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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의 대가인 조지프 캠벨의 본류의 "신의 가면" 4부작을 오래간만에 처음부터 읽고 있습니다.
사실 본격적으로 읽은 부분은 3,4부, 서양신화, 창작신화이고 1부인 원시신화는 15년 전에 한번 읽고 손대지 못했는데 다시 정자세하고 읽으니 새로운 것이 많이 보이는군요.
그새 기억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고.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고, 많이 팔린 책도 아닌데다 번역자가 두명이라 자잘한 오류를 수정해 개정판이 나오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지요.
아직 모르는 분이시라면 한번쯤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완간된지 50년은 넘은 책이라 그간의 인류학의 성과, 특히 과학적 기법의 발전으로 저자의 생각이 바뀌었을 게 많은데 별 수 없지요.
그간의 다른 독서 경험을 통해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에 대해 나름대로의 관점이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인지혁명을 말하며, 어떤 돌연변이에 의해 뇌의 내부 배선을 바꾸어 특히 언어 소통, 지능, 창의력, 감수성이 생겨났다고 하는 것이죠.
특히 종교라는 고차원적인 사고는 호모 사피엔스만이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의 표현대로하자면 네안데르탈인은 사자가 있다! 정도만 설명하지, 사자는 강력한 힘을 가졌고 우리의 수호신이 될 수 있다라고 다른 개체에게 전달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하지만 조지프 켐벨 뿐만 아니라 많은 학자들은 (시대에 뒤쳐져있는 것 뿐일 수도 있지만) 네안데르탈인이 해 뜨고 지는 방향에 따라 시신을 매장하고, 다른 세계에서 다시 태어나도록 태아와 같은 포즈로 매장했으며 종종 꽃도 바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심지어 종교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발생했고 현생인류는 그 정신적 유산을 표절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저는 인지혁명을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두뇌용량이 컸던 네안데르탈인의 뇌구조는 3단의 책상서랍과 같고, 호모 사피엔스는 사이즈가 좀 작지만 1단으로 되어있는 서랍과 같다.
뭔가를 꺼낼 때 빠르고 정리가 잘되는 건 3단 서랍이 유리하겠지만, 이것저것 뒤지다 서로 상관없는 것들이 복잡하게 서로 뒤엉켜 원래 찾지 않았던 것까지 우연히 꺼내볼 수 있게 하는 건 1단 서랍이다.
현생인류는 그런 뇌구조를 통해 서로 다른 질서, 논리를 뛰어넘는 상상력이라는 게 생겼고 가상의 질서, 체계같은 걸 만들어냈다는 것이죠.
현시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연구가 가장 최신인 책이 어떤 게 있을까요?
그냥, 네안데르탈인이 종교를 가졌다, 예술을 했다는 주장을 깨보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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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말씀드리고 싶은건, 아시다시피 선사시대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는 어차피 다 추정에 근거하며, 다른 증거를 보여주는 유물이나 유적이 하나만 발견되어도, 이전의 이론들이 싹 다 뒤집어지기 때문에 저는 크게 그쪽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확고하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가 없죠.
그런 이유로 그쪽 분야의 연구성과 역시 나날이 변화무쌍하구요..
네안데르탈인이 종교를 가졌다느니 하는 얘기들도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거라, 그냥 가능성만 염두에 두고 지나가면 됩니다.
넷플에 네안데르탈인 다큐 있으니 보시면 되겠네요.
그렇지만 인간만이 이 진리를 반성적, 추상적으로 의식할 수 있으며, 인간이 실제를 이를 의식할 때 인간의 철학적인 사려 깊음이 생겨난다."
쇼펜하우어의 말인데, 인지혁명을 가장 선구적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는 현생인류에 약간 남아있는데, 사이코패스 유전자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왔다는 가설을 세웠거든요. 공감=상상력이 없는 것이 사이코패스의 특징인데, 남의 고통을 상상하는 능력이 결여되었으니 필요에 따라, 혹은 재미로 동족을 해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인종전쟁, 종교전쟁에서 대량학살을 서슴히 않는 것도 인간이지만 이 경우는 상상력이 지나쳐 과도한 애국심, 동료의식으로 폭발하고 동정심이 마비되는 것이지 사이코패스적 특질과는 좀 다를 듯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