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기쳤다"...2년 묵힌 '230억원대 코인 사기' 의혹, 서울경찰청 직접 수사

"코인에 투자하면 원금은 보장하고 월 최대 15%의 수익금을 배당해줍니다.
"
 
가상화폐(코인)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배당해준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약 230억원을 가로챈 의혹을 받는 투자업체 사건을 서울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지난 2020년 8월 고소된 지 약 2년 만이다.
피해자들은 수사가 진척되는 동안 피의자는 또 다른 유사수신행위 사기를 저질렀다고 토로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피해자 오모씨 등 306명이 한국ICC(InterCoin Capital) 조모 대표와 ICC 운영진 22명을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유사수신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최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이송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사건이 도착하는 대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 등은 코인을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월 최대 15%의 수익금을 배당해준다며 300여명의 투자자들을 속인 뒤 원금은커녕 23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 등은 지난 2018년 7월 ICC를 설립하고 가상화폐로 투자를 받아 이익을 낸 후 배당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전국 10여 곳에 센터도 설치했다.
당시 ICC는 투자자들에게 “국내 코인거래소의 상위 10위 이내 가상화폐를 구입해 ICC 계좌로 이체하면 월 5~15% 이익배당을 하고 계약 해지 시에는 원금도 돌려준다”고 투자를 권유했다.
 
ICC 운영진들은 2018년 8월부터 서울·인천·부산 등에 지역본부를 차리고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까지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투자자들은 회원 가입 후 가상화폐를 구입해 ICC 계좌(전자지갑)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그러던 중 ICC는 이듬해 9월 돌연 모든 사이트를 잠그고 계정을 폐쇄했다.
"이익배당은 물론 원금지급 등 업무를 중단함으로써 모든 투자자들이 하루아침에 피해자로 전락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말이다.
투자 피해자들은 "현재 고소에 참가한 피해자가 306명이지만 실제 피해자는 수천 명, 피해액이 수천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고도 말했다.
 투자 피해자들은 2020년 8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고소인 조사도 진행하지 않는 등 2년 동안 수사에 아무런 진척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경찰청에 추가 고소를 진행하기도 했고, 각각 수사 촉구와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재 조 대표 등은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그러나 투자 피해자들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사이 조 대표 등이 이번에는 FVP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투자 사기 범죄를 저질러 고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FVP 관련 고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 등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에 FVP 강남 본부를 설치하고 이번에는 역삼, 순천, 부산, 남양주 등 전국 전국 20여 곳에 센터를 설취한 뒤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운영진들은 "FVP 회원으로 가입하고 가상화폐인 TRX(트론)를 구입해 FVP의 계좌에 이체하거나 가상화폐가 없으면 자신들이 코인으로 바꿔 놓겠다.
투자금에 대해 원금보장은 물론 월 6~10%의 이익을 배당해주겠다"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위탁 또는 모집 코인이 30만불 이상이 되는 사람에게는 벤츠 C클래스, 50만불 이상이 되는 사람에게는 벤츠 E클래스를 지급하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면 투자금과 별도로 같은 금액의 주식도 배당하겠다"며 거짓말을 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경찰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고소 참여자는 306명이지만 ICC 사건은 전국적으로 수천명의 피해자로부터 수천억원을 편취한 대형 사기 사건"이라며 "피의자들이 가상화폐를 이용한 추가 유사수신행위를 또 하고 있어서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조 대표를 포함한 운영진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