한 분이 길이 미끄럽고 여자들도 있고 초보들이 대부분이니 공룡을 타지 말고 하산할 것을 권하셨지만, 고심끝에 일단 공룡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위험하면 돌아올 생각이었고요...
작년에 공룡능선을 탈 때도 마등령까지는 햇빛이 쨍쨍하다가 공룡 들어서니 구름이 가득끼어 비경을 보질 못했는데, 이번 공룡능선 길은 구름이 자욱하여 정말 길만 제대로 보이고 지나가는 큰 바위들만 뿌옇게 보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5.1km 공룡능선 구간 동안 구름만 보고 가랑만 맞았을 뿐 설악산의 경치는 하나도 보지를 못했습니다.
우중이고 길이 미끄러워 행군 속도는 느릴 수 밖에 없었고, 그래도 해가 떨어져서 헤드랜턴을 켜기 전에 희운각에 도착하였습니다.
희운각에서 저녁 먹고 헤드랜턴을 켜고 소청으로 올라갔습니다.
비가 오는 중에 헤드 랜턴을 켜고 올라가려니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소청으로 한 발 한 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다가 우리는 겁에 질린 아주머니들 두 분을 만났습니다.
여자분들 5명이서 대청봉 초행길이셨는데, 오색에서 올라와서 봉정암에서 숙박을 하실 계획었는데 길을 잘 못 들어서 소청에서 봉정암으로 내려가시지를 못하고 희운각을 향해 내려오시는 중이었던 것입니다.
스틱도 없고 헤드랜턴도 없는 분들에게 결국 저희 일행들이 스틱과 랜턴을 드리고 그분들을 모시고 함께 소청쪽으로 올라와서 봉정암 가는 길까지 동행하고 장비를 드리고 보내드렸습니다.
그날 저녁 희운각에서 올라가는 사람들은 저희들 뒤에는 없었을텐데 그분들이 저희를 만난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중청을 지나 중청대피소에 도착하여 1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같이 가신 분 중에서 중청대피소에서 벼룩인 것으로 보이는 것에게 여러 군데를 물렸고, 거기서 주무신 여자분들도 벼룩에 물린 것 같다고 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대피소는 소독을 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다고 하셨는데,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2일째 되는 아침, 중청대피소 밖으로 나가보니 역시 구름만 가득했습니다.
아예 대청 안 올라가시는 분들도 있으시더군요..
어차피 일출은 보지 못하니까요.
그래도 처녀 등산한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대청봉을 안 가고 내려가긴 아쉬워서 아침에 대청봉에 올라서 운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중청에 내려왔는데 그나마 구름 사이로 햇님이 한 번은 얼굴을 살짝 보여주더군요.
아침을 먹고 원래는 오색으로 내려가려고 했으나, 전 날 본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천불동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다시 희운각으로 내려와서 천불동 등산로로 진입하여 비선대까지 하산하는 길 비온 다음날 천불동 계곡의 힘찬 물소리를 들으며 산의 경치를 실컷 만긱하면서 내려왔습니다.
8시 좀 전에 출발하여 내려오니 오후 1시가 되었더군요.
산행을 한 후에는 애슐리 설악비치점에 가서 바다를 보며 점심을 먹고 바닷가에서 좀 노닐다가 해수사우나를 하고 쉬다가, 저녁에는 속초에 있는 '그리운 보리밥'이라는 식당에서 밥 잘 먹었습니다.
이 식당의 청국된장정식(9천원)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일정이 더 있어서 일정을 마치고 오늘 아침에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는 인제에 있는 '전씨네 막국수'에서 두부전골을 먹었습니다.
1인분에 6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직접 재배하고 만든 음식, 두부, 막국수도 있지요...
정말 저렵한 가격에 맛있는 밥집입니다. 엄홍길 선생님이 2년 전에 다녀가신 싸인도 액자에 걸어놓으셨더라고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길어졌습니다.
첫날은 본 것이 구름밖에 없어서 사진이 없습니다.
바이올런스잭님에게 확인을 받기 위해서 인증샷 몇 장만 찍어 올립니다.
어제 아침 중청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운해와 구름 위로 모습을 드러낸 마등령과 공룡능선 사진만 있네요.
그리고 그나마 일출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도 올려보고...
내려오면서 천불동계곡 사진도 올려볼께요.
제 폰카의 렌즈가 많이 긁혀있어서 사진은 화질이 정말 꽝이에요.
그래도 인증샷으로 올려봅니다.
어쩔 수 없이 다음에 날씨 좋을 때 공룡을 한 번 더 타야할 것 같아요.
남들은 다 본 것 같은 내설악과 외설악의 비경을 두 번만에 보려고 하는 것은 제 욕심일지 모르죠.
그리고 10번 가도 못 본 사람도 많다는 대청봉의 일출도 앞으로 몇 번을 더 가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름 운해 위로 보이는 마등령과 공룡능선을 내려다보며 '저 길을 걸어왔구나'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운해 또한 아름다운 설악산의 한 부분이겠거니 스스로를 위로해 보면서 산행 후기를 마감하려합니다.
그리고 산도 아름답지만, 그 산을 함께 걸은 사람들이 있음에, 어쩌면 "사람이 산보다 아름답다"는 교훈을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초짜라서 무릅보호대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서인지, 공룡을 탈 때 무릎보호대를 꽉 조이고 올라갔다가 무름 뒤 오른쪽 부분 큰 근육이 너무 아파서 보호대를 풀고 산행을 했는데, 무릎보호대가 오히려 무름 뒤 근육에 좋지 않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짧고 소박한 후기를 올리려 했는데, 길어진 것 죄송합니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양폭대피소에서 꼭 1박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거기 점심 때 즈음에 도착해서 그냥 천불동에서 하루 종일 놀아보고 싶더라고요.
이상으로 소박한 후기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세로로 찍은 사진이 한 장은 세워지는데 다른 사진들은 옆으로 누워서 세워지질 않네요. 할 줄 몰라서 죄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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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북봉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