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저절로 터짐은 아니지만 보증기간과 관련하여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손윗동서의 차량이 2000년식 에쿠스입니다.
그때가 아마 2005년쯤이었는데 동서에게서 연락이 와서 현대랑 한판붙어 달라네요.
쌈닭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좋은 동서보다는 제가 좀 까탈스러워서 내용을 들어봤습니다.
며칠전(2005년이겠죠?) 동서가 차를 몰고 시내주행중에 갑자기 조수석 시트 엉덩이 부분에서 연기가 나더니
순식간에 확 타더랍니다. 아마 열선이 동작된 상태였던것 같은데 열선이 숏트난 거죠.
시트중간 스폰지가 타버리고 가죽시트는 구멍이 감귤만하게 났다네요.
동서가 대 서비스에 들어가니 A/S 기간 지난지가 언젠데 이런걸 들고와서 고쳐달라고 하냐면서
생떼나 쓰는 사람처럼 취급하고 못해준다고 하더랍니다.
제가 현대서비스 들어가서 현장작업자, 현장담당자, 현장팀장, AS팀장, 보상관련직원들과 몇시간에 걸쳐서
논쟁을 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A/S기간이 끝나면 어떠한 사고도 자신들이 책임지지 않는다는것...
예를들어 20년을 사용하다가 엔진이나 미션, 램프같은 소모품이 고장나도 자신들이 끝까지 수리해주는것은 아니다...
정해진 수리기간(2년4만, 3년6만 등)이 지나면 모든 책임은 차주에게 있다... 는 것이었죠.
만약, 엉덩이가 뾰족한 사람이나(당시 그들의 표현) 뾰족한 물건을 시트에 올려놓아서 열선이 손상되어 화재가
발생했다면 그렇게 사용한 차주 책임이랍니다. 어떤 고객이 어떻게 차를 사용할지 자기들이 어떻게 아냐고...
얼핏 들어보면 그럴듯 하죠. 동서는 여기서 그냥 입닫고 돌아왔는데......
그에 대한 저의 논리는, 정상적으로 사용으로 마모되어 발생하는 고장이나 장애는 운전자가 책임져야 하지만
안전과 관련한 부분은 차량이 폐차되기 전까지 차량제작사 책임이다. 예를들어 AS기간 2년이 지나서
차량의 근본적 설계결함으로 인해 갑자기 차량핸들이 뽑힌다던지, 차체가 갑자기 반으로 쪼개져버린다던지 하는
인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결함이 발견된다면 차량제작사의 책임이다. 이번 사고도 조수석에 만약 노약자나 어린이가
탑승한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이다.....는 것이었습니다.
AS기간이라는 것은 차량이 안전하게 설계되고 생산되었을때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 근본적 결함에 대해서도
AS기간을 들어 제작사가 면책을 주장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과거 국내사례에서도 보증기간 이후에도 차량결함으로
리콜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아무튼 AS팀장은 끝까지 막무가내로 안된다고 우기더군요.
관련자료를 모았습니다. 에쿠스의 시트열선이 그동안 몇차례나 개선되었더군요. 문제가 있었다는 말이죠. 현장작업자에게
에쿠스 열선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개선된 것을 보여주는데 빛에 비춰보니 열선에 있어서는 안되는 전선조각들이 열선내에
있는게 보이더군요. 열선에 문제가 있었다는것, 그리고 아직도 있을수 있다는 것은 확실했습니다. 사진 찍었습니다.
건설교통부(당시에는) 홈페이지에서 차량리콜관련 자료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언론사 기사검색을 통해 자동차회사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메일주소를 모았습니다. 열선 변경 히스토리 도면도 현대홈페이지를 통해 입수했죠. 현대차에 다니는 직원에게
관련정보를 물어보니 잘 안가르쳐주려고.....
결정적으로 해당차량 열선에 문제가 있어서(엉덩이 뾰족한 사람이 탔건 말건) 숏트가 발생되었다고 하여도
이것이 화재로 이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차량의 결함이라는 것입니다. 차량은 편리한 도구이지
시한폭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자료를 모아서 마지막으로 해당 사업소의 AS팀장과 담판을 벌였습니다. 세시간동안 제가 제시한 자료를 두고
싸우다가 끝끝내 안된다는 말을 듣고 저는 제 나름대로 이 일을 처리하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관련 대화내용은
모두 녹취하였지요. 물론 녹취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진 않았습니다.(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고..)
대화내용 들어보면 참 한심도 그런한심이 없습니다. 나오면서 녹음했다는 사실 알려주고 나왔죠.
자료를 좀 더 보강해서(시트사진 포함) 언론사에 뿌리고 현대본사와 붙어볼려고 하는데 하루이틀쯤 뒤에 해당
팀장에게서 전화가 왔더군요. 자기들이 제가 준 자료를 좀 더 검토해 보니 제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서
이 일을 긍정적으로 처리하고자 시트교환해 주겠다고.....언제든지 차를 몰고 오라고 했습니다.
당시 에쿠스 조수석 시트 앗세이가 백만원정도라고 들었는데 결국 그쪽에서 손을 들었던 겁니다.
이 일을 두고 뒤에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판매자를 우롱하는 진상고객인가, 아니면 지켜야 할 권리를
끝까지 지켜낸 개념있는 소비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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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거성
고장이 없는 기계가 어디있습니까? 에어백 문제도 제작사에서 인정하면 될 것을 일단! 고객책임으로 미루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적어도 바위를 더럽힐 수 는 있는게 소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