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책과 같다. 여행하지 않은 사람은 첫 페이지에만 머무른다"
한 3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영화배우 이영하씨가 어느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을 보게 됐거든요. 쿠바 여행에서 인생의 활력소를 찾았다면서 저 문구를 인용하는 거였어요.
여행하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첫 페이지에만 머무른다?...
뭔가 와닿기는 하는데... 전 여행을 거의 하지 않아서 그 의미를 잘 몰랐어요.
50여곳의 산을 올랐지만 정상에 어떻게 올라서, 능선은 어떻게 타고, 귀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만 신경썼지, 여행한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어요.
카메라에 빠지면서 명소들을 부지런히 다녔지만, 어떻게 해야 멋진 풍경을 담느냐에만 신경을 썼지, 주변을 돌아보지 않았어요.
서울과 인천과 춘천, 철원 등 자전거길 쌩쌩 달릴 때에도 라이딩 그 자체를 즐긴다는 느낌이 강해서 여행이란 느낌은 별로 없었고요.
국토종주 역시, 여행이라기보다는 이 땅에 태어나서 이런 거 한번은 해봐야하지 않겠나, 나이 들면 못할테니 지금 해치우자고 숙제 해결하는 기분으로 가는 거였어요.
근데... 이번은 느낌이 달랐어요.
2박 3일간의 여정이고, 밤길에서 헤매봤자 조난 당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아무데서 자버리면 그만이고...
날짜가 하루 더 늘어나봤자 계속 연휴인데 더 즐기고 오는 거지 뭐...
그렇게 마음에 여유가 넘치는 상태로 풍경 감상하며 편하게 달리는데...
어느 순간 느낌이 딱 오더라고요... 아! 이게 여행이구나... 이 느낌이었구나... 이게 낭만이라는 거였구나...
왜들 바쁘게 살던 사람들이 잠시라도 시간만 나면 여행을 떠나는지 그 이유를 알게된 거에요.
40여년을 살아왔지만 전 여전히 인생의 첫 페이지에만 머물러 있었던 거였습니다.
왜 이제야 깨달았는지 달리면서 어이가 없었고...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이젠 우물쭈물 하지 않을 겁니다. 바로 떠날 겁니다.
*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면서 수려한 풍광들을 수도 없이 거쳐갔지만 한 장도 찍지 못햇네요. 인증 사진만 찰칵...
라이딩 중에 멈춰서 사진찍는 것이 귀찮은 것도 있지만, 멋진 풍경을 폰카 화질로 올리는게 싫었던 것이 주된 이유였어요.
200g대의 디카를 마련하려고 알아보는 중입니다. 장롱에 있는 카메라는 렌즈 달면 1키로를 훌쩍 넘는 것이라서...
* 아래 사진은 대구 계명대 부근 모텔에서 숙박 후 낙동강길 향할 때 들른 식당입니다.
아침 10시 30분쯤에 도착해서 김치찌개 간판만 보고 들어간 곳이었는데, 2인분을 주는 거였어요.
처음엔 배가 너무 고파서 2인분인 줄도 모르고 마구 퍼먹다가 어? 밥그릇이 하나 더 있네?... 어? 그러고보니 찌개 양이 많았네?...
아뿔싸! 내가 2인분을 시켰구나... 이거 얼마야?... 하고 홀 안을 둘러보니 메뉴판에 김치찌개가 없는 거였습니다.
여기가 장어횟집이란 것도 그제야 알게됐고요 ㅎㅎ
장어횟집에서 찌개는 2인분 시켜야 만들어주나보다... 그럼 요금도 따블이겠고... 한 2만원 내야하나?...
예기치않게 헛돈 쓰게 되니 씁쓸해졌지만 그래도 찌개 맛은 좋아서 싹싹 비우고나선 카운터로 가서 얼마냐고 물었죠.
7천원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간 전 얼굴에 화색이 쫙 퍼지면서, 아니 왜 2인분을 주신거냐고 물었어요.
주인분은 고개 저으시며 저거 1인분 맞다고 합니다. 그리고 뭐라뭐라 하셨는데... 못알아들었어요 ㅠㅠ
식당 나와서 낙동강 길 달리면서 계속 궁금했어요. 왜 2인분을 준 건지... 첫 개시 손님여서일까요?...
* 아래 사진은 부산 서부터미널 뒤쪽에 위치한 식당에서 먹은 돼지국밥입니다. 부산의 명물 음식이죠.
사진은 참 맛없게 찍었지만, 실제로는 엄청 맛있었어요. 고기 질도 굉장히 연하고 육수도 끝내주고요.
작년 부산 벡스터 모터쇼 찍으러 갔을 때 그 근처 식당에서 먹어본 적은 있었는데 그땐 흔한 육수에 흔한 수육 넣은 맛이라서 그냥 갈비탕 사먹을 걸 하고 실망이 컸는데, 이날 먹은 것은 진짜 오리지날이었습니다. 육수도 그렇고 고기질이 완전히 달랐어요.
식당이 아주 컸는데, 밤 9시 30분였는데도 사람들 엄청 많았고요. 또 가서 먹고싶네요.
* 위의 제 모습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멸치입니다. 특히 엉덩이가 빈약해서 안장통이 남들보다 심한 편이었는데, SMP TRK 젤부터 하이브리드젤, 스포투어러 무슨젤, WTB의 무슨 젤, 여러가지 안장젤커버 등등 거의 30만원어치를 사서 껴봤지만 모두 50km를 넘기지 못했어요.
단련을 하라고 하는데, 저의 경우는 피부가 얇아서 뼈가 비벼지게되니 도통 견뎌낼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모 자전거 쇼핑몰에서 아주 편해보이는 안장을 보게됐는데, 뭐 똑같겠지하면서도 자꾸 맘이 가더라고요.
그래도 사지는 않고 있다가, 제가 그 쇼핑몰에서 하도 반품을 많이해서 미안한 맘(?)에 그 안장을 구매하게 됐는데...
껴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싶더라고요. 소파에 앉은 것 같은 편안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걸로 춘천역 왕복 224km를 당일로 신나게 갔다왔고, 이번 종주 3일 연속으로 200km 가까이 달리면서도 안장통을 느껴본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안장통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저 믿고 한번 이걸로 바꿔보세요.
모델명은 에르곤 phorm s330 gel 안장입니다. 3만원대 가격으로 별로 비싸지도 않아요.
* 에르곤 GP2-S 그립을 쭉 쓰다가 자전거 한대 더 구매하면서 그립도 추가 구매해야겠는데, 에르곤 그립을 쓰면서 특별히 편하단 느낌은 없었어요. 그저 순정 그립보단 낫다는 정도...
그래서 다른 걸 알아보다가 가격도 저렴하고해서(2만원) 고른게 벨로 에르고믹 젤그립입니다.
바엔드가 고정형이라서 별로일 것 같았는데 후기들이 워낙 좋아서 믿고 구매했더랬죠. 이것도 대박이었습니다.
에르곤 GP2-S 보다 비교가 안되게 더 편했고, 특히 손바닥 닿는 부분이 널널해서 손저림이 훨씬 덜 했습니다.
바앤드가 고정형인 건 전혀 문제가 안됐어요. 이번 2박 3일간 종주에서 손저림 온 적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 본트레거 타이어인데요, 이쪽으로는 문외한이라서 잘 모르는데, 원래 이 타이어가 빵꾸가 잘 안나는 건가요?
트렉 7.4 타기 전에는 자이언트 이스케이프 탔었는데, 한달에 한번씩은 꼭 빵꾸가 났어요.
이 본트레거 제품은 6개월간 수천키로를 달렸지만 단 한번도 빵꾸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바람도 잘 안빠져서 한번 빵빵하게 채우면 2주는 신경 안쓰고 탑니다.
하도 바람이 안빠지니까 이게 말로만 듣던 튜블리스인가 싶어서 밸브를 열어봤더니 그제서야 슈욱~~하고 빠지더라능 ㅋㅋ
암튼 32C 로드 타이어로 바꾸시려는 분은 이 제품 한번 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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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힐은과속방지턱
따라갈게요
저도 내년엔 꼭 한번 국토종주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마냥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