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유값 인상이 삽질인 이유8

첫째, 정말 미세먼지가 문제라면 기업에 미세먼지와 질소화합물 등의 배출에 대한 환경세나 벌금을 부과하면 된다. 그러면 기업은 수익성이 낮은 경유차나 GDI 개발이나 생산을 줄이고 하이브리드 등의 친환경 차량에 투자를 하게 될 것이고 자연히 미세먼지는 줄게 될 것이다.

둘째, 그것이 힘들다면 유로6 보다 두배 이상 강력한 자국내 환경법을 제정하면 된다. (미국은 거의 항상 유로 기준보다 두배 정도 엄격한 기준을 자국내 팔리는 디젤 차량에 적용하였다. 폭스바겐의 치팅을 발견한 것도 미국) 그러면 기업은 역시 디젤의 수익성이 낮아지므로 차라리 친환경 차량의 개발에 집중하게 되고 미세먼지도 줄게 된다. 환경에 대한 엄정한 국내 규제는 당연히 국민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도 키우고, 폭스바겐 같은 외산 업체들의 장난질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 예전에 광우병 사태때 수입산 쇠고기에 대해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이유가 국내 도축월령 기준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이 형편 없었고, 그래서 동일한 수입제품에 대해서 규제할 방법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명분도 없었다. 그래서 당시에 국제법을 기준으로 수입산 쇠고기의 도축월령을 제한했었다. (지금 유로 6와 비슷한 상황)

셋째, 그것도 또 힘들다면 가솔린 값을 내리면 된다. 경유값을 올리면 경유차가 안팔리고 가솔린을 대신 사게 되어서 미세먼지가 줄게 될 거라는 논리는, 반대급부에도 적용된다. 가솔린 가격을 내리면 경유차보다 가솔린차를 선호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값비싼 수입 럭셔리 세단을 구입하면서도 디젤을 선호하는 이유는 '유류비'이다. 디젤은 승용에 한정지어서는 값싸고 연비가 좋다는 점 말고는 가솔린에 비해서 좋은 점이 거의 없다.

넷째, 많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위해서 운행하는 것이 경유를 사용하는 소형 트럭이다. 이들은 경유값이 어느 정도 올라도 대체제가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 인상분을 계속해서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사용하는 유류비는 보통 승용보다 훨씬 많다. 이 얘기는 무엇이냐 하면, 경유값을 올려서 승용 수요들이 아무리 가솔린 차량으로 옮겨간다 해도, 소규모 자영업자 덕에 일정 비율의 세수가 무조건 확보가 된다는 것이다. 그럼 경유값을 올리는 이유가 도대체 미세먼지 때문인가, 아니면 세수 확충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