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절승(山海絶勝) 반도공원, 내변산 관음봉(內邊山, 424m) <사진 많음>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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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데이브 입니다.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 해!

등포 여러분

새해에도 건강 속에 온 가정 모두 행복과 사랑이 충만하고,

풍족한 한해 되시며, 2019년도에도 즐거운 산행, 안전한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 데이브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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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prologue]

이른 새벽,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 토요일인 29일 일부 남부지방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또 추위 속에 호남 서해안과 제주도, 울릉도, 독도로는 눈이 계속되고 있고, 이들 지역 곳곳으로는 현재 대설특보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대설이 예상되어 국립공원을 제외하고 호남 서해안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 보았지만 유일하게 하나 남은 자리는 변산반도 국립공원행 버스만이 유일하게 한자리 남아 있다. 변산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보니 부분통제던 국립공원이 대설 특보로 인하여 전면 통제중이란다. 일부 구간만이라도 열리기를 바라며 나는 변산으로 향한다.  

Walk & Stay (느리게 걷고 머무르며)

Korean Travel 103th Story

산해절승(山海絶勝) 반도공원

내변산 관음봉(內邊山, 424m)

변산은 말 그대로 변두리에 있는 산을 뜻한다. 백두대간 덕유산 아래 영취산에서 분기한 호남정맥이 내장산 신선봉 아래 순천 새재봉 부근에서 목포 유달산까지 이어진 영산기맥을 만들고 영산기맥은 방장산 장성 갈재 부근에서 분기하여 부안 변산 격포리 격포항 남쪽에서 그 여맥을 다하니 그것이 변산지맥이고, 서해로 길게 뻗은 반도 가장자리 산들이 있으니 그 일대를 변산 반도라 한다.

변산 반도는 1988년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반도공원이다.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전서면, 보안면, 상서면, 하서면의 5개 면에 걸쳐 산악과 해안일대를 포괄하고 바깥쪽 바다주변을 외변산, 그 안쪽 산악지대를 내변산으로 구분한다.

방장산에서 바라본 변산 반도 국립공원 http://pclife.blog.me/221418666852

산행코스 [Course]

내변산 산행은 해발고도 433미터의 관음봉을 중심으로 크게는 남쪽의 내소사 매표소, 북쪽의 내변산 매표소와 남여치 매표소에서 시작된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남여치에서 시작해서 월명암과 관음봉, 세봉을 거쳐 내소사 매표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약 10km로 가장 긴 구간이다.

변산이 비록 해발 고도는 낮은 편이지만 쌍선봉과 관음봉 두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하는 그리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구간은 아니지만 변산8경 중 직소폭포(直沼瀑布), 소사모종(蘇寺暮鐘), 월명무애(月明霧靄), 지포신경(止浦神景)등 주요한 4경을 포함고 있으며, 특히 쌍선봉을 오르며 만나는 서해의 선경인 지포신경(止浦神景)과 월명암에서 만나는 구름바다 신비로운 모습인 월명무애(月明霧靄)를 만날 수 있다.

만약 가장 긴 남여치 구간이 부담 된다면 사자동 내변산 매표소에서 출발해 실상사터를 지나 봉래곡과 숲을 이룬 오솔길을 지나 관음봉, 세봉을 거쳐 내소사 매표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이 곳 역시 변산8경중 주요한 2경인 직소폭포(直沼瀑布), 소사모종(蘇寺暮鐘)을 포함고 있다. 거리는 약 7.6km이다.

다음은 내소사에서 시작하여 관음봉 삼거리를 지나 관음봉을 찍고 세봉삼거리에서 내소사 매표소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이다. 거리상으로 5킬로미터 소요시간은 대략 3시간 안쪽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다. 이 코스는 능선을 따라 산과 바다의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구간이며 관음봉에서 세봉까지는 일부 경사가 심한 암반 구간으로 이곳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이한 편이다.

실로 오랜맛에 보는 눈때문인가? 차장밖으로 펼쳐지는 설경에 차안엔 작은 감탄사가 나돌고 통제로 인해 본래 목적지인 남여치에서 방향을 틀어 입산이 가능한 내변산 매표소에 도착한다. 비록 계획했던 남여치에서 산행은 무산 되었지만 오늘 난 이곳 내변산 매표소에서 내변산 여정을 시작해 본다.

◆ 오늘의 산행 코스

▶ (사자동)내변산 탐방지원센터→실상사→직소보→선녀탕→분옥담→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삼거리→관음봉→관음봉삼거리→내소사→내소주차장

사자동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주차장

차에서 내린 산객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루며 들머리를 나선다. 오늘은 조용히 혼자이다. 그러기 서두를 것도 없고 기다릴 필요도 없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 본다. 쌍선봉 월영암에서 바라보는 조망을 놓쳐서인가 생각만큼 많은 눈도 아닌데 아직도 남여치로 가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있다. 이정도는 일본처럼 자율 입산에 맞겨보는 것이 어떨가하는 생각 하며 발걸을 옮겨 본다.

내변산 탐방로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직소폭포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2km은 바람꽃길이다. 가볍게 걷다보면 선인봉, 인장바위,실상사가 나오며 봉래곡, 산정호수인 직소보와 선녀탕,분옥담,직소폭포등을 만날 수 있다.

성인봉 기암

인장바위

<왼쪽> 주차장에 바라본 모습, <오른쪽> 실상사 가는 길에 바라본 모습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보면 코끼리 모양을 닮았다해서 코끼리 바위. 실상사쪽에서 보면 인장을 닮았다고 해서 인장바위라고 한다. 예전에는 인장바위 앞에 천왕봉 있어 왕의 옥새라는 뜻에 장암(章岩)이라고 했으며, 1890년대 문헌엔 장군암(將軍岩)이라 하여 천왕봉을 지키는 바위라 불려지기도 했다.

실상사 전경. 앞 건물은 미륵전과 삼성각, 뒤 봉우리는 천왕봉

실상사는 신라 신문왕 9년(689년) 초의선사가 처음 짓고 세종대왕의 둘째 형인 효령대군이 중건했으며 내소사, 선계사, 청림사와 더불어 변산의 4대 사찰 가운데 하나였다.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소탕작전으로 불에 타 소실되고 현재는 미륵전과 삼성각만 복원되 있다. 실상사를 지나 봉래교을 넘어서면 자연보호헌장탑까지 역시 편안한 평지길이다. 

실상사와 봉래교을 지나 자연보호헌장탑까지 비포장도로의 평지길.

천왕봉

봉래9곡 중 하나인 제5 봉래곡

눈 쌓인 편안한 숲길

미선 나무 다리를 만나고

미선 나무 다리에 바라본 봉래계곡

자연보호헌장탑과 직소폭포와 월명암 갈림길(자연보호헌장탑 삼거리)

직소폭포와 월명암 갈림길(자연보호헌장탑 삼거리)에서 월명암 이정표를 따라 산행을 하면 월명암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 직소보와 분옥담, 직소폭포를 둘러보고 돌아와 이곳에서 월염암, 쌍선봉을 지나 남여치로 하선을 해도 된다. 시간이 된다면 다녀오고 싶지만 홀로 온 것이 아니기에 지나쳐 간다.

직소보 다리

봉래곡과 미선다리를 건너 숲길을 지나 직소보다리를 만나고 조금 더 가면 눈에 덮인 드넓은 산정호수를 만나니 이곳이 직소보이다. 직소보는 부안군에서 비상시 생활용수 확보를 위해 건설하였으나, 현재는 부안댐 건설로 기능을 상실하고 지금은 호수로 남아 있다. 

직소보

전망대에서 바라본 직소보

눈 덮인 순백에 직소보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선녀탕 갈림길에 이른다. 깊은 산속의 으슥한 골짜기 암반 사이로 굽이쳐 흐르던 물길이 선녀들을 위해 둥근 소를 만들고 누군가 보면 안 될 듯 은밀히 순백에 눈으로 그 모습을 감추어 두었다.

눈덮인 선녀탕

눈덮인 선녀탕

다시 길을 나서며 직소폭포 전망대로 가는 길

직소폭포 전망대

전망대에 바라본 직소폭포

봉래3곡 분옥담(墳玉潭)와 제3폭포 그위에 제2폭포

직소폭포와 제2폭포

봉래3곡 분옥담(墳玉潭)과 제3폭포

신선대 신선샘에서 발원한 물줄기와 망포대, 분초대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산곡의 분지마을 대소(大蕭)에서 만나 암반을 따라 구비 구비 흘러 직소폭포에서 힘찬 용트림하고 둥근 소를 만든다. 떨어진 물은 다시 흘러 꺾이고 감돌아 반석위로 흐르며 제2폭포와 제3폭포를 만나며 지나고 그 아래 옥 빛 소를 만드니 봉래 3곡인 분옥담(墳玉潭)이다. 물은 다시 4곡 선녀탕(仙女湯)와 5곡인 봉래곡(蓬萊曲)등 변산의 무릉도원(武陵桃源)만들며 굽이 굽이 흘러 그렇게 해창(海倉)에서 서해로 빠진다.

제2폭포

제2폭포와 제3폭포 그아래 봉래3곡 분옥담(墳玉潭)

직소폭포로 가는 길

변산2경이자 봉래 2곡인 직소폭포 (直沼瀑布)

옛 지도에는 직소폭포를 용추라고 했다. 전설에 의하면 변산에는 두 마리 용이 살고 있는데, 한 마리는 직소폭포(실상용추)에 살았고, 또 한마리는 와룡소에 사는데 옛날 서해의 용이 가마소 계류를 타고 와룡소에 와서 아직 승천을 못하고 때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에는 직소폭포를 용추(龍湫) 또는 실상용추(實相龍湫)라 불렀다.

직소폭포를 돌아서며 가는 길

내변산 수직 주상절리, 채석강은 수평 주상절리

재백이 다리로 가는 길

재백이 다리

재백이 다리를 지나 재백이고개로 가는 길

재백이 고개(해발 160m)

직소폭포를 떠나 1.6km를 걸어서니 재백이고개에 도착한다. 순탄했던 길은 이제 조금은 험준한 길로 이어진다. 직진하면 원암마을이고 왼쪽 길은 오늘 가야할 관음봉과 내소사 방향이다. 옛날 나라에 가뭄이 들면 고을 원님들이 원암마을에서 출발하여 이곳 재백이를 넘어 직소폭포로 들어가 기우제를 지냈다 한다. 그래서 넘나들었던 이 고개를 재백이 또는 원바위재로 부른다. 재백이고개에서 왼쪽으로 0.9km, 40분정도 올라가면 관음봉삼거리가 나온다.

재백이 고개에서 바라본 신선봉 방향

재백이 고개에서 전망바위로 가는 길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원암 마을과 곰소만

당겨 본 원암 마을과 곰소만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의상봉

가파른 오름길 중간 중간엔 조망 좋은 바위전망대가 자리하여 힘든 오름길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앞쪽으로 신선봉이 바라보인다.

가야할 관음봉 정상

관음봉 삼거리 가기전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관음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원암 마을과 곰소만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의상봉

가야할 관음봉

관음봉 삼거리로 가는 길

관음봉 삼거리

관음봉 삼거리에서 관음봉으로 가는 길

관음봉 삼거리에서 관음봉으로 가는 길

관음봉 정상

내변산 관음봉(424m) 정상석

내변산의 최고봉은 의상봉(509m)이다. 의상봉을 중심으로 관음봉, 옥녀봉, 쌍선봉, 신선봉 등 해발 400m대의 봉우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의상봉에 군사 시설이 들어서면서 내변산 최고봉을 관음봉이 대신하고 있다. 관음봉은 몇 십년 전까지만해도 마을 사람들은 가인봉(佳人峰)이라 했다. 예전 문헌에는 가련봉(可憐峰)이라고도 했으며, 높고 낮음이 있다하여 지역 주민들은 아차봉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관음봉 전망대

하산길

관음봉에서 관음봉 삼거리으로 가는 길

다시 돌아온 관음봉 삼거리

내소사로 가는 길.

눈내리는 내소사

걸음을 재촉하며 내소사로 향하고

하산길에 바라본 내소사

재백이고개 탐방로

재백이고개 탐방로를 나오니 커다란 전나무 숲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관음봉 삼거리에서 급하게 내려서던 걸음은 어느 덧 여유로워지고 경내가 눈앞에 한가득 들어온다. 관음봉이 아래 나지막하게 들어서 있는 전각들은 평온함 그 자체고 내리는 눈에 더욱 더 고즈넉하다.

전나무 숲길

내소사로 가는 전나무 숲길

천왕문

내소사는 선운사(禪雲寺)의 말사로, 백제 무왕때 승려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여기에 들어오시는 분들의 모든 일이 다 잘되길 바라며 창건하여 처음에는 소래사(蘇來寺)라고 하였다. 이것이 언제 '내소사'로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내소사 전경

내소사 전경

내소사 대웅보전

내소사를 중창할 때 한 목수를 불렀는데 이 목수는 3년 동안 말을 않고 나무만 깎았다고 한다. 이에 이 절의 사미승이 장난기가 발동해서 나무토막 하나를 숨겼는데 목수가 나중에 하나가 부족한 것을 알고 자신이 수양이 부족해서 절을 지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놀란 사미승이 감추었던 나무토막을 내주면서 잘못을 빌었으나 이미 부정 탄 나무로는 법당을 지을 수 없다고 해 법당 안 오른쪽 윗부분에는 나무 자리가 하나 비어 있다.

단청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어느 날 한 화공이 날아와 단청을 해주겠다고 하고 100일 동안 아무도 건물 안을 들여다보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99일 간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으나 한 사미승이 너무나 궁금해서 기어이 들여다보고 마니 법당 안에서 입에 붓을 물고 단청을 그리고 있던 하얀 새가 놀라서 그만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대웅전 안에 좌우 한 쌍으로 그려져 있어야 할 그림이 좌측은 바탕면만 그려져 있고 내용은 없다. 그래서 이 새를 ‘관음조'라고 한다. 

의장(意匠)과 기법도 독창적이다. 못 하나 쓰지않고 나무를 깎아 서로 교합하여 만들었다. 순전히 나무로만 깎고 짜맞춘 솜씨가 그야말로 구도의 경지 그 자체이다. 

능가산 내소사(楞伽山 來蘇寺)

『동국여지승람』에 변산(邊山)을 영주산(瀛洲山)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봉래산(蓬萊山)이라고도 하여 고창의 방장산(方丈山), 고부의 두승산(斗升山)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三神山)으로 꼽았다. 또 문헌에는 능가산(楞伽山)이라는 기록도 있는데 백제 무왕 34년에 지어진 내소사를 지금도 능가산 내소사(楞伽山 來蘇寺)라 부르고, 일주문에도 능가산 내소사(楞伽山 來蘇寺)라는 현판이 있다.

느리게 걷고 머무르며 여유있게 다니다 보니 하산길은 매번 시간이 부족하다. 내소사를 나와 주차장으로 가는 길, 눈이 내려 나름 운치있는 산행이지만 또 언제 올지 앞날을 기약 할 수 없다. 기회가 된다면 여유있게 머물며 천천히 변산8경을 돌아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해 본다. 오늘 산행은 '소송 김길중' 선생의 시 ‘변산팔경’으로 그 끝을 마무리 한다.

월명암 돋는 달은 볼수록 아름답고

낙조대 지는 해는 못 보면 한이 된다

청산의 직소폭포 떨어지는 은하수요

우금암 높고 높아 속세를 떠났구나

방포의 해수욕장 여름의 낙원이요

격포의 채석강은 서해의 금강이다

서해의 어업밭은 용궁의 꽃밭이요

내소사 은경소리 선인들의 운율이네

- 소송 김길중 '변산팔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