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내용에 이어 게시글 올립니다. 



어제 폐배터리를 반납 하기 전

궁금한 마음에 복원된 (듯 보이는) 배터리를 다시 장착하여 실제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일단 폐배터리를 장착하고 시동을 걸어보았는데,

전혀 문제 없이 시동이 잘 걸렸습니다.

문제는 오후에 발생하였는데,

차를 가지고 잠시 외출한 아내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자동차 계기판에 '저전력 경고' 메시지가 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배터리 상태가 3% 였다가 90% 가까이 복원된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고, 많은 분들이 비슷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 새 배터리로 다시 교체할까 하다가

기왕 휴대용 점프 스타터도 구매했으니, 만에 하나 방전되더라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었고, 하루만 더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밖으로 나가 차문을 열려고 하는데, 

잠긴 문을 열 때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이드 미러의 전동음이 심상치 않습니다. 

마치 느린 화면을 재생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문을 열자 실내등의 불빛이 눈에 띄게 미약해졌음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배터리의 방전을 의미합니다.

순간 실망감이 들었지만, 

배터리를 신품으로 주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어 묘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달에 구매한 휴대용 점프 스타터를 처음으로 사용해 볼 기회가 찾아온 셈이었습니다.

점프스타터를 연결하고, 준비 신호에 맞추어 시동 버튼을 눌렀고, 

문제 없이 시동이 걸렸습니다. 

(Baseus 제품이며, 배터리 퍼센트가 액정에 표시되는 모델입니다)

조금 더 테스트 해볼 생각이 들었기에,

일단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았습니다.

차를 운전해 사무실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대략 4시간 정도 머문 뒤, 

퇴근할 때 상태를 보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시동이 잘 걸렸습니다.

귀가 후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배터리를 교체할 지에 대해서 고민합니다.

배터리를 간단히 검사해 보니, 아래와 같은 측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괴상한 수치입니다. SOH 37%, SOC 0% 

다시 해봤습니다. 

BAD CELL

SOH는 80% 인데, SOC 는 0% 입니다.

1회의 추가 방전 후 배터리는 완전히 망가진 듯 보였습니다.

차문을 열려고 하는데, 몇 시간 전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사이드 미러의 접힘과 펴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배터리 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절감한 뒤 낑낑거리며 새 배터리를 가지고 왔습니다.

새 배터리로 교체 후 때어넨 폐배터리를 실내에서 체크해 보았습니다.

여전히

BAD CELL

전압은 더 떨어져 있었습니다.

잠시 후에 측정해 보았지만,

BAD CELL 문구만 사라졌을 뿐

CHARGE - RETEST

라는 문구가 보였습니다.

배터리에 손상이 있으니 충전 후 다시 테스트 해보라는 의미인 듯했습니다.

혹시 몰라 정말 마지막으로 충전과 Repair 를 해봅니다.

그 결과는,

다시 이렇게 거짓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제는 정말 포기해야될 때가 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배터리 충전 및 복원기기는 배터리 상태가 좋을 때 충전 혹은 약간의 보정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죽은 배터리를 살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으로 보였습니다.

새 배터리는 물론 상태가 매우 좋게 나옵니다. 

배터리 테스터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결론 :

죽은 배터리는 결코 살아나지 않는다.

이런 테스트 과정을 거쳤기에, 

개인적으로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새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폐배터리는 미련 없이 업체에 반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상, 이틀에 걸친 복원 배터리 실사용기를 마칩니다.

* 포럼 게시글 댓글을 통해 여러가지 조언을 해 주신 많은 분들께 이 게시글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