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04년인가 2005년쯤에 오픈카를 사서 7~8년쯤... 탔던 적이 있었어요. 2006년에 둘째가 태어났을때 아내는 산후조리때문에 애기와 처갓집에 있었고 저는 두살터울 아들을 케어했었는데. 밤에 잠을 잘 안잘때면 같이 차에 타고 자유로를 오픈에어링했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7월말의 여름밤이었는데 한시간정도 드라이브 하고 나면 아들은 조용히 잠들곤 했었죠.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2012년쯤인가 2013년쯤인가 팔았었고 그 뒤로는 오픈카를 사지 않았습니다.

2019년말쯤에 차를 한대 더 사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떤 차를 사야될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좀 지나버렸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졌고 어어어 하다보니 2020년이 후딱 지나가버리고 2021년이 되어버렸습니다. 작년 여름부터는 진짜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어떤 차를 사야될까 생각을 했는데. 꽤 오랜시간 추억속에 가지고 있던 오픈에어링에 대한 즐거움을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오픈카를 사자' 라고 결정을 내리고 여기저기 둘러보러 다녔습니다.

10월달쯤에 아우디 A5까브리올레 대기를 걸었는데 이미 두세달전부터 반도체이슈가 터지면서 차가 수입되지 않기 시작하더군요. 색상별로 3대를 예약했는데 수입될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그래서 11월달에 4컨버를 색상별로 6대 대기를 걸고 아무색상이든 배정되면 받겠다라고 했는데 브랜드들마다 컨버터블은 수입이 거의 안되다보니 대기번호만 줄어들뿐 배정을 받지 못한채 또 해가 넘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

12월 말에 아우디 딜러분이 전화가 와서 '도저히 올해에는 까브리올레는 수입이 거의 안될꺼 같고 배정이 안될꺼 같다. 내년에는 수입되겠지만 연식이 바뀌면서 프로모션이 크게 줄어들 것 같아서 배정되더라도 좀더 비싸게 사셔야되니 취소하시는 게 어떻겠냐'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차를 사면서 두달씩 기다려본 적이 없어서 '두달이나 기다렸는데 수입이 안된다니...' 라고 생각했지만 카페에도 A5까브리 수입이 안된다고 계약자들 성토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아우디 연식이 바뀌면서 프로모션이 반토막 나고 있기도 했고 워낙 수입이 안되니... 어쩔 도리가 없더군요.

결국 취소를 하고 BMW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4컨버 역시 A5까브리처럼 수입이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차를 살때 여러군데 딜러사에 예약을 걸어두는게 차를 좋은 조건에 살 수 있는 방법이긴 한데... 제 성격이 그런걸 잘 못해서... 그냥 한 딜러분한테만 여러대 대기를 걸고 기다렸어요. 1월달이 지나고 2월이 됐는데도 차는 여전히 극소량만 수입이 되는 바람에 배정은 못 받고... 그러다가 카페에서 Z4는 수입이 몇대 된 거 같더라는 정보를 듣고 딜러분께 연락을 했지만 Z4도 이미 2월배정이 다 끝났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취소가 될지도 모르니 대기를 걸어보자해서 대기를 걸어뒀습니다.

그런데 2월 배정물량이 출고되기 전날. 갑자기 BMW의 Z4 전량이 출고정지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국토부에서 뭔가 걸었다는데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르고 이미 등록까지 다 마치고 번호판까지 달아서 출고 직전에 있었던 차도 긴급하게 출고정지가 되는 상황이 발생을 했죠. 기약없는 시간이 흐르고... 3월에도 컨버터블 차량은 극소량 수입이 되어서 배정받지 못했고 Z4도 마찬가지였죠. 3월이 되니 차를 보러 돌아다니기 시작한지 7개월쯤, 최초 예약을 한지 5개월쯤 흘렀고 어느날은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깨끗한 중고차라도 사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인증중고차를 좀 검색했는데 중고차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더군요. 한 1년정도 된 차는 프로모션 좀 받는 새차가격이랑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 수준까지 간 걸 보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래도 꽤 적당한 차를 발견하고 계약 직전까지 갔는데 헤프닝이 발생하면서 계약직전에 놓치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뭐 이쯤되니까 '아... 오픈카는 나랑 인연이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40대후반이라 현실적으로 지금이 오픈카를 살 수 있는 거의 마지막 타이밍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많이 아쉽다라고 느끼던 찰라에 대기를 걸었던 Z4 배정자분이 출고정지가 길어져서인지 취소를 하게 되었고 3월중하순의 어느날 갑자기 배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설레이는 기분으로 기다리다가 4월 초순경 출고정지가 풀리고 저번주말부터 출고가 시작됐어요. 출고정지 사유는 '레이더관련 부품 서류문제' 였다고 하는데 보통 출고정지가 서류문제 아니면 부품리콜문제이기 때문에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서류문제여서 이미 번호판까지 다 받고 등록까지 마친 분은 바로 출고를 받았더라고요.

저는 PDI센터를 거쳐서 어제 오전일찍 차가 대리점으로 왔고 틴팅, 블박작업을 거쳐 저녁에 드디어 차를 출고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좋은 딜러분을 만나서, 상황에 대한 소통도 자주 하면서 꽤 오랜시간 기다렸더니 오픈하기 가장 좋은 시기에 딱 맞춰서 그림처럼 멋진 차가 제게로 온 것 같습니다. 거의 반년가까이 기다렸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최대한 빨리 차를 빼주겠다' '다른 딜러보다 10만원이라도 더 할인해주겠다' 라고 했던 딜러분들도 여러명 있었지만 처음 계약했던 딜러분과 소통도 많이 했고 성격상 어느분야든 한 채널과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하는 스타일이라 믿고 기다렸더니 잘 출고 된 것 같습니다. 프로모션도 괜찮았고요.

썬팅이 마르지 않아서 아직 오픈은 못했는데 어제밤과 오늘 아침에 짧게 차를 몰아보니 너무 마음에 듭니다. 운전스타일 자체가 과속하지 않고 2차로 혹은 3차로에서 차량 흐름에 따라서 운전하는 약간 할배운전 스타일이라 제게는 차고 넘치는 성능인 것 같구요.
쓰다보니까 본의아니게 쓸데없이 엄청 긴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반년가까이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고 또 우여곡절도 많았어서 꼭 한번 정리해두고 싶었던 것 같아요. 

즐겁게 오픈에어링을 하면서 항상 어디서나 안전하게 잘 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