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KBO리그가 위기라 한다.
그러나 팬들의 사랑은 아직 식지 않았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늘었다.
이제 육성응원까지 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주말 3연전은 특히 뜨거웠다.
코로나가 서서히 물러가고, 진짜 봄이 왔다.
지난 주말 잠실(롯데-LG), 문학(두산-SSG), 광주(삼성-KIA), 창원(한화-NC), 고척(KT-키움)에서 나란히 3연전이 열렸다.
지난 4월22일 육성응원이 재개됐고, 이후 일주일이 흘러 두 번째 주말 3연전이었다.
수많은 관중이 찾았다.
잠실에는 1만5681명-2만3018명-2만513명이 왔다.
사흘간 평균 1만9737명이다.
2차전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썼다.
전국구 인기구단의 격돌답게 팬들도 화끈하게 응답했다.
LG 관계자는 “관람이 쉽지 않은 외야 상단 일부 구역을 제외하면 표가 다 팔렸다”고 설명했다.
매진은 아니어도 그에 준하는 관중 성적이다.
문학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최고 흥행을 자랑하는 SSG답게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4월29일 1차전은 1만306명이었으나 4월30일 2차전은 2만94명이 왔다.
1일 3차전도 1만8130명. 사흘 평균 1만6176명에 토~일 경기만 하면 1만9112명이 된다.
광주에도 7321명-1만993명-1만1555명이 들어오면서 평균 9956명의 입장객을 맞이했다.
여기에 창원이 3연전 평균 관중 4878명을 기록했고, 고척은 3019명이었다.
고척을 제외한 4개 구장은 모두 올 시즌 경기당 관중수를 넘어서는 수치가 나왔다.
고척도 4월30일 토요일 경기에 4075명이 왔다.
이 경기만 놓고 보면 시즌 평균 3863명을 상회한다.
이날 오주원의 은퇴식이 있었고, 친환경 텀블러는 1800개 준비했는데 훌쩍 넘는 팬들이 야구장에 왔다.
상대적으로 관중 동원이 만만치 않은 매치업이었음에도 성과가 있었다.
불과 2주전 774명-893명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전벽해다.
 | SSG 팬들이 1일 두산전이 열린 인천SSG랜더스필드를 찾아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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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홈팀이 잘하면 관중은 늘어난다.
SSG는 1위를 달리고 있고, LG도 시리즈 시작 시점에서는 롯데와 승차 없는 3위였다.
KIA는 전통의 인기 구단이며, 롯데도 올 시즌 2위를 달리면서 팬을 부르고 있다.
키움 또한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환경이 변한 것도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야구장 문이 열리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올 시즌은 100% 관중을 받는다.
치맥도 가능하다.
그리고 육성응원이 풀렸다.
이쪽이 결정적이다.
현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육성응원이다.
현장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제 목청 높여 선수를 응원할 수 있게 됐다.
LG 류지현 감독은 “팬들의 응원이 크다.
더그아웃에 있다 보니 우리 팬들의 응원이 뒤에서 오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 어렵기는 하다.
그래도 그 기운이 벤치까지 느껴진다.
앞에 롯데 팬들 응원을 봤는데 역시나 열정적이다.
응원을 잘하시더라. 팬들께서 즐거운 경기를 보신 것이라 생각한다.
이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도 “팬들의 함성과 응원이 컸다.
전율을 느꼈다.
팬들이 보내준 에너지도 느낄 수 있었다.
감독으로서 코치들과 대화를 계속하기에 선수 시절만큼 즐기지늘 못하는 상황이기는 하다.
그래도 승리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가서 뒤를 돌아봤는데 빈 자리가 거의 없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많이 오셨고, 응원해주셨다.
팬들께서 경기 후 나가면서 부산갈매기를 부르시던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양 팀 모두 굉장한 경기를 했다.
우리도 놀라운 경험을 했다.
팬들 덕분에 더 좋은 경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서튼 감독은 이런 열기를 사실상 처음 느껴보기에 더 와닿았던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도 느낀다.
1일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된 롯데 김진욱은 “이런 분위기에서 던지는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관중석이 사람이 많아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작년에도 잠실에서 던져봤지만, 확실히 사람도 많이 오고 좋은 것 같다.
나는 시끄러워야 더 집중이 잘 되는 스타일이다.
관중이 많은 곳에서 힘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부상 복귀전을 치른 롯데 김원중 또한 “팬들의 함성이 무척 크게 들렸다.
덕분에 더 힘이 나고, 자신감이 생겼다.
늦게 합류하게 되어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그만큼 더 빠르게 내 원래 모습을 되찾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KBO리그는 ‘팬 퍼스트’를 강조하고 있다.
2년간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고, 다시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와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면서 팬들도 돌아오고 있다.
야구가 ‘위기’라 하지만, 결국 해법도 안에 있는 법이다.
2일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야구장의 경우 아직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언젠가 ‘탈마스크’ 시기가 올 것이다.
KBO와 10개 구단 모두 팬사인회를 비롯해 팬들에게 더 다가가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안간힘이고, 몸부림이다.
일단 조금씩 효과가 나오는 듯하다.
여기서 고삐를 늦추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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