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은 불가능하다는 자동차 업체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개소리인 건 맞구요.

물론 운전자 실수를 전부 급발진으로 볼 수는 없지만요.

한 20년도 더 전에 당시의 주류이던 기계식 시스템에서 지금과 같은 전자식으로 엑셀 브레이크 등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때

(이런 시스템을 당시에 x by wire 라고 했습니다. brake by wire 이런 식으로)

당시에 가장 이슈가 되었던게 바로 전자기 유도에 의한 신호 간섭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두 개의 신호선 중에 하나의 신호선에 신호가 on 되면 전류가 흐를 때 옆에 주행하는 신호선에도 전자기 유도로 전류가 흐르면서 신호가 on 이 되는 거죠.

무슨 말이냐.

내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 신호만 on 이 되어야 하는데 옆에 엑센 신호선이 주행하면 엑셀 신호도 같이 on 이 뜨더라 라는 거죠.

네..실제 상황입니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 항공 업계 등이 미친듯이 연구를 하던게 신호선의 접지, 와이어 쉴드, 배치 등등을 열심히 파고 들었었죠.

그러면, 이런 전자기 유도가 언제 제일 흔하게 생기냐 하면

처음 시동을 걸 때 입니다. 

시동을 걸면 전체 차에 전원이 들어가면서 스텝 펑션이 딱 걸리는데, 이게 전자기 유도를 쉽게 일으킵니다.

물론 쉴드가 아예 안되면 당연히 일어나겠지만 쉴드가 잘 된 경우 매우 드물게 일어납니다.

같은 차에서도 같은 조건을 걸어도, 재현이 될까요? 안되죠.

한국에 현대차가 백만대가 있다고 하면(실제로 그보다 더 많죠) 하루에 두번씩 시동을 껐다켰다 하고 일년에 한 10대쯤 실제 급발진 사례가 있다고 하면 7천만분이 1확률 정도 되네요.

네..그 정도 빈도에요.

이걸 재현한다구요? 재현이 안되니 이상이 없다구요?

이게 최근에 들어서 더 빈도가 올라갑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12볼트 쓰던 차량 내 전원들이 48V, 전기차의 경우 막 300V, 400V 이렇게 올라가고 있거든요.

전압이 높아지면 뭐다? 전자기 유도가 잘 생긴다.

전에 뽐뿌에도 올라왔던 영상 있죠?

정비소에서 옆에 아이오닉 5가 들어오니 멀쩡하게 서 있던 차가 갑자기 앞으로 스스륵 밀려가서 처 박아 버리는거.

움직이는 300V짜리 전하. 이 옆에 전선이 있으면? 

전자기 유도로 인한 이상 신호가 발생합니다.

물론 이런 걸 막기 위해서 또 열심히 논리회로 테이블 짜서 이런 조건들을 막 걸어 봅니다.

문제는 

1. 정상 상황에서 바뀌는 신호가 아니라 전자기 유도에 의해서 발생하는 모든 이상 신호 상황을 저런 테이블로 다 커버하기 어렵고

2. 자동차 소프트 웨어라는게 신차 개발할 때마다 싹 갈아 엎고 만드는게 아니라 업데이트 할 때마다 계속 그 위에 추가 하는 식이다 보니 최초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누더기처럼 계속 업데이트와 개발을 하다 보면 이제 코드 개발자들도 자기 담당 파트만 겨우 겨우, 그것도 아주 오래된 코드는 이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전체를 다 꿰고 있는 사람은 그 회사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거. 

이게 현대차만 문제냐?

아니요. 모든 차들이 똑같은 상황이라는게 문제죠.

어디가 조금 더하고 덜하고는 있을지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