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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로 옆동네 등포에 서식하는 푼짱입니다. 자포엔 처음 글 써보네요 ^^b
등산 10년 넘게 하다가 잔차에 푹 빠져 페달 굴린지 이제 1년째 되어 갑니다. 등산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취미같아요.
물론 헤어날 수 없는 개미지옥인 것은 똑같지만 ㅎㅎ 우리 주변엔 참 나쁜 사람들이 많은 것 같....ㅠㅠ
각설하고, 6개월 전부터 가자가자 하던 국토종주를 이번 연휴에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원래 3명이 같이 가기로 했으나
1명은 회사일에 묶여 못가게 되고 둘이 출발했습니다. 일정은 5월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로 잡았습니다. 뭐 많이들
잡으시는 일정이죠.
같이 간 선배가 워낙 꼼꼼하게 일정부터 동선, 숙박까지 알아놓은 터라 현지에서 크게 고생한 것은 없습니다.
잠도 잘 자고 밥도 맛있게 먹고 꽤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네요. 3일차에 반나절 동안 비를 맞은 것을 빼면요.
뭐 그마저도 달성보에 거의 도착할 때쯤 내리기 시작해 밥 먹고 출발할 때 막 그쳐서 위험한 구간은 없었습니다.
등산 다녀와서도 그렇지만 제가 후기를 좀 쓸데없이 길게 쓰는 버릇이 있어서(^^;;) 승질 급하신 분은 그냥 밑으로
쭉쭉 스크롤 내리시면서 사진만 보시길. 요 포자놈들이 어떻게 다녀왔나 궁금하신 분들은 재밌게 읽어봐주세요 ^^
힘은 들었지만 행복했던 4일간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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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국토종주 준비물입니다.
위에 사진 속 물건들은 대부분 갖고 갔습니다. 자이언트 스카웃 가방(4리터)에 넣으니 공간은 부족하지 않았고요. 대신 무게가 늘었죠 ㅠㅠ
짐은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이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저것도 필요할거야 잔뜩 챙기다가 업힐에서 떡실신합니다;;
뭐 인터넷에 워낙 설명들이 잘 되어 있어서 저는 이건 꼭 있어야 되겠다 싶은 것만 체크하겠습니다. 빨간색은 특히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요.
** 이것만은 꼭 챙기면 좋을 물품들
1) 예비튜브 및 패치, 필수공구 :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펑크나면 가다가 자전거포 들르지 뭐" 이런거 안통합니다.
2) 갈아입을 속옷(잠옷) : 밤에 잘 때 혼자 빤쓰만 입고 자는 분은 이마저도 필요없고요. 밤에 편의점이라도 가시려면 챙겨야 합니다.
3) 클릿커버 : 있으면 확실히 편합니다. 특히 마지막날 기차역으로 가시든 버스터미널로 가시든 사람이 많아 잔차 타고 이동이 불편합니다.
4) 선크림 : 자외선 차단지수 50 이상 짜리로 넉넉한 용량으로 들고 가세요. 생각보다 해가 뜨거워서 여러 번 덧발라야 됩니다.
5) 진통제 : 챙기세요. 종주 뛰다가 약국 찾기도 수월치가 않더라고요.
6) BCAA : 가루형태 보다 알약 형태가 종주 뛸 때 먹기 용이합니다. 저희는 매일 아침 먹으면서 효과 좀 봤습니다.
7) 칫솔 : 수건, 치약, 비누, 샴푸 같은건 어느 숙소에나 다 있으니 칫솔 하나만 달랑 챙기면 됩니다.
8) 패드크림 : 이거 완전 신의 발명품입니다! 2일차부터 썼는데 엉통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아소스꺼도 좋고 카모이스 버터도 좋습니다.
9) 현금 : 시골에서 카드 안받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식당이나 작은 가게.
10) 물티슈 : "가다가 필요하면 사지 뭐" 역시 안통합니다. 응아신은 꼭 쓸데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강림하시더라고요 ㅠㅠ
11) 습윤밴드 : 저희는 쓸모가 없었지만 중간에 엉덩이 짓무른 분들이 제법 있으시더군요. 모두 나눠드렸습니다.
12) 테이핑 테이프 : 등산 10년 하면서 야매로 익힌 테이핑 기술로 사람 여럿 살렸습니다. 이번에도 선배의 무릎을 지켜줬지요.
13) 식염포도당 : 나트륨 보충과 포도당 충전에 효과적입니다. 하루에 1~2번씩 먹으면서 다녔습니다. 약국에서 팝니다.
14) 바람막이 또는 질렛 : 새벽에 출발할 때, 비올 때 제법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15) 알콜솜, 대일밴드 : 역시 저흰 쓸 일이 없었지만 낙차한 분들 뵐 때마다 나눠드렸습니다. 고마워하시더라고요.
16) 맨소래담, 파스류 : 붙이는 파스류가 냄새도 없고 좋아요. 아니면 독일산 말크림 강력추천합니다. 효과 좋습니다.
17) 팔토시, 레그토시(쿨 O, 워머 X)) : 선크림으로 해결할 수도 있는데 저는 햇빛알러지가 있어서 꽁꽁 싸매고 다녔습니다.
18) 기타 : 전조등, 후미등 같은건 기본으로 챙겨야 하고요. CO2랑 인젝터도 챙겨가시면 좋아요. 펌프질 더워서 넘 힘들었..ㅠㅠ
** 필요할 것 같지만 필요가 없는 물품들
1) 슬리퍼: 숙소 가면 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워터슈즈 갖고 가려다가 선배가 하도 뜯어말려서 관뒀는데 이게 신의 한수 ^^;;;;
2)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클렌징폼 : 그냥 3~4일만 여관용 저렴이들 쓰면서 꾹 참으면 됩니다. 무게를 줄이세요.
3) 여분의 저지, 빕숏, 양말 : 그 누구도 나의 패션간지를 막을 순 없어!! 하시는 분 아니면 필요없습니다. 빨아입으세요. 밤새 잘 말라요.
정작 국종 후기는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글이 길어지고 있으니 어쩔 ㅠㅠ 아무튼 준비물은 됐고 이제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1. 국토종주 1일차 : 양평군립미술관~이포보~여주보~강천보~비내섬~탄금대~수안보
(부제 : 후미개는 흐미흐미 하며 오른다)
첫날 기록입니다. 총 125km를 달렸군요. 아침 8시부터 출발해서 오후 5시 30분쯤 수안보에 도착했습니다. 첫날이라 무리하지 않으려고
설렁설렁 달린 것도 있고요. 중간에 식당에서 점심밥이 늦게 나와 시간을 좀 잡아먹었습니다. 저로선 인생 2번째로 긴 장거리였는데요.
100km짜리는 여러 번 타봤지만 120km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뭐 끌바나 낙차 없이 성공한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
풍운의 꿈을 안고 용산역을 향해 새벽 5시에 집을 나서려는 순간, 앞바퀴에서 바람이 푸슈슉~! ㅠㅠ
으아아아악 울부짖으며 미친듯이 튜브 새걸로 갈아끼고 헐레벌떡 달려 용산역으로 왔습니다...만, 바로 눈앞에서 지평행 전철이 출발해버렸...;;
심지어 스크린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기관사 아저씨랑 눈까지 마주쳤지만, 부질 없었습니다...야속한 분...ㅠㅠ
여기서 팁 하나. 공휴일 용산에서 양평까지 점프해서 출발하려는 분들은 새벽 6시 4분 지평행 타세요. 6시 36분 용문행 전철은 그야말로 헬 오브 헬.
첫칸, 맨뒷칸 모두 사람 하나 탈 공간 없이 자전거로 빼곡합니다. 차라리 일찍 양평까지 가서 커피 한잔 하며 일행 기다리는게 낫습니다.
물통 2개 중 하나만 물 채웠고 나머지 하나는 양평역 가서 채울 겁니다. 싯포에 단 가방이 자이언트 스카웃 새들백입니다. 오르트립 같은 값비싼
가방보단 모냥이 좀 빠지고 흐느적 거리긴 하지만 이것도 요령이 생기면 예쁘게 각 잡아서 흔들림 없이 매달고 다니게 됩니다 ^^b
국종하는 도중 스카웃 달고 다니는 분 엄청 많이 봤네요. 역시 싸니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양평군립미술관 인증센터. 가볍게 인증샷 하나 찍고 갑니다. 왼쪽은 저의 선배이자 몇 년전까지 자포에서
벙도 많이 나가곤 했던 미친맥스님입니다. 오른쪽이 저에요. 상하체 골고루 완벽한 로드멸치입니다 ^^;;
목표는 동작구 칸첼라라이지만 현실은 그냥 동네 초딩들한테 남자가 빤쓰스타킹 신고 다닌다고 소문난 빼빼로아저씨 ㅠㅠ
옆동네 등포분들이 보시면 "야이 배신자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잔차에 푹 빠져있어서 산을 좀 멀리하고 있습죠.
겨울에 시즌오프하면 또 눈꽃 보러 산에 가면 되죠 뭐 ㅎㅎ
미친맥스님은 구스토 105 카본차, 저는 자이언트 클라리스 타고 갔는데요. 뭐 이걸로도 충분했습니다. 가면서 보니까 네발자전거에서
보조바퀴만 뺀 것 같은 낡은 자전거 타고도 국토종주 가시더라고요. 완주 못하면 장비탓하려고 했던 제 자신을 깊이 반성합...(중략)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이포보 가는 길에 있는 후미개고개. 말로만 듣던 후미개를 드디어 넘었습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급경사에 욕이 자동으로 얼쑤~
그래도 짧은 구간이라 끌바 없이 꾸역꾸역 올랐습니다. 몸매는 클라이머인데 업힐만 나오면 하염없이 흐르기 땜시롱 속도를 못내요;;
남산 7분, 북악 10분대인데 여름이 오기 전에 남6북9에 과연 진입할 수 있을런지 ㅠㅠ 잔차를 바꾸면 돼....지르고 편해지면 되잖아....
여기가 아마 이포보 지나서 나오는 무슨 비상 활주로 같은 곳인가 봐요. 둘밖에 없는데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오픈~!" 신호 때려주시는 미친맥스님...
아휴 왜저래....창피하게 진짜....ㅠㅠ
여주보에서 남긴 설정샷 한방. 지나온 후미개쪽을 바라보며 이를 한번 앙다물어봅니다..
강천보~비내섬 지나 강변풍경이 참 예뻤던 섬강(?) 자전거길 지나서 탄금대로 가는 길. 여기까진 길이 참 좋더라고요. 근데 너무 더워요 ㅠㅠ
그리고 충주 탄금대 지나서 수안보까지 가는 길에 잊을만하면 짧은 업힐들이 튀어나옵니다. 자전거 도로는 홀이 파인 곳이 많아서
뒤에 차 오는거 계속 확인하면서 차로로 잠시 진입했다가 자전거길로 빠졌다가 반복하며 올랐습니다.
4월 같으면 벌써 어둑어둑할텐데 5월 됐다고 이제 해가 제법 깁니다. 오후 7시까진 무난히 탈 수 있겠어요.
수안보 인증센터 도착해서 첫날 125km의 장거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만쉐이~!
중간중간 업힐 나올 때마다 먼저 올라가서 기다려주고 사진 찍어준 미친맥스님 덕분에 잘 따라갔네요.
종전까지 춘천 다녀올 때 찍은 118km가 최장거리였는데 이번에 갱신하게 됐습니다. 물론 이틀 뒤에 또 한번 장거리 기록을 깨게 되고요.
잔차 1년쯤 타니까 깨닫게 된게 있는데, 50km 가면 다음엔 100km 갑니다. 100km 가면 150km도 문제 없어요. 150km도 완주하면
이제 대망의 랜도너에 도전해도 괜찮지 않을까 욕심이 생깁니다. 장거리는 타면 탈수록 느는 듯 해요.
그리고 오래 타다 보니까 내 페달링 습관도 곰곰이 체크해보게 되고요. 머릿 속에 원을 하나 그려보면서 핫둘 핫둘 페달밟는 재미가
있더랍니다. 장거리는 확실히 스피드와는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아요. 이렇게 랜도너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게 되는데...
국종 1일차의 기록은 여기까지입니다. 자포에 처음 후기 남기는데 너무 길면 혼날까봐 눈치껏 끊어서 올려야겠어요...;;
2일차의 기록도 곧 올리겠습니다! ^^b
* 1일차 숙소, 음식점 정보
수안보에서 숙소는 사이판온천랜드에서 묵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분들은 할인해주셔서 비교적 저렴하게 큰방에 묵었고요.
시설도 괜찮았습니다. 빨래도 할 수 있고 선풍기 빌려서 건조시키니까 금방 마르더랍니다. 그리고 사이판 같은 경우 아침이 무료에요.
스프, 시리얼, 커피, 삶은계란, 토스트 등을 제공하니까 너무 좋았습니다. 아침 일찍 밥집 찾으려면 이것도 꽤 시간 걸립니다.
단, 무한제공은 아니고 먼저 드시는 분들이 다 먹고 나면 다시 채워놓진 않으니 서둘러야 뭣 좀 집어먹고 출발합니다.
수안보에서 저녁 드실거면 대림호텔 바로 길건너편에 쭈꾸미삼겹살집이 괜찮다고 하고요. 저희도 거기서 먹으려고 했는데
하필 그날따라 영업을 일찍 마치셔서 다리 건너 CU 지나서 있는 부림숯불갈비집에서 식사했는데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식사하고 들어오실 때 CU에서 칵테일 얼음 한 봉지 사다가 숙소에서 아이싱하면 다음날 상태가 훨씬 좋습니다.
되도록 수안보에서 주무실 땐 몸상태를 양호하게 만들어놓으세요. 다음날 소조령과 이화령이 영혼의 마지막 풀이너까지
털어가려고 기다리고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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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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