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

최근까지 갑작스럽게 비관적인 기분에 빠져 아무 의욕도 나지 않았었다. 괜한 불안감과 의미없는 걱정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어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처럼 느껴졌고, 그 상태가 며칠이 지속되다 보니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예전에 사둔 이 책을 집어들었다. 평소 인생을 주제로 한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장르 자체의 긍정적 에너지와 삶에 대한 충고가 현재 상황에선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의 주제는 “어떻게 하면 하버드대 졸업생 같이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이다. 미국의 명문대학교 중 하나인 하버드 대학은 대통령 8명, 노벨상 44명, 퓰리처상 30명 외에도 많은 인재들을 배출해냈다. 책은 이러한 하버드 대학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중요하게 여긴 가치에 대해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하버드 대학과 관련된 애기만을 계속하지는 않는다. 저자의 개인적 생각과 함께 유명 인사들의 일화와 명언들도 많이 인용한다.

높이 뛰는 벼룩을 작은 병속에 가두어 둔 후 꺼내보니, 이후부터는 병 높이까지밖에 뛰지 못했다는 실험은 유명한 이야기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움직이고자 하는 욕망과 잠재력이 자기 자신에 의해 말살되는 것을 자기불구화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나는 사교적이지 못해’, ‘나는 천성이 그래’ 등과 같이 스스로가 붙힌 부정적인 꼬리표가 그 사람의 무한한 잠재력을 억누른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가 와도 자기 자신이 붙힌 꼬리표 때문에 바짝 움츠러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다. 생각해보면 나또한 ‘나는 별로 사교적이지 못하니까’, ‘나는 이 분야엔 별로 관심이 없으니까’ 과 같이 시도도 해보기전에 나 자신에게 한계점을 부과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시도해본들 아무 손해가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부분을 깨닫고 나서부터는 괜히 망설여 왔던 일들을 하나하나씩 새로 시작해보고 있다.

그 외에 나는 평소 시간이 모자라다고 자주 느꼈는데 책은 거기에 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해준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지나치게 시간을 쏟는다는 것이었다. 그 예로 성공학의 대학 나폴레온 힐이 말한 가치가 없는 일을 했을 때의 단점을 소개해준다.

가치가 없는 일은 당신으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완수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가치가 없는 일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가치가 없는 일은 자신의 한정된 삶을 낭비하게 만든다.

가치가 없는 일은 끊임없이 생겨난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지적한다. 무엇을 많이 한 것 같음에도 시간이 모자랐던 것은 사실 쓸데없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라고 강조한다. 여태까지 해야 할 일을 시작하기 전 다른 자잘한 것들부터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실제로 중요한 일부터 시작해보니 작업효율이 상승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할 일부터 해놓고 놀아라 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책에서 굉장히 인상깊었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받아들이기 불편했던 부분이나 모순되는 부분들 또한 있었다.

성공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은 인성을 언급했다는 것을 소개하지만, 이후 내용에서 스티브 잡스의 독설과 논쟁적인 성격은 개성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성공을 위한 요소들을 소개하면서도 그 요소들이 모순되는 경우가 있어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다. 또 인내심과 끈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급노동을 받아들일 것을 은근히 권하기도 한다. 인맥의 중요성을 강조할 땐, 자신의 인맥 안에서 중요성과 수요에 따라 사람들을 차별대우를 하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관점의 조언이기도 하지만 표현방법이 직설적이기에 저자의 주장에 선뜻 공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거기에 무급노동에 대한 옹호는 사실 현실적이지 않은데, 무급 노동으로 의식주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돈에 상당한 여유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책의 몇몇 부분들은 마치 남에게 충고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장단점이 있는 책이지만 얻어갈 것이 있었다는 점에서 자기계발서 중 내용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실패에 대한 극복 사례들을 많이 소개해준 부분이 도움이 되었다. 내용들을 읽다보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겨나기 때문에 가끔 비관적이 될 때 한 번씩 꺼내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