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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었다. 적의 공습은 별안간 시작되었다. 보초를 서던 나는 당황하곤 말았다. 사막의 밤이 환하게 밝아졌다.제기랄.어디선가 포격이 시작되었다.성벽의 여기저기가 부서지고 무너져 내렸다. 기관총소리가 들리고,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소리도 들렸다. '후퇴'의 명령소리가 들리고, 나는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평화유지군으로 파병온지도 어언1년 다되가는 마당에 공습이라니..제기랄. 한참을 달리던 나는 주저 앉고 말았다. 앞에..앞에..거대한 모래태풍이 오고 있었다. 뒤에 쫓아오던 반군들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미 늦었다. 모두가 검은 모래 태풍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내 몸이 가볍다는걸 처음으로 알았다. 발다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몸통이 부웅하고 떠올랐다. 그리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그때 내가본건 순간 순간 번쩍이는 불꽃이었다. 내가 지키던 성벽..반군들의 포격. 총성.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걸까? 달은 초승달이었다. 푸르렀고 차가웠다. 나는 살아있었다. 여기저기 쑤시고 결렸지만 걸음을 옮길수는 있었다. 순간, 멀리서 불빛이 보였다.제기랄 반군이었다. 끈질긴. 컴컴한 어둠속에 부서진 문이 보였다. 돌문이었다. 아래로 길게 이어진 계단이었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릴적 우물이 기억났다. 어둡고 컴컴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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