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토요일 운탄고도에 다녀왔습니다.
어디선가 본 여행기를 보고 언젠간 가봐야지 하다 함백산 일대가 8월 22일부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다 하기에 폭염에 무리인 걸 알면서도 강행했네요.
그런데 나중에 안 얘기입니다만, 국립공원 지정 후에도 자전거 통행 가능하다는군요.
평소 타던 미벨에 타이어만 마라톤 1.5"로 교체 후 주행했는데 결론만 말하면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ㅡㅡㅋ
여행기의 멋진 사진들은 순간이고 나머지는 주먹만한 돌들과 무성한 풀숲, 그리고 절벽, 내리쬐는 태양과 달려드는 벌레, 무보급 상황에서 떨어져가는 식수와의 싸움이었습니다.
물론 MTB 타시는 분들에게는 초급 임도 코스입니다만, 샥 없는 미벨로는 좀 어려웠던 곳이었네요.
그나마 타이어 교체한 미벨이니 좀 나았지 로드로는 절대 무리입니다.
자전거 여행이 언제나 그렇듯 페달 굴리는 즉시 후회하다 살랑이는 바람 한 번에 미소 짓고, 먼 경치에 경탄 하는 과정을 반복하지만 반 나절 코스의 운탄길은 더 짧고 강하게 느끼게 되더군요.
그러다 초긴장 상태의 돌길 내리막을 지나 잔 자갈이 깔려있는 코너에서 잠시 정줄 놓다 오랜만에 낙차도 경험했고요.
올림픽 기간이라 그랬는지 잭나이프 이후 두 발로 착지해 몸은 멀쩡했지만 행어가 휘는 바람에 임시로 수리하고 오후 5시에 벌써 뉘엇해지는 해를 보며 오늘 달은 언제 뜨는지 걱정했던 것도 잠시, 10km 못 가서 임도 탈출, 민가와 포장도로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더군요.
찍어놓은 사진도 별로 없고 8할을 땅바닥만 보며 달려 구구절절 설명할 기억도 거의 없지만 그래도 자전거와 함께라 즐거웠습니다.
몸 쑤시는 것도 나아가니 이제 또 다음 코스를 궁리하네요.
하지만 가을에 다시 와보겠다던 계획은 취소입니다. ^^
요즘 대세가 로드지만 작은 자전거, 길 아닌 길도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다시 기억해주시면 좋겠네요. | 
등록안내
등록안내
여담이지만 시 잘쓰실것 같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